개운치 않은 쌍용차 매각

배준희 2021. 9. 15.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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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쌍용차 매각 작업이 본격화됐다. 쌍용차와 매각 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최근 인수 후보자들에게 입찰 안내서를 보냈고 9월 15일까지 인수제안서를 받았다. 인수 후보 기업 면면도 함께 드러나고 있다. 현재 SM그룹과 에디슨모터스컨소시엄 등 11개 국내외 업체가 쌍용차 인수 의향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쌍용차가 외국계보다 국내 기업에 매각되는 것이 장기적으로 쌍용차 회생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사실 쌍용차는 해외 기업이 인수할 경우 이익을 쌓아 재투자하기 쉽지 않은 구조다. 해외 기업이 투자한 한국 자회사에 순이익이 쌓이면 이를 본국으로 회수할 방법이 배당밖에 없기 때문이다. 해외 기업이 투자한 한국 자회사는 법인세와 배당세 등 이중 과세 우려로 굳이 쌍용차 같은 피투자 외국 자회사에 자본을 축적할 이유가 없다. 이는 해외에 자회사를 둔 국내 기업에도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는 자금력이 탄탄한 국내 기업이 인수해 쌍용차를 정상화시키는 것이 중장기 생존 기반 마련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국내 인수 후보 면면을 두고 잡음이 잇따르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특정 인수 후보를 두고는 평택 공장 부지 매각 차익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뒷말도 따랐다. 아파트 단지 개발로 막대한 차익이 예상되는 만큼 일부 후보는 이를 노리고 인수전에 뛰어든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또 다른 인수 후보 기업은 친정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두 기업은 “근거 없는 억측”이라며 펄쩍 뛰는 분위기지만, 매각 과정을 바라보는 쌍용차 임직원 입맛이 개운치 못한 것은 사실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가 정상화되려면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와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집중 투자가 필요하다”며 “내연기관 밸류체인과 상생할 수 있도록 장기적 전략을 가진 국내 인수 후보가 선정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준희 기자 bjh0413@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26호 (2021.09.15~2021.09.2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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