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회담 날 '中 편드는' 北..'하나의 중국' 지지 재확인

15일 조선중앙통신 평론가 인용 입장 표명
"美, 한반도 분열 영구화·평화파괴 책동" 비난
미 겨냥, 대만문제로 대중국 압박 속셈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북한이 한미외교장관 회담 당일인 15일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국이 대만문제에 개입하는 것을 ‘속셈’이라고 규정하면서 “대중국 압박 수단으로 삼아 중국의 성장을 억제하고 사회주의 제도를 말살하려는 데 있다”고 미국을 저격했다.

이날은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이날 우리의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하고 한반도 문제와 국제 정세 등을 논의하는 당일이다. 북한은 국제평론가의 논평을 통해 중국 정책에 대한 지지 입장을 거듭 표명한 것이다.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취재진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왕이 외교부장은 15일 한중 외교장관회담 참석차 약 10개월 만에 우리나라를 찾았다(사진=뉴스1).

조선중앙통신은 15일 국제문제평론가 김명철 명의의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도전’이라는 글을 싣고 “두개 중국을 조작하려는 외부세력의 기도를 견결히 반대하며 나라의 주권과 영토완정을 수호하려는 중국당과 정부의 입장은 우리 인민의 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중국 지지 입장을 밝혔다.

통신은 “지금 중국은 나라의 영구분렬을 노리는 미국의 책동에 맞서 강경하게 나가고 있다”면서 미국이 대만문제 개입으로 “중국의 주권과 영토 완정(完整)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4∼8월 대만 관리들과의 교류를 장려하는 지침을 내놓은 것과 대만총통 국제회의 초청 공개발표 등을 언급하며 “대만 문제에 일본과 남조선(남한), 유럽을 비롯한 동맹자들을 끌어들이면서 중국에 대한 국제적인 압박 구도를 형성해보려고 획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나라의 분열을 막고 통일을 이룩하는 것은 중국의 주권과 안전, 영토 완정에 관한 문제로서 그 누구도 간섭할 권리가 없다”면서 “미국의 책동은 저들의 불순한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아메리카 제국의 본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도 했다.

특히 김명철 평론가는 “미국은 조선반도(한반도)와 그 주변에도 무력을 끊임없이 증강하면서 우리 민족과 국토의 분열을 영구화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기 위해 집요하게 책동하고 있다”며 “조선 인민은 미국의 내정간섭과 분열 책동을 배격하며 사회주의 위업을 수호하는 길에서 언제나 중국 인민과 함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북한은 미중 갈등과 미국의 중국견제 정책 속에서 연일 ‘중국 편들기’를 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일 7개월 만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를 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변경할 뜻이 없다고 언급했지만, 그 이후에도 워싱턴 주재 대만대표부의 명칭에 ‘타이베이’ 대신 ‘대만’을 사용하는 문제 등이 불거져 양국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미경 (midory@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