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는 어떻게 전세계를 사로잡았나 [스경X초점]

이다원 기자 2021. 9. 15.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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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넷플릭스 시리즈 ‘D.P.’ 한 장면. 사진제공|넷플릭스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넷플릭스 시리즈 ‘D.P.’가 전세계를 사로잡았다. 군 내 가혹행위부터 탈영병들의 사연까지 다양하게 어루만지며 시청자들의 공감과 열광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렇게 통할 거라곤 확신하진 못했어요. 군대가 지금 사회의 축소판이잖아요. 물론 특수한 사회지만 거기서 뭔가 벌어지는 감정이나 행위 등은 굉장히 보편적인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게 응축된 이야기라 더 강력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군대의 직간접 묘사에 시청자가 공감할 여지가 있다면 여러가지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만들었어요.”

‘스포츠경향’이 최근 만난 한준희 감독은 ‘D.P.’의 인기에 담담했다. 모든 공을 정해인, 구교환 등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돌리며 ‘팀워크의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그에게서 ‘D.P.’의 뒷얘기들을 들어봤다.

‘D.P.’를 연출한 한준희 감독.


■‘D.P.’팀이 경험한 군대가 무기가 되다

이 작품은 김보통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단순히 살만 붙인 게 아니라 한준희 감독을 비롯한 ‘군필’들의 경험을 군데군데 녹여냈다. 2회 오프닝에서 나온 한호열(구교환)의 병원 목욕탕 장면 등이 그 결과물이다.

“워낙 원작이 탄탄했고, 다들 경험이 있고 실제 ‘D.P.’조였던 사람들도 있어서 취재도 어렵진 않았어요. 용이하게 적재적소 녹일 수 있었죠. 담지 못한 이야기들도 있지만, 그래도 아쉬움을 녹일 수 있는 기회였어요.”


6화 ‘방관자들’이란 제목도 자신을 돌아보는 과정에서 튀어나왔다.

“‘난 누구를 방관한 적 없나’란 생각이 들었어요. 안준호(정해인)와 한호열도 방관자란 범주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고민도 됐고요. 난 굉장히 좋은 선임이라고 생각했는데, 누군가에겐 방관자인 적 없었나 각자 질문을 던져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남자라면 대개가 거치는 이 곳에 대해 이제야 작품화된 건 ‘예민한 사안’이었기 때문이라고 조심스럽게 추측했다.

“제작자들도 ‘이 이야기를 사람들이 보고 싶어할까’에 고민했을 거에요. 누군가 이야기를 던지면 함께할 수 있는 좋은 소재인데 그 한번 던지는 게 어려우니까요. 이번에 하면서 그런 가치가 있는 이야기라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어요.”


■‘봉디’부터 ‘호랑이 열정’까지…新 배우열전

‘D.P.’의 또 하나 매력은 새로운 얼굴들의 조합이다. 인지도가 있는 정해인·구교환·김성균 등을 비롯해 조현철, 신승호, 홍경, 원지안 등 신선한 조합을 구성해 이야기의 몰입도를 높인다.

“정해인, 구교환은 처음 대본을 준 배우들인데, 감사하게도 작품을 같이 하게 됐어요. 박범구 역의 김성균도 그랬고요. 또 신승호, 홍경, 원지안 등 젊은 배우들을 기용한 건 어떤 각인되지 않은 이미지의 배우들이 발을 디디는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였죠.”

배우 조현철.


이 작품으로 발견된 건 ‘봉디’로 불리는 ‘조석봉’ 역의 조현철이다. 그는 착한 심성이 밟히고 짓이겨지면 얼마나 무시무시한 ‘괴물’이 될 수 있는지를 온몸으로 처절하게 보여준다.

“정말 미안했어요. 연기하면서도 고통스러웠을 거예요. 촬영 들어가기 전에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누구와도 말하지 않더라고요. 조용히 음악을 듣고 연기를 했죠. 고통스럽고 힘든 시간이었을텐데 조현철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해요. 그런 노력들이 그럼에도 전달하는 바가 있었다면, 그건 저와 조현철 모두에게 보람이 될 것 같습니다.”

‘D.P.’는 넷플릭스서 확인할 수 있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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