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팅으로 배터리 수명 늘린다..화재 위험 없는 이차전지 구현 앞당겨

생기원, 수계아연이차전지 음극 표면 안정화 기술개발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재생에너지 확산에 필요한 에너지저장장치(ESS)의 화재 위험도를 낮추면서 배터리 수명은 늘릴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찬훈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박사.(사진=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김찬훈 박사팀이 차세대 이차전지로 떠오르는 수계아연이차전지의 음극 표면 안정화 기술을 개발해 배터리 수명이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수계아연이차전지’는 물 기반 전해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불이 날 위험이 없고 안정성도 높아 리튬이온전지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아연 금속을 음극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물 기반 전해질 속에서 부식이 일어나고,아연 이온이 음극 표면에 나뭇가지 형태의 결정체인 ‘덴드라이트’가 뾰족하게 쌓인다. 이 결정체가 성장하면 양극에 맞닿아 단락을 일으켜 전지 수명을 떨어뜨리고, 화재도 발생할 수 있다.

연구팀은 아연 음극 표면의 화학적 성질에 따라 덴드라이트 형성을 억제하고, 형태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전자현미경으로 확인했다. 이후 음극 재료를 코팅 용액에 담가 층을 만든 후 가열해 보호막을 만드는 ‘딥 코팅(Dip-Coating)’ 공정을 썼다. 그 결과, 500 나노미터 두께의 친수성 보호막을 음극 표면에 고르게 퍼져 덴드라이트 형성과 부식 반응을 효과적으로 막았다.

약 3000회의 충방전 반복실험에서도 용량을 93% 유지했고, 충전전력이 자연적으로 소모되는 비율인 ‘자기 방전율’도 코팅되지 않은 음극 대비 2배 이상 억제되는 효과도 나타났다.

김찬훈 박사는 “제주도는 재생에너지 과잉발전으로 인한 출력제어 문제가 국내에서 제일 먼저 발생해 화재 위험 없는 차세대 ESS 도입이 가장 시급한 곳”이라며 “이번 연구로 수계아연전지의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고 상용화 가능성까지 높여 제주형 ESS 조기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10일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인 ’ACS Energy Letters‘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강민구 (science1@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