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노트] '코로나와 함께 하는'시대..수혜주 미리 담아볼까

노자운 기자 2021. 9. 15.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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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주식시장에서 단연 눈에 띈 테마는 ‘여행’이었다. 코로나19의 대유행 이후 이렇다 할 호재가 없던 여행 관련주가 별안간 10% 넘게 급등하며 상승장에서도 유독 빛났다. 특히 여행사 노랑풍선(104620)과 저가 항공사 티웨이홀딩스(004870) 주가가 19%, 11%씩 급등하며 투자자들에게 깜짝 선물을 안겨줬다.

지난 6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해외 입국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여행 관련주들이 동반 상승한 것은 ‘위드 코로나’, 즉 코로나 바이러스의 종식을 기다리기보다는 바이러스와 공존하는 정책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국내 방역 정책이 위드 코로나 단계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면, 지난해 초부터 눌려왔던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급증하며 여행사·항공사들의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그렇다면 이른바 위드 코로나 수혜주가 여행·항공주 뿐일까. 실제로 요즘 증권사 리포트들을 살펴보면, 위드 코로나라는 키워드가 매우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위드 코로나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여행 수요만 늘어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코로나와 공존하는 시대에 어떤 테마가 오를 지 미리 예측해보려면, 앞서 위드 코로나 정책을 앞장서서 실시했던 영국 사례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영국은 지난 7월 19일 일찌감치 ‘자유의 날’을 선포하고 방역 규제를 전면 완화했다.

영국이 위드 코로나를 선포한 이후, 런던국제증권거래소(ISE)의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으로 구성된 FTSE100지수는 한 달도 안 돼 5% 넘게 상승했다. 리딩투자증권에 따르면, 이 기간 특히 주가가 많이 오른 테마는 도박, 고급차 등 ‘사치와 엔터테인먼트’였다. 코로나가 유행하는 동안 눌려왔던 보복 소비 욕구가 한꺼번에 터져나왔기 때문이다. 위드 코로나 이후 한 달 간 롤스로이스 주가는 22% 넘게 상승했다. 영국판 ‘토토’라고 볼 수 있는 글로벌 스포츠 베팅 업체 플러터엔터테인먼트 주가는 15% 올랐다.

롯데관광개발이 지난 6월 개장한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롯데관광개발

우리 증시에서도 비슷한 종목들이 위드 코로나의 수혜를 볼까. 국내 증시에 상장된 ‘고급차’나 스포츠 베팅 업체는 없지만, ‘도박’ 관련주는 투자 매력이 충분하다. 국내 카지노 관련주로는 롯데관광개발(032350), GKL(114090), 강원랜드(035250), 파라다이스(034230) 등이 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특히 대규모 증설 등의 호재가 있는 업체에 주목할 것을 원했다. 이 연구원은 “카지노는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과거에도 파라다이스시티의 증설이 전체 시장의 드랍액 상승으로 이어진 바 있다”며 신규 증설이 있는 롯데관광개발이 특히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위드 코로나 정책이 시행돼 해외여행이 활발해지기 전까지는 백화점 관련주가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 백신 보급률이 높아지고 방역이 완화된다 해도 해외여행이 재개되기까지는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해외여행의 재개 이후에는 직접 외국에 나가 명품을 사려는 소비자가 늘어 국내 백화점의 명품 매출액 감소가 불가피하겠지만, 그 전까지는 백화점이 양호한 실적을 낼 것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위드 코로나로 접어들며 소비 심리가 회복되고 해외여행 재개는 아직 명확하지 않은 시기”, 즉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를 백화점 관련주의 상승기로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특히 백화점 뿐 아니라 면세점과 패션 사업까지 영위하고 있는 신세계(004170)를 주목했다.

지난 7월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고객이 화장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마스크를 벗는 시대가 되면 화장품 관련주도 수혜를 볼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특히 내년 중 색조화장품의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보여주고 있는 코스맥스(192820), 3분기 들어 주가가 연일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는 아모레퍼시픽(090430)LG생활건강(051900)을 추천했다.

그 외에도 증시 전문가들은 급식 관련주와 주류 관련주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방역 완화에 따라 단체 급식의 수주가 늘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은 특히 대규모 사업장 운영 노하우가 있고 코로나 유행 이전의 수주 규모가 경쟁사를 앞섰던 CJ프레시웨이(051500)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피해를 봤던 주류 업체들도 위드 코로나로 극적인 실적 개선을 이룰 가능성이 크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맥주 시장은 전년 대비 10%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심 연구원은 내년 주류 시장 규모가 올해보다 7% 확대될 것이라며, 하이트진로(000080)롯데칠성(005300)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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