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 없는 추석 극장가..'기적'VS'보이스' 오늘(15일) 맞장[MK무비]

한현정 2021. 9. 15. 07: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추석 극장가를 겨냥한 한국 영화 신작 두 편이 맞장 개봉한다. 가족 힐링 드라마 '기적'과 국내 최초로 '보이스피싱' 범죄를 다룬 액션물 '보이스'가 오늘(15일)부터 관객들과 만난다.

앞서 국내 블록버스터 '모가디슈'(감독 류승완)와 '싱크홀'(감독 김지훈) 그리고 '인질'(감독 필감성)이 잇따라 극장가를 달구며 오랜 만에 뜨거운 여름 성수기를 이끈 가운데 추석 대전은 다소 소소할 전망이다. 현재 박스오피스를 점령 중인 마블의 신작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감독 데스틴 크리튼)과 함께 새롭게 동시 출격하는 국내 신작 '기적'·'보이스'가 경합을 펼친다. 작지만 알찬 현실 멜로 영화 '영화의 거리'도 하루 늦게 합류한다.

먼저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기적'은 1988년 주민들이 직접 만든 국내 최초의 민자역인 '양원역'의 설립 배경에 모티브로 한다. 마을에 간이역이 생기는 게 소원인 수학천재 준경과 그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로 박정민 임윤아 이성민 이수경 등이 출연한다.

2018년 '지금 만나러 갑니다'로 따뜻한 감동을 안긴 이장훈 감독의 신작으로 아름다운 자연풍경과 어우러진 아기자기한 볼거리, 풋풋한 감성과 뭉클한 이야기가 장점이다. 특히 수식어가 필요 없는 명품 배우들의 열연이 영화의 킬링포인트.

다만 준경을 중심으로 둔 평면적인 주변 캐릭터들과 진부한 전개, 과도한 신파가 초·중반부 담백하지만 서서히 스며들던 영화의 감동을 감소시킨다. 후반부로 갈수록 적잖은 피로함과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다.

변요한 김무열 주연의 '보이스'는 갈수록 교묘해지고 피해 금액도 증가하는 '보이스피싱'을 소재로 한 범죄 액션물이다. 보이스피싱 조직의 덫에 걸려 모든 것을 잃게 된 서준(변요한 분)이 빼앗긴 돈을 되찾기 위해 중국에 있는 본거지에 잠입, 보이스피싱 설계자 곽프로(김무열 분)를 만나며 벌어지는 일을 담는다.

누구나 들어보았지만, 누구도 실체에 대해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소재를 피해자 한서준의 입장에서 쫓아가며 몰입감을 선사한다. 거대하고 치밀한 범죄의 실체를 낱낱이 보여주기 위한 제작진의 노력을 빛을 발휘해 보이스피싱 범죄의 현실을 리얼하게 파헤치는 가운데 고강도 액션을 버무려 영화적 쾌감을 선사한다.

모든 것을 잃고 보이스피싱 본거지에 잠입하는 캐릭터부터 치밀한 보이스피싱 범죄의 기획 총책, 보이스피싱을 근절하고 싶은 지능범죄수사대 팀장, 보이스피싱 본거지의 절대적 감시자, 범죄 네트워크에 침투하는 블랙 해커까지 각양각색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가운데 김무열은 '신선한 빌런'으로, 변요한은 복수의 화신으로 각각 분해 노련하고도 물오른 연기력을 뽐낸다. 다만 그 외 인물들은 강렬한 비주얼 만큼의 존재감을 선사하진 못한 채 주변인으로서의 역할에 그친다.

특히 변요한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후반부로 갈수록 현실감은 떨어지고 쫄깃함도 줄어든다. 김무열의 존재감 마저 힘을 잃는다. 초반부 강렬한 에너지가 끝까지 유지되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다.

다음 날(16일)에는 오랜 만에 스크린으로 컴백한 이완과 첫 장편 영화 주연에 도전하는 한선화의 '영화의 거리'도 가세한다.

‘영화의 거리‘(감독 김민근)는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일’로 만난 한 연인의 평범하고도 특별한 이야기를 그린 로맨스. 부산의 유능한 영화 로케이션 매니저인 ‘선화’는 촉망받는 영화 감독으로 성장한 전 연인 ‘도영’과 어느날 갑자기 마주하면서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인다.

감독은 연애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 이야기를 담백하고도 차분하게 그려 나간다. 과도한 영화적 장치나 부담스러운 기교를 걷어내는 대신, 부산의 명소를 담은 아름다운 풍광들과 서정적인 음악으로 한껏 멜로의 분위기를 낸다.

주연 배우인 한선화 이완은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직구’로 표현하는 당찬 ‘선화’와 과묵하고도 속이 깊지만 (연애에 있어서는) 답답한 면도 없지 않은 츤데래 ‘도영’으로 각각 분해 디테일한 감정 연기를 펼친다. 두 배우의 차분한 호흡과, 현실과 과거를 적당한 분량과 수위로 넘나 드는 조화로운 연출이 이들의 이야기에 점점 더 깊이 빠져들게 만든다. 공감 지수가 올라 갈수록 장르적 매력은 배가 되고 감정은 깊어 진다.

지방 청년들이 마주하는 현실적 고민과, 그것으로 인한 연인 간의 갈등, 선택의 기로에서 마주한 이별을 어떻게 치유하고 앞으로 나아갈지를 자연스러운 ‘ing’로 생생하게 살려냈다. 엔딩까지 적절한 속도를 유지하다 피날레다운 여운을 남긴다. 기본에 충실한 조화와 균형미가 돋보이는 웰메이드 멜로물이다.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타투데이.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