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신파여도 괜찮아 [씨네뷰]

최하나 기자 2021. 9. 15.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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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파여도 괜찮다.

15일 개봉된 영화 '기적'(감독 이장훈·제작 블러썸픽쳐스)은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마을에 간이역 하나 생기는 게 유일한 인생 목표인 준경(박정민)과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준경이 왜 그토록 간이역을 세우고 싶었는지 알게 되는 순간, '기적'은 그저 단순한 간이역을 세우기 위한 한 고등학생의 이야기가 아닌 꿈에 대한 이야기로 변모한다.

그러나 '기적'은 감정을 강요하는 여타 신파들과 결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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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신파여도 괜찮다. 아니, 이런 신파라면 울어도 좋다. 마음을 건드리다 끝내 오열하게 만드는 '기적'이다.

15일 개봉된 영화 '기적'(감독 이장훈·제작 블러썸픽쳐스)은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마을에 간이역 하나 생기는 게 유일한 인생 목표인 준경(박정민)과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번 영화는 우리나라 최초의 민자역인 양원역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마을 사람들이 직접 역을 만들었다는 설정만 실화이고, 그 외의 캐릭터와 서사는 모두 허구다.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 뿐이지만 간이역이 없는 마을에 사는 준경의 소원은 단 하나. 마을에 간이역을 세우는 일이다. 대통령에게 직접 편지도 보내보지만, 간이역을 만드는 길은 요원하기만 하다. 라희(임윤아)의 아이디어로 수학경시대회와 장학퀴즈를 준비하지만, 그때마다 준경 앞에 버티고 있는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하다.

수학에 탁월한 재능을 가졌지만, 준경의 꿈은 간이역 말고는 없다. 마을 사람들을 위해서라고만 보기에는 준경이 간이역에 집착하는 이유가 충분하지 않다. 여기서부터 이야기의 힘이 발휘된다. 준경이 왜 그토록 간이역을 세우고 싶었는지 알게 되는 순간, '기적'은 그저 단순한 간이역을 세우기 위한 한 고등학생의 이야기가 아닌 꿈에 대한 이야기로 변모한다.


가족과 꿈에 대한 이야기. 전형적인 신파 요소다. 그러나 '기적'은 감정을 강요하는 여타 신파들과 결이 다르다. 억지로 감정을 쥐어짜내지 않는다. 관객이 자연스럽게 준경에 이입해 이야기를 따라오게 만드는 세심한 연출이 내내 관객의 마음을 건드린다.

완급 조절 역시 탁월하다. 준경과 아버지 태윤(이성민), 누나 보경(이수경)의 이야기가 눈물 짓게 하다가도 준경과 라희의 풋풋한 로맨스로 웃음을 짓게 만든다. 한 감정에 매몰되지 않게 적절한 순간에 분위기를 환기시켜 몰입감을 배가시킨다.

박정민, 이성민, 임윤아, 이수경의 연기 앙상블이 든든하게 받쳐주니 가능한 일이다. 여기에 향수를 자극하는 레트로 감성과 사계절 배경이 따뜻한 감성을 한껏 돋운다. 무엇보다 캐릭터를 바라보는 감독의 따뜻한 시선도 인상적이다. 젊은 사람들이 꿈을 갖고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에 '기적'을 만들었다는 감독의 말이 영화가 끝난 뒤 더 진한 여운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추석 연휴, 가족 모두 보기 딱 좋은 따뜻한 감성의 이야기 '기적'이다. 단 반전 스포일러는 모르는 상태로 영화를 관람하길 추천한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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