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임금 상승, 인플레이션으로 다 까먹는다

송경재 2021. 9. 15.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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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심각한 인력 부족 사태로 저임금 노동자들의 임금이 오르고는 있지만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으로 인해 이같은 임금 상승분이 상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이하 현지시간)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8월 전년동월비 5.3% 올라 1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7월 상승률 5.4%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면서 이같은 높은 물가상승세로 인해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은 되레 하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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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식당 종업원 등 미국 저임금 노동자들의 임금이 큰 폭으로 올랐지만 물가상승세가 임금 상승폭을 모두 갉아먹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의 한 식당에서 종업원이 음식을 나르고 있다. 로이터뉴스1

미국의 심각한 인력 부족 사태로 저임금 노동자들의 임금이 오르고는 있지만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으로 인해 이같은 임금 상승분이 상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이하 현지시간)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8월 전년동월비 5.3% 올라 1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7월 상승률 5.4%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면서 이같은 높은 물가상승세로 인해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은 되레 하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동부와 애틀랜타 연방은행에 따르면 8월 CPI는 1년 전보다 5.3% 올랐다. 이때문에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은 0.5% 내렸. 명목임금은 올랐지만 물가가 더 많이 올라 실질임금이 0.5% 되레 줄어든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실질임금이 연율기준으로 2.1% 상승한 것과 크게 다른 흐름이다.

팬데믹 이후 경기회복 과정에서 임금과 물가가 동반 상승하고 있지만 물가 오름세가 임금 상승세를 추월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식당, 공항, 호텔 등 저임금 직종 노동자들의 임금이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오르기는 했다.

애틀랜타 연방은행에 따르면 급여를 기준으로 하위 25% 계층인 이들 업종 노동자들의 임금은 8월들어 1년 전보다 4.8% 상승했다. 이는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전년동월비 상승폭이다. 팬데믹 이전 미 실업률이 사상최저 수준인 3.5%를 기록하던 당시 임금 상승률 4.7%보다도 살짝 높다.

최상위 25%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의 같은 기간 임금 상승률 2.8%를 크게 웃돌고 있다.

그러나 물가 오름세는 더 가파르다.

팬데믹 이후 국제 공급망 위축과 팬데믹 관련 부족 사태가 겹쳐 제품 가격이 큰 폭으로 뛰었다.

일례로 반도체 부족 사태를 겪는 자동차의 경우 신차부터 중고차, 임대차량(렌털카) 가격이 급등했다.

공급망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어서 물가 상승 압력을 계속해서 높이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대부분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어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이 다시 오를지 여부는 오로지 명목임금 상승률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7월 WSJ 설문조사에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말 인플레이션이 4.1%까지 치솟은 뒤 내년 2.5%, 2023년 2.45%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팬데믹 이전 10년 동안의 연평균 물가상승률 1.8% 복귀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이들은 보고 있다.

명목임금 상승세는 그러나 최근 흐름과 달리 앞으로 다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공급을 위축시킨 요인이었던 학교 대면수업 중단, 팬데믹 확산, 연방정부 소득 지원 등이 점차 완화되거나 사라지고 있어 노동공급이 다시 확대되고, 그만큼 노동자들의 임금협상력이 약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좌파 성향의 싱크탱크인 경제정책연구소(EPI) 연구책임자 조시 바이븐스는 노동부족이 완화되면서 노동자들은 이전에 확보했던 임금협상력 일부를 내주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이븐스는 "장기적으로 노동시장을 꼬이게 만들었던 요인들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여기에 더해 "사람들은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저임금 가계를 이중으로 압박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동공급을 위축시켰던 요인들이 사라져 노동공급이 늘고, 여기에 일하려는 저임금 노동자들이 늘어나면서 임금하강 압력을 높일 것이란 전망이다.

그랜트손튼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다이앤 스웡크도 델타변이 확산이 저임금 노동자들의 임금 상승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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