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청소년 코로나19 백신 접종 강제 않는다"

12~17세 코로나19 위험도 가장 낮아
"접종 위험보다 이득이 월등히 크지 않아"
접종 기회 열어 두고 각자 선택하도록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시민이 백신을 맞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방역당국이 12~17세 소아·청소년에게는 코로나19 백신을 꼭 맞으라고 강제하지 않기로 했다.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중증이나 사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낮은데, 이상반응 위험을 감수하고 예방접종을 하는 게 훨씬 더 이득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14일 “12~17세 연령층에서는 접종으로 인한 이득이 월등히 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일반적으로 건강한 소아·청소년은 고위험군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꼭 접종해야 한다고 보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12~17세는 코로나19 위험도가 가장 낮은 연령대다. 이 때문에 외국에서도 나라마다 상황에 따라 다른 결정을 내리고 있다. 최근 다시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어린 감염자가 늘고 있는 미국은 소아·청소년이라도 접종에 따른 이득이 더 많다고 판단했다. 이스라엘도 지난 6월부터 12~15세에 코로나19 백신을 맞히고 있다.

반면 영국은 12~15세 접종을 허용하되 2회가 아니라 1회만 맞도록 권고했다. 면역력은 확보하면서 이상반응 위험은 줄이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이상반응 우려 때문에 청소년 접종은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등교 확대로 아이들의 대면 기회가 많아진 만큼 그 안에서 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다른 연령층처럼 접종 목표를 세울 대상군은 아니다”라며 “위험과 이득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하고, 개별로 선택할 수 있게 길을 열어 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에 당국은 소아·청소년에게 허가된 백신에 대해 접종 기회를 열어 두되, 강제하거나 유도하지 않고 각자 접종 여부를 선택할 수 있게 할 것으로 보인다. 홍 팀장은 “건강한 소아·청소년에 대해서는 접종할지 말지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기저질환이 있다면 소아·청소년이라도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위험이 높기 때문에 접종이 필요할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현재 방역당국은 12~17세 연령층을 포함한 4분기 접종 세부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