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중국도 베낀 韓 패션게임..커머스 플랫폼으로 키울 것"

이용익 2021. 9. 15.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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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글로브' 현지민 에어캡 대표
모바일 기반 시뮬레이션 게임
세계 테마의상 수집하고 경쟁
실제 브랜드 의상 그래픽 작업
"판매 연계해 수익 분배" 설득
세계 60개 브랜드와 협업 단계
"패션 브랜드와 윈윈 꿈꿀 것"
중국 게임이 무단 도용했을 정도로 인기를 끈 `걸 글로브` 게임의 백옥수 브랜드 한복. [사진 제공 = 에어캡]
"패션게임은 그 특성상 게임에 그치지 않고 커머스와 엮을 수 있는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합니다. 언젠가는 유명 명품 브랜드도 우리 게임에 들어오지 않을까요?"

모바일로 다양한 옷을 입어볼 수 있는 패션게임 '걸 글로브(GIRL GLOBE)'를 만든 국내 스타트업 에어캡의 현지민 대표는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패션게임 장르야말로 커머스와 게임이 자연스럽게 결합할 수 있는 장르라고 강조했다. '걸 글로브'는 에어캡의 첫 프로젝트인데, 수천 점에 달하는 브랜드 의상을 게임 내에서 착용하고 즐길 수 있어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4월에 출시한 뒤 구글플레이 스토어 신규 인기 게임 3위, 시뮬레이션 장르 인기 1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현지민 에어캡 대표
이 프로젝트를 총괄한 현 대표는 게임을 전공한 인물이 아니다. 국문과 출신으로 학창 시절 영화인을 꿈꿨던 그는 우연히 작은 게임사에서 시나리오를 쓰는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기획과 번역으로 업무 범위를 넓혔고 결국 창업에까지 나서게 됐다. 현 대표는 "영화야말로 살아 있는 동안 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해왔지만 지금은 게임이야말로 상호작용까지 가능한 영화 같고, 한두 번만 보고 마는 것이 아니기에 더욱 발전된 존재라고 본다"며 웃었다.

게임 전문가가 아니기에 실제로 자신이 많이 해본 장르에서 승부를 걸어야겠다는 생각이 패션게임에 도전하게 된 이유였다. 현 대표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동생과 함께 '로이 월드' '코벳 패션'과 같은 패션게임을 즐기는 이용자였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현 대표는 "과금이 너무 심하거나, 혹은 너무 서양 여성 취향에 맞춰진 게임들이 많다는 생각에 보다 현실적으로 즐길 수 있는 패션게임을 만들고 싶었다"고 시작점을 돌아봤다. 패션잡지를 배경으로 각국을 돌아다니며 테마에 맞춘 브랜드 의상을 수집하고 다른 이용자들과 경쟁하는 현실적인 게임이 탄생한 배경이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었다. 현 대표는 "실존하는 옷을 게임 속에 등장시키는 게임인 만큼 결국 예쁜 옷들을 갖추고 그래픽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해 처음에는 개발자보다 디자이너 먼저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폴로어가 많고 찐팬들이 많은 브랜드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브랜드를 찾아다니며 앞으로 게임과 판매를 연계해 수익이 나면 분배하자고 설득하는 작업을 지속했다"고 말했다. 초반에는 블랙핑크를 비롯한 K팝 스타들 의상을 통해 주로 인기를 얻었지만, 2개월에 5~10개씩 패션 브랜드를 업데이트하면서 스타일도 다양화한 결과 현재는 한국부터 미국 헝가리 우크라이나까지 여러 지역에서 약 60개 브랜드와 협업하고 있는 단계다.

출시를 앞두고 중국산 게임 '샤이닝 니키'가 한복 왜곡 논란을 일으키고 일방적으로 국내 서비스를 종료해 본의 아니게 주목받은 일도 있다. '걸 글로브'는 현재 한복 브랜드도 4개를 갖추고 있다 보니 캐릭터들에게 입힐 수 있는 한복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현 대표는 "글로벌 출시를 하다 보니 한복을 넣어도 괜찮을지, 한복 성격유형검사(MBTI) 이벤트에 참여도가 높을지 의구심이 있었는데 오히려 해외 이용자들이 우리 게임의 매력으로 한복을 꼽아주신다"며 "중국에서 만든 '꽃피는 달빛'이라는 게임이 우리 게임에 들어 있는 한국 의상 백옥수 브랜드의 한복을 베껴 그려 원치 않는 잡음이 생기기도 해 우리를 믿어주신 브랜드 측에 죄송한 마음도 든다. 바로잡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 대표는 "아무래도 스스로 게임을 기획하는 여성의 입장에서 남성향 게임보다는 여성향 게임을 더욱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며 "장기적으로는 5, 6개 정도 프로젝트를 생각하고 있지만 우선은 세계 시장 이용자들이 걸 글로브 게임을 즐기며 곧바로 마음에 드는 옷을 캐릭터에게 입혀주고, 스스로도 그 옷을 구매할 수 있게 해 게임사와 패션 브랜드가 윈윈하는 게이미피케이션의 좋은 예시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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