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주목받아 어리둥절… 카타르서 더 매운 스매싱”
도쿄올림픽에서 떠오른 탁구 스타, ‘삐약이’ 신유빈(17·대한항공)은 올해 추석을 카타르에서 쇤다. 탁구 대표팀은 오는 16일 새벽 비행기를 탄 뒤 20일 카타르 도하에서 시작하는 WTT(세계탁구) 스타컨텐더에 참가하고, 28일부터는 같은 장소에서 아시아선수권대회 개인전(단식·복식)과 단체전, 혼합복식을 치른다. 아시아선수권은 내년 세계선수권(단체전) 예선도 겸한다.
출국을 앞두고 최근 인천에 있는 소속팀 체육관에서 만난 신유빈은 “스타컨텐더에선 랭킹 포인트를 쌓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아시아선수권은 국가대표로 나서는 만큼 응원해주시는 분들을 위해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했다.
신유빈은 올림픽을 마치고 귀국한 뒤 세계선수권 대표선발전부터 참가했다. 그 뒤 주어진 휴가 때도 TV 프로그램 촬영 등으로 바쁜 시간을 보냈다. 신유빈이 각종 매체에 등장하자 좋은 반응이 주를 이뤘지만, 일각에선 ‘관심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왔다. 어린 나이와 스타성을 감안하더라도 현 성적에 비해 너무 큰 조명을 받는다는 것이다. 신유빈은 스스로도 이 같은 말을 여러 번 꺼냈다.
“도쿄에 다녀와서 처음엔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난 올림픽 메달을 못 땄는데, 왜 내가 주목을 많이 받지?’ 평소에 못했던 경험을 하며 재밌었지만 가끔씩 그런 의문이 들면서 힘들었어요. 휴, 모르겠어요. 생각을 너무 많이 해서 요즘엔 생각이 없어진 거 같아요.”
그렇지만 신유빈은 “한편으론 ‘이걸 이겨내야 한국 탁구를 바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다짐했다”며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처럼, 아빠와 함께 ‘즐기자’는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 전 방송과 광고 수익금을 모두 어린이 환자를 위해 기부했다.
어렸을 때부터 TV에 출연해 ‘탁구 신동’으로 불린 신유빈은 작년 1월 포르투갈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단체전 예선에서 한국이 출전권을 따내는 데 주역으로 활약했고, 올해 2월 국내 선발전에서 1위에 오르며 일약 ‘차세대 에이스’로 떠올랐다. 그러나 첫 올림픽 개인 단식 도전은 32강에서 멈췄고, 전지희(29·포스코에너지), 최효주(23·삼성생명)와 함께 출전한 단체전은 8강에서 독일에 가로막혔다. 신유빈에게 도쿄올림픽은 무엇보다 ‘아쉬움’이 짙게 남은 대회다. 그렇지만 추교성 대표팀 감독은 “신유빈의 기량과 자신감이 올림픽을 통해 더 성장했다”며 “아시아선수권에서도 활약이 기대된다”고 했다.
신유빈은 최근 강원 인제에서 열린 춘계 회장기대회(코로나로 순연 개최)에선 대표팀 에이스 전지희의 벽에 막혔다. 개인 단식과 단체전에서 복식을 포함해 3번 만나 모두 졌다. 신유빈은 “올림픽 때도 별로 긴장이 안 됐는데, 이번 대회는 걱정이 많이 됐다”고 했다. 강문수 대한항공 감독이 “주위를 신경 쓰지 말자”고 독려했지만, 열일곱 어린 선수가 부담을 이겨내긴 쉽지 않았던 듯했다.
신유빈은 “일단 실수가 많았고, 네트 앞에서 공이 짧게 오가는 ‘잔플레이’ 상황에서 좀 더 섬세하게 공을 다뤄야 할 것 같다”며 “이제 상대와 수싸움에서 이기는 연습도 많이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올림픽을 경험하면서 상대가 박자를 이용한 플레이를 할 때 대응하는 건 많이 나아졌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 사태가 잠잠해지면 일본 프로 탁구에서 뛰며 경험치를 더 쌓을 예정이다.
신유빈은 지난해 고등학교 입학을 미루고 대한항공 입단을 택했다. 탁구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다. 그는 “아직 17년밖에 안 살았지만, 살면서 가장 잘한 선택 같다”며 “나중에 탁구를 그만두고 인생을 돌아봤을 때 후회가 남지 않도록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관심과 응원, 사랑을 주신 만큼 열심히 연습하고 성적도 낼게요. 당장 며칠 앞둔 아시아선수권부터 잘 해내고, 그다음 두 달 뒤 세계선수권, 내년 아시안게임, 3년 뒤 파리올림픽까지 차근차근 바라보려고 해요. 많이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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