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유튜버 책은 베스트셀러? "지갑 여는 구독자는 2%도 안 돼"
“누적 조회수 500만! 직장인의 롤모델 주식 유튜버! JC의 마법 공식 투자법!”
지난달 출간된 ‘현명한 월급쟁이 투자자를 위한 주식투자 시나리오’(비즈니스북스) 띠지에 적힌 문구다. 비슷한 시기 나온 커뮤니케이션 분야 유튜버 희렌 최의 책 ‘할 말은 합니다’(유영)에는 “41만 구독자, 2100만 뷰의 유튜브 ‘희렌최널’의 특급 처방”이라 적힌 띠지가 붙었다.
유튜버가 쓴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구독자를 독자로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선 출판사들이 유명 유튜버들을 발 빠르게 저자로 영입하면서다. 재테크 분야 유튜버가 특히 인기 있다. 월스트리트 트레이더인 유튜버 ‘뉴욕주민’의 에세이 ‘디 앤서’를 낸 푸른숲 김교석 편집장은 “명확한 메시지가 있어야 책으로 만들기 쉬운데 재테크 유튜버들에겐 대부분 자신만의 메시지가 있다”고 했다.
보통 구독자 3만명 정도면 출판사 입장에서 ‘책을 내볼 만하다’ 싶지만, 구독자 수와 책 판매량이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한 편집자는 “유튜버 구독자들은 공짜 콘텐츠 소비자라 주머니를 열기 쉽지 않다”고 했다. “유튜버가 팬덤을 보유한 경우 그를 응원하기 위한 ‘굿즈’ 차원에서 구독자들이 책을 사주긴 하지만 반짝 소비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유튜버가 자꾸 자기 책을 언급하면 구독자들이 ‘우릴 책 판매에 이용하는 거냐’며 돌아서기도 한다.” 재테크 유튜버가 저자로 유망한 것도 구독자들이 대부분 구매력이 있고, 더 큰 돈을 벌 수 있다면 기꺼이 지갑을 열 용의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구독자 1000만 명이 넘는 한 댄스 유튜버의 책은 기대에 비해 판매가 좋지 않았다. 출판사 측은 구독자들이 독서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인 것으로 패인(敗因)을 분석하고 있다.
절대값은 없지만 재테크 분야에선 보통 구독자의 2% 정도가 유튜버 책을 구매한다고 본다. 김은찬 비즈니스북스 차장은 “구독자 댓글이 활성화되어 있을수록 예상 판매수가 커진다”고 했다. 김교석 푸른숲 편집장은 “충성도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평범한 신인 저자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튼튼한 지지층이 있는 셈이라 유튜버 저자에 욕심을 내게 된다”고 했다.
잘 되면 소위 ‘대박’이 날 수도 있지만 그만큼 리스크가 크기도 하다. 재테크 유튜버 신사임당 책 ‘킵 고잉’을 낸 21세기북스 장인서 팀장은 “유튜버 책을 낼 때는 ‘검증’이 최우선이다. 유튜브에서 강조한 이력이 사기로 밝혀질까 봐 항상 긴장한다”고 했다. 이미 유튜브로 알려진 내용을 책으로 재가공하는 것도 부담이다. 한 출판 편집자는 “애써 책을 만들었는데 온라인 서점에 ‘차라리 유튜브 보는 게 낫다’는 댓글이 달릴까 봐 가장 무섭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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