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테니스 요정 라두카누, 최고의 신데렐라로 떴다 

이규원 2021. 9. 15.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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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두카누, US오픈 테니스 정상..예선부터 무실세트 우승
영국 여왕 축하메시지는 물론 내년 대영제국 훈장 후보로
스포츠마케팅 업계 "1천617억원 이상의 수입 가능할 것"
US오픈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에서 깜짝 우승한 에마 라두카누가 스포츠계 최고의 신데렐라로 떠오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MHN스포츠 이규원 기자) US오픈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에서 깜짝 우승한 에마 라두카누(19·영국)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라두카누는 1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여자 단식 결승에서 레일라 페르난데스(73위·캐나다)와의 '10대 대결'에서 승리하며 생애 첫 테니스 메이저 대회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2002년생 동갑내기 페르난데스를 제압한 라두카누는 1999년 대회 세리나 윌리엄스(17세 11개월) 이후 가장 어린 나이에 US오픈에서 우승하는 기록을 썼다.

영국 선수가 메이저 대회 여자 단식 정상에 오른 것은 1977년 윔블던 버지니아 웨이드 이후 이번 라두카누가 무려 44년 만이다.

또 2004년 윔블던 결승에 올랐던 마리야 샤라포바(17세) 이후 최연소 메이저 대회 여자 단식 우승자가 됐다.

라두카누는 메이저 대회 남녀 단식을 통틀어 처음으로 예선 통과자가 우승까지 차지하는 기록도 세웠다.

특히 예선 3경기와 본선 7경기에서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무실세트 우승'을 차지했다.

US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의 후폭풍은 그야말로 태풍급이다.

라두카누는 주니어 경력이 특출나지 않고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출전 경력도 거의 없다.

이전까지 국제테니스연맹(ITF) 주관 대회에만 나서다가 올해 들어서야 처음 WTA 투어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3차례 투어 대회에 나서 이 중 2번은 1회전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올해 윔블던에서 예선을 통과해 처음 메이저대회 본선에 올라 4회전(16강) 진출의 성적을 내더니 그다음 메이저 대회인 이번 US오픈에서 우승컵을 번쩍 들어 올렸다.

라두카누(오른쪽)와 준우승한 페르난데스 [UPI=연합뉴스]

키 175㎝로 오른손잡이인 라두카누는 서브 최고 시속 177㎞로 힘을 앞세우는 스타일은 아니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정교한 샷을 앞세우는 기술의 테니스로 이번 대회에서 벨린다 벤치치(12위·스위스), 마리아 사카리(18위·그리스) 등 강자들을 꺾었다.

강심장과 정신력을 갖추지 못했다면 이룰 수 없었을 업적이다.

루마니아 출신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라두카누는 어머니의 '중국식 가르침'이 강한 정신력을 키운 원동력이라고 강조해왔다.

새로운 '메이저 퀸'의 탄생에 영국 여왕도 축하 인사를 전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라두카누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US오픈 우승을 축하한다"며 "이번 우승은 당신의 엄청난 노력과 헌신이 이뤄낸 결과물로 젊은 나이에 이뤄낸 엄청난 성과"라고 밝혔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당신과 상대 선수였던 페르난데스의 놀라운 결과는 다음 세대 테니스 선수들에게 좋은 영감을 줄 것"이라며 "당신과 당신을 응원하는 분들의 앞날을 축원한다"고 전했다.

영국 언론들은 이미 라두카누가 내년 초 대영제국 훈장을 받는 것은 당연하게 여기고 있으며, 어떤 등급의 훈장을 받을지를 따지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12일(현지시간) 라두카누가 최소 대영제국 훈장 5등급 단원(MBE)을 수훈할 것이고, 그보다 높은 4등급 장교(OBE)를 받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10대 OBE 수훈은 매우 드문 일이다. 라두카누는 2002년생으로 불과 몇 달 전에 대입 시험을 치렀으며 영국 기준으로는 18세다.

라두카누의 마케팅 몸값도 치솟고 있다.

영국 매니지먼트 전문 기업 인터탤런트의 조너선 샬리트 대표는 영국 신문 더 선과 인터뷰에서 "이런 추세를 유지하면 앞으로 1억 파운드(약 1천617억원) 이상의 수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선수 출신 해설가 애너벨 크로프트 역시 "라두카누는 '꿈의 마케팅'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고, 대중과 연결되는 고리도 많이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US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에서 우승한 에마 라두카누가 자신의 모습이 나온 광고판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사진=라두카누 소셜 미디어]

그의 가능성을 미리 알아본 패션 잡지 보그는 10월호 표지 모델로 라두카누를 섭외해 이미 촬영을 마쳤고, 현재 나이키와 윌슨, 보석 회사인 티파니가 라두카누를 후원하고 있다.

또 현재 그의 에이전트는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의 매니지먼트를 맡았던 IMG의 막스 아이젠버드여서 앞으로 '대형 계약'을 따낼 가능성이 더 크다.

영국의 브랜드 전문가 마르셀 노빌은 영국 신문 미러와 인터뷰에서 "이번 우승으로 라두카누의 수입은 2배가 됐다"고 평가하며 "앞으로 몇 년 안에 2천만 파운드 수입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라두카누는 13일 발표된 여자프로테니스(WTA) 단식 세계 랭킹에서 US오픈 이전 150위보다 무려 127계단이 오른 23위가 됐다.

올해 초 세계 랭킹 345위였던 라두카누는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출전했던 7월 윔블던에서 '깜짝 16강'에 올라 세계 랭킹을 179위로 끌어올렸고 그 덕분에 US오픈 예선 출전 자격을 얻었다.

US오픈에서는 윔블던 16강을 넘어서는 남녀 테니스 사상 최초의 예선 통과 선수의 메이저 우승 기록을 달성했고 그의 세계 랭킹은 23위까지 상승했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9개월 만에 무려 320계단 이상 순위가 오르는 '초고속 승진'이다.

라두카누는 또 2015년 10월부터 요해나 콘타(66위)가 6년 가까이 지켜온 영국 여자 선수 최고 순위 자리에도 올라섰다.

라두카누와 결승에서 만난 19세 동갑 레일라 페르난데스(캐나다)는 73위에서 28위로 45계단 상승했다.

애슐리 바티(호주)와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가 1, 2위를 지켰고 4, 5위였던 카롤리나 플리스코바(체코)와 엘리나 스비톨리나(우크라이나)가 3, 4위로 올라섰다.

3위였던 오사카 나오미(일본)가 5위로 내려갔다.

남자프로테니스(ATP) 단식 순위에서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가 그대로 1, 2위에서 변동이 없고 라파엘 나달(스페인)은 5위에서 6위로 밀렸다.

로저 페더러(스위스)도 US오픈 이전 9위 그대로다.

한국 선수로는 남자 단식 권순우(당진시청)가 83위, 여자 단식 한나래(인천시청)가 260위로 가장 높은 순위에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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