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도급' 향상된 北 순항미사일.. 제재 목소리 모락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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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멀어지고, 더 세졌다.
북한이 11, 12일 연이틀 쏘아 올린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의 사거리는 1,500㎞. 자체 주장이긴 하지만 올해 3월 동해상으로 200여㎞를 날려 보낸 지 반년 만에 7배 넘게 비행 거리가 늘어난 것이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북한담당 국장을 지낸 앤서니 루지에로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 순항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임기 첫 대북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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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핵탄두 탑재 가능하다는 분석도
정부, 구체적 탐지 시점·방식 미공개
더 멀어지고, 더 세졌다. 북한이 11, 12일 연이틀 쏘아 올린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의 사거리는 1,500㎞. 자체 주장이긴 하지만 올해 3월 동해상으로 200여㎞를 날려 보낸 지 반년 만에 7배 넘게 비행 거리가 늘어난 것이다. 일각에선 핵탄두 탑재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사실이라면 안보상 위협이 덜하다고 알려진 순항미사일의 위력이 탄도미사일급으로 커진 셈이다. 북한의 전략미사일 기술력이 급진전하면서 순항미사일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4일 군 당국과 국내외 군사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순항미사일의 최종 목표는 ‘전술 핵’ 탑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순항미사일의 강점인 정밀 타격 능력에 더해 핵탄두를 실어 파괴력까지 강화될 경우 탄도미사일 못지않은 위력을 갖출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올해 1월 8차 노동당 대회에서 “핵무기의 소형경량화, 전술무기화”를 주문했다. 북한이 중량 500㎏ 이하의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하면 순항미사일에 핵탄두를 싣고 한반도 주변을 사정권에 두게 된다. 신종우 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소형 핵탄두가 탑재된 순항미사일이 저고도 비행 특성을 활용해 레이더에 잘 탐지되지 않는 적진 측면이나 후면을 타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금까지 군 당국은 순항미사일의 파괴력이 탄도미사일에 비해 크지 않다는 이유로 위험성을 과소평가해 왔다. 그러나 북측은 “순항미사일이 타원 및 8자형 비행궤도를 따라 7,580초(2시간 6분 20초)간 비행한 뒤 표적에 명중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송풍식 발동기 추진력 △비행조정성 △말기유도명중정확성 등 설계상 요구를 충족했다고 자평했다. 풀어 쓰면 비행 중 고도 및 경로를 변경할 수 있는 웨이포인트(way point) 기능과 목표물 정밀타격을 가능케 하는 유도장치, 제트엔진 기능 등을 모두 구비하고 있다는 얘기다.
비행고도가 100m 정도로 낮아 감시 레이더망에도 쉽게 잡히지 않는 것도 신형 순항미사일의 강점이다. 이 때문인지 한미 군ㆍ정보당국은 아직 신형 순항미사일의 정확한 발사 및 탄착지점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욱 국방부 장관도 이날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한미연합자산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탐지했다”면서도 “초기 분석을 하고 있다”고 답변하는 데 그쳤다.
일각에서는 북한 순항미사일 기술이 진일보한 만큼 제재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현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대상에는 탄도미사일 관련 사항만 규정돼 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북한담당 국장을 지낸 앤서니 루지에로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 순항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임기 첫 대북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도 “순항미사일에 핵탄두가 실리면 그 자체로 엄청난 위협”이라며 “종류를 가리지 말고 북한 미사일의 위력에 맞게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민순 기자 s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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