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수야, 동원이가 못다한 꿈을 꼭 이뤄주길 부탁한다"

2021. 9. 14.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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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이만수 전 SK 와이번스 감독이 '절친' 고(故) 최동원 전 한화 이글스 2군 감독의 별세 10주기를 맞아 추모의 편지 한 통을 보냈다.

최동원기념사업회는 14일 이만수 전 감독의 편지를 공개했다. 최동원 전 감독은 2011년 9월 14일 대장암으로 별세했다. 벌써 올해로 별세 10주기에 다다랐다.

이만수 전 감독은 "하늘로 떠나기 전 힘든 와중에도 눈을 떠서 내 볼을 쓰다듬어주던 친구가 그립구나. 동원아. 지금도 친구의 어머님이 내 손을 꼭 잡으시면서 하셨던 말씀을 잊을 수가 없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최동원 전 감독의 어머니인 김정자 여사는 "만수야. 동원이가 못다 한 꿈을 만수가 꼭 이루어주길 부탁한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만수 전 감독은 "야구 유니폼을 벗는 그 순간까지 친구가 사랑했던 야구를 한국과 인도차이나반도에 잘 전파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지금도 해마다 최동원상을 수상하기 위해 젊은 투수들이 부산에 내려온다. 그날만 되면 전국에 있는 많은 야구팬이 더욱 친구를 그리워하는데, 그런 모습을 볼 때면 내 친구가 얼마나 위대하고 대단한 선수였는지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된다"는 이만수 전 감독은 "친구는 어느 누구보다 야구를 많이 사랑한 친구였다. 나의 친구 동원아. 많이 보고싶고 그립다"는 말을 남기고 글을 마쳤다.

다음은 이만수 전 감독의 편지 전문.

<나의 친구 최동원 투수 10주기를 추모하며>

친구가 하늘의 별이 된 지 어느덧 10년이 지났구나. 지금도 친구와 함께 야구하며 그라운드에서 땀 흘리던 시절이 생각난다.

대학 시절부터 함께 국가대표팀에서 뛰면서 친구의 볼을 받아 보았고, 프로에 들어와선 올스타전에서 친구의 볼을 받을 수 있었어. 친구의 묵직한 빠른 볼과 낙차 큰 드롭성 커브는 정말 환상적이었지. 지금도 그 볼을 잊을 수가 없다.

너는 알고 있니? 친구 때문에 내 타율이 많이 떨어졌던 거 말이야. 친구가 아니었다면 아마 나는 통산 타율 3할은 훨씬 넘었을 거야. 너와 함께 선수 시절 말년에 삼성 라이온즈에서 호흡을 맞추며 뛰었던 시간은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비록 전성기 시절의 구위는 아니었지만, 마운드에서 보여준 친구 특유의 역동적인 투구폼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최고의 폼이었다.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투구하는 폼을 보면 누구인지 당장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친구의 투구폼은 정말 개성이 넘쳤지.

친구의 다이너마이트 같은 투구폼을 보고 있노라면 야구를 모르는 사람도 ‘속이 후련하다’는 얘길 할 정도였어. 내가 SK 와이번스 감독 대행하던 기간에 친구가 아주 아파 병원에 있으면서도 TV를 지켜보며 SK를 날마다 응원해줬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어. 그 얘길 듣고서 얼마나 친구 생각이 났는지 모른다.

하늘로 떠나기 전 힘든 와중에도 눈을 떠서 내 볼을 쓰다듬어주던 친구가 그립구나. 동원아. 지금도 친구의 어머님이 내 손을 꼭 잡으시면서 하셨던 말씀을 잊을 수가 없다. “만수야. 동원이가 못다 한 꿈을 만수가 꼭 이루어주길 부탁한다”고 하셨지.

야구 유니폼을 벗는 그 순간까지 친구가 사랑했던 야구를 한국과 인도차이나반도에 잘 전파하도록 할께. 지금도 해마다 최동원상을 수상하기 위해 젊은 투수들이 부산에 내려온다.

그날만 되면 전국에 있는 많은 야구팬이 더욱 친구를 그리워하는데, 그런 모습을 볼 때면 내 친구가 얼마나 위대하고 대단한 선수였는지 다시한번 실감하게 된다.

친구는 어느 누구보다 야구를 많이 사랑한 친구였다. 나의 친구 동원아. 많이 보고싶고 그립다.

- 이만수 -

[사진 = 마이데일리 DB, 롯데 자이언츠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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