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스터샷 접종 일주일 앞두고 '신중론' 확산

배준용 기자 2021. 9. 14.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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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9시 서울·인천 역대 최다 확진

미 FDA(식품의약국)와 WHO(세계보건기구) 소속 과학자들이 “일반 대중에게 광범위한 ‘부스터 샷(코로나 백신 추가 접종)’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해 파장이 일고 있다. 미국 정부는 다음 주부터 부스터 샷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올 4분기에 부스터 샷 접종을 검토하는 우리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의학 전문지 랜싯(Lancet)은 메리언 그루버 미 FDA 백신연구심의실장과 숨야 스와미나탄 WHO 최고과학자 등 18명이 부스터 샷에 대해 작성한 논평을 13일(현지 시각) 공개했다. 이들은 “현재까지 나온 연구 결과로는 광범위한 부스터 샷은 불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부스터 샷은 정치가 아닌 과학에 따라 결정되어야 하며, 계속 변화하는 데이터를 신중히, 공개적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이들은 그 이유에 대해 “백신을 접종하는 이점이 백신으로 인한 위험보다 분명히 더 크지만, 부스터 샷을 너무 이른 시기에, 자주 접종하면 위험이 따를 수 있다”며 “불필요한 부스터 샷은 중대한 이상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부스터 샷을 승인한 바이든 행정부의 결정을 겨냥한 비판이란 해석이 나온다. 미 CNBC는 “FDA 그루버 실장이 바이든 정부의 부스터 샷 계획 강행에 반발해 연내 사임할 예정”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미국과 이스라엘 등 접종 선도국들은 높은 접종률에도 델타 변이가 계속 유행하자 대안으로 부스터 샷을 적극 추진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백신 효과가 떨어지는 점, 고령자와 기저질환자는 백신 효과가 낮고 효과가 빨리 사라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스라엘은 이미 250만명 이상이 부스터 샷을 접종받았고, 4차 접종에 대비한 백신 물량 추가 확보까지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그루버 실장 등은 ‘백신을 한번 접종 완료하면 중증 예방 효과는 오래가기 때문에 면역 저하자가 아니라면 부스터 샷이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시간이 흐르면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는 감소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중증 예방 효과까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는 나온 바가 없다”며 “백신의 효능은 감염 예방보다 중증 예방에 더 탁월하며, 현재 유행하는 모든 변이에 대해 상당한 방어력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선진국들이 부스터 샷에 사용할 물량을 백신이 부족한 다른 국가에 배분하는 게 팬데믹 종식에 더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국내에서도 유사한 지적이 나왔다. 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총장은 14일 서울에서 열린 ‘2021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에서 “면역 저하자 등에 대한 부스터 샷 필요성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지만, 아직 부스터 샷에 대한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부스터 샷은 하지 않는 게 맞는다고 본다”고 했다. 우리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 부스터 샷과 내년 접종 물량 등을 위해 2조6000억원을 책정한 바 있다.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부스터 샷은 아직 고려하고 않고 있지만, 접종 후 6개월이 지난 고령층과 기저질환자 등 면역 저하자에 대한 부스터 샷을 4분기부터 시작하는 방안은 검토하고 있다.

국내 신규 확진자 수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다시 폭증세를 보여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오후 9시까지 신규 확진자는 1918명으로 전날 동시간대 대비 508명 늘었다. 서울에서 790명, 인천 162명이 확진돼 역대 이 지역 일 확진자 수 최다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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