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 유골 흙' 미군기지 묻히나.."훼손 안돼" 반발

지종익 2021. 9. 14.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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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정부가 오키나와 남부의 흙을 미군 기지 건설을 위한 매립용으로 쓰겠다고 밝혀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곳은 태평양 전쟁 뿐 아니라 ​많은 조선인 강제징용 희생자들의 유해가 수습되지 못하고 묻혀 있는 곳입니다.

오키나와 현지에서 지종익 특파원의 보돕니다.

[리포트]

오키나와 후텐마 미군 기지가 이전할 예정인 헤노코 앞바다, 크고 작은 배들이 바다를 메울 흙을 옮겨 담습니다.

오키나와 주민들의 해상시위는 연일 계속되고 있습니다.

["토사투입을 멈춰라! 산호를 죽이지 마라!"]

헤노코 바다에 매립할 흙을 운반하는 배가 기지 부지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카누와 해상보안청의 경비선이 몰려들어 대치하면서 긴장감이 한층 높아집니다.

1999년 미군기지 이전이 결정됐지만 오키나와 현과 주민 반대로 중단과 재개가 반복되면서 토사 매립량은 아직 10%가 안됩니다.

또 연약 지반까지 발견돼 일본 정부는 오키나와 남부에서도 매립용 흙을 채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차대전 격전지였던 오키나와에서는 20만 명 이상이 숨졌고, 특히 남부에서는 강제징용된 조선인들의 피해가 컸습니다.

지금도 희생자의 유해로 추정되는 뼛조각과 유품들이 발견됩니다.

[구시켄 다카마츠/유해수습단체 대표 : "어른 뼈는 이렇게 얇지 않죠? 이 뼈, 어린이의 뼈입니다. 매립에 사용하는 건 전몰자에 대한 모독입니다. 희생자에 대한 모독입니다. 인도적으로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한국 정부는 오키나와 강제징용 희생자 유족 170명의 유전자를 채취했지만, 일본 정부는 유전자 감정에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유해 수습 시민단체는 헤노코 기지 토사 반입에 반대하는 3만 3천 명의 서명과 함께 조선인 희생자들의 유전자 감정 집단신청서를 일본 정부에 제출했습니다.

오키나와에서 KBS 뉴스 지종익입니다.

촬영기자:정민욱/영상편집:이진이/그래픽:한종헌

지종익 기자 (jig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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