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곡예 배달'.."법 지키면 못 버는 구조 탓"

오정현 2021. 9. 14.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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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전주] [앵커]

코로나19 이후 배달 주문이 크게 늘면서 곳곳에서 배달 대행 오토바이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문제는 지킬 것 지키면서 안전하게 배달할수록 덜 버는 구조가, 아찔한 곡예 배달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정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점심시간, 뒷자리마다 배달 음식을 실은 오토바이들.

신호를 기다리는 차들 앞으로 불법 유턴하고, 중앙선을 넘어 거꾸로 달립니다.

인도로 올라서서 가게 앞까지 내달리거나, 대놓고 하는 신호 위반도 흔합니다.

통계청이 집계해보니 전국 온라인 음식 배달 거래액은 지난 7월 한 달에만 2조 3천억여 원으로,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1조 원, 무려 72% 늘었습니다.

이에 따라 배달 대행 시장도 덩치를 키웠는데, 문제는 법을 지켜가며 안전하게 배달하면 덜 벌 수밖에 없는 수익구조입니다.

배달 건수가 곧 돈인 만큼 속도 경쟁에 빠지는 겁니다.

[배달 플랫폼 기사/음성변조 : "위험할 때 있죠, 당연히. 바쁘니까 그러죠. 하나하나 할수록 돈이니까. 저 바빠서 안 돼요, 지금."]

실제 가게에서 직접 배달하는 오토바이 사고율은 30.2%였지만, 배달 대행 오토바이 사고율은 212.9%에 달했습니다.

한 대당 한 해 2번 이상 사고가 나는 셈입니다.

당장은 위법 운전 시 대행 업체에 배달 물량을 제한하는 등 불이익을 주고, 장기적으론 기사들에게 교육을 받고 전문 자격증을 갖추게 하는 등 배달 산업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설동훈/전북대 사회학과 교수 : "승객을 얼마나 많이 태우느냐가 (버스 기사) 급여에 연동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시절에는 시내버스 난폭운전이 심각하게 문제가 됐고요.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이 오는 걸 방치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제도가 적절한 형태로 개입하는 게 필요한데…."]

곳곳에서 발생하는 배달 대행 오토바이 사고, 기사 스스로 안전운전하길 바라는 기대만으론 문제를 풀지 못할 거란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정성수

오정현 기자 (ohh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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