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00곳씩 망해요" 자영업자의 절규

조해람 기자 입력 2021. 9. 14. 21:38 수정 2021. 9. 14.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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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무색한 두 번째 '코로나 추석' 앞둔 풍경

[경향신문]

재래시장도 체온 측정 후 입장 추석을 일주일 앞둔 14일 경기 성남시 모란민속5일장에서 장을 보러온 시민들이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른 체온 측정을 위해 줄지어 서 있다.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영업제한·업주 잇단 사망
소상공인 대책 촉구 회견
“방역 피해 온전한 보상을”
정부의 ‘차량시위’ 수사엔
“범법자로 몰지 말라” 항변

서울 마포구의 한 호프집은 지난 금요일에도, 토요일에도 문을 열지 못했다. 이 가게를 운영하던 A씨는 자신이 살던 원룸을 빼서 직원들의 월급을 챙겨주고 지난 7일 자택에서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20년 넘게 가게를 운영해왔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어려움은 견디기 버거웠다.

5일 뒤인 지난 12일 전남 여수의 한 치킨집 사장 B씨도 숨진 채 발견됐다. 그의 유서에는 ‘경제적으로 힘들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술집 사장들은 모바일 메신저 프로필 사진에 검은 리본을 달았다. 전국호프연합회는 13일 “고인의 안타까움은 저희 모두의 상황과 같았다”며 애도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위기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이 정부를 향해 영업제한 철폐와 손실보상을 재차 촉구했다.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자영업비대위)는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소상공인연합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년6개월이 넘는 코로나 영업제한으로 버티다 못한 소상공인들이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극한 비극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에 책임있는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위드 코로나’로의 방역정책 전환과 영업제한 철폐를 요구했다. 김기홍 자영업비대위 대표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에게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하는 현재의 방역정책은 사실상 실효성이 없음이 입증됐다”며 “정부는 위드 코로나로 방역정책을 전환해 소상공인들에게 온전한 영업의 자유를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인원제한 및 영업행태 제한으로 인한 손실도 반드시 손실보상의 범위에 포함시켜야 한다”며 “7월 이후의 소상공인 피해에 대해 정부는 (손실보상법을 통해) 온전히 보상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자영업자 차량시위에 대한 정부의 통제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대표는 지난 7월 정부 방역정책을 규탄하는 자영업자들의 도심 차량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8일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코로나19 이후 자영업자들은 66조원이 넘는 빚을 떠안았고 하루 평균 1000여개 매장이 폐업했다”며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살려달라고 외치는데 과연 그 목소리가 불법인지, 왜 범법자로 내모는 것인지 정부에 묻고 싶다”고 했다. 이어 “정당한 차량 행진마저 무리한 수사에 나서는 검경의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정부의 생활방역위원회와 손실보상위원회에 소상공인연합회가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 조치도 즉시 시행하고, 부가세 한시적 인하 등 세제지원과 정책자금 대출 확대도 촉구했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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