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갈 곳 잃은 호남 표심 흡수 위해 정중동 행보
[경향신문]
정세균 전 국무총리(71)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중도 하차하면서 이낙연 전 대표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같은 호남 출신인 정 전 총리의 지지율을 일부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다만 정 전 총리가 특정 후보 지지선언을 하지 않아 이 전 대표 측도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이 전 대표 측은 정 전 총리 사퇴가 가져올 영향에 대해서는 일단 긍정적으로 본다. 이 전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14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이낙연 후보의 호남 후보론이 탄력을 받아 지지층이 결집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오는 25~26일 호남 경선을 앞두고 표심 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서울 캠프 인원도 최소화하고 모든 인력을 호남에 집중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 20만명의 권리당원이 포진한 호남에 승부수를 걸어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현재 11만표가량 격차를 좁히겠다는 계획이다.
우려와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이 지사의 과반 득표를 저지하고 결선에 진출하기 위해선 4%대인 정 전 총리의 지지율을 끌어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 전 총리가 이 전 대표와의 단일화에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고, 그의 지지율이 온전히 이 전 대표 측으로 흡수된다는 보장도 없다. 이 전 대표 측 한 인사는 “호남에서 정 전 총리 영향력이 있지만, 선거는 결국 한 명, 한 명의 마음으로 결정되는 것인데 유불리를 쉽게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당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조직력보다 민심의 흐름이 중요해진 최근 선거에서 갈 곳 잃은 표심이 ‘이재명 대세론’으로 흘러들 것이라는 우려도 없지 않다.
이 전 대표는 조만간 정 전 총리에게 위로의 뜻을 전할 계획이다. 캠프 관계자는 “(정 전 총리로서는) 생각하지 못한 사태였을 것이기 때문에, 위로의 말과 함께 정권 재창출을 위해 역할을 하셔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씀도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무 단위에선 정 전 총리 사퇴 직후부터 물밑 접촉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젊은 여성암 환자 애프터케어(사후관리)와 관련해 사단법인 ‘쉼표’와 정책협약식을 갖고, 이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부모 가정에 국가가 양육비를 먼저 지급하는 ‘양육비 대지급제’ 공약을 발표했다. 15일부터는 다시 호남으로 내려가 전북, 광주를 차례로 방문하고 추석연휴에도 호남 일정을 소화할 것을 예고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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