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15일 1차 컷오프..'낮은 관심'도 컷오프 해낼까

박순봉 기자 2021. 9. 14.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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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선 주자들보다 ‘이·윤 갈등’ ‘고발 사주 의혹’ 더 주목받아
싱거운 토론전엔 시민들 ‘시큰둥’…기대 못 미친 흥행 ‘자초’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14일 1차 예비경선(컷오프)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두고 있지만 주목도는 낮다. 경선 시작 전부터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간 갈등으로 경선판이 얼룩졌고, 윤 전 총장 ‘고발 사주’ 의혹에 관심을 빼앗겼다. 대선 경선이 연이어 터진 두 개의 ‘블랙홀’에 빨려들어가면서 컨벤션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15일 1차 컷오프 결과를 발표하고 후보 11명 중 8명을 선발한다. 정권교체 여론이 높은 가운데 진행되는 제1야당의 경선이지만 시민들의 관심은 크지 않다.

경선 전부터 주자들 간 경쟁이 아닌 당대표와 ‘1위 주자’인 윤 전 총장 간 힘싸움이 경선판의 중심에 섰다. 윤 전 총장 입당 과정부터 신경전을 벌이던 두 사람은 입당 후에도 기싸움을 이어갔다. 윤 전 총장은 당의 공식 행사에 불참했고, 이 대표는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이 대표가 원희룡 전 제주지사에게 ‘윤 전 총장은 곧 정리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그 진의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당의 경선 준비 과정이나 다른 주자들의 행보가 묻혀버리는 부작용도 나왔다.

당 경선관리위원회가 출범하고 경선룰도 확정되면서 ‘이준석·윤석열 갈등’은 일단락됐다. 애초 15명의 후보가 등록하면서 국민의힘 대선 경선은 뜨거운 첫 그림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윤 전 총장 ‘고발 사주’ 의혹으로 경선이 묻혀버렸다. 국민의힘이 ‘박지원 게이트’라며 반격에 나섰고 여야가 프레임 싸움을 하면서 경선은 큰 주목을 끌지 못했다.

이는 국민의힘이 자초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의 갈등은 본질적으로 두 사람의 헤게모니 싸움이었다. 당내 주도권 투쟁으로 경선이 피해를 본 셈이다. ‘고발 사주’ 의혹도 언론 보도와 여권 공격이 촉발점이었지만, 야권도 프레임 싸움에 적극 응하면서 당내 경선 과정은 뒷전으로 밀렸다. 이 과정에서 당내 대선 주자들의 비전 제시와 공약 경쟁, 검증이 모두 묻혔다. 국민의힘은 ‘경선버스’ 출발 전 치열한 토론전 등을 예고했지만, 후보들 간 제대로 된 토론은 이뤄지지 않았다.

두 개의 ‘블랙홀’ 모두 유력 주자인 윤 전 총장과 관련돼 있지만 아직까지 당심의 변화는 크지 않다. 홍준표 의원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을 제치며 약진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한정하면 윤 전 총장 지지가 여전히 높다.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KSOI) 조사를 보면, 윤 전 총장은 입당한 직후인 8월 첫주부터 가장 최근 조사(지난 11~12일 조사)까지 국민의힘 지지층 사이에선 과반 지지를 얻으며 부동의 1위 주자로 나타났다. 지난 11~12일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56.3% 지지율을 보였다. ‘고발 사주’ 의혹 보도가 나온(지난 2일) 뒤 발표된 6일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52.7%를 얻었는데, 이후 조사에서 지지율이 더 높아진 것이다. 홍 의원의 상승세에도 윤 전 총장 지지율을 지탱하는 것은 국민의힘 지지층인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윤 전 총장이 의혹과 연루됐다는 수사 결과가 나온다면 국민의힘 지지층도 이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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