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가 무지하면 후유증이 크다

한겨레 2021. 9. 14.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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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못지않은 게 성인전이다.

인간적 갈등과 약점은 지워지고, 지순한 믿음만 기록한 성인전은 신자들에게 정서적 열등감과 자기비하감을 유발한다.

주님이나 성인들이나 지나치게 이상화시키면, 나와 함께 갈 분들이 아니라 신당집 신령처럼 되어버린다.

그런데 무지한 종교인들이 신자들에게 자신도 감당못하는 무지막지한 신앙적 요구를 하여서 많은 열심한 신자들이 신경증에 시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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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홍성남신부의 속풀이처방전]

회복적 서클 대화모임에서 타인들의 갈등과 아픔을 경청하고 있는 참석자들. 사진 조현 기자

#어린시절 읽은 위인전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인생모델로 제시해 아이들에겐 일시적 감동을 준다. 그러나 인간적 약점이 은폐되고, 그들의 치적 또한 왜곡된 위인전은 정서적 오염을 유발했다.

이에 못지않은 게 성인전이다. 인간적 갈등과 약점은 지워지고, 지순한 믿음만 기록한 성인전은 신자들에게 정서적 열등감과 자기비하감을 유발한다. 마데 더레사는 자신의 믿음이 약했음을, 자신이 냉담한 사람임을 고백해서 평범한사람들에게 위안을 주었다.

주님께서는 아래로내려오셨고, 인간적 약점마저 보이셨는데,성인들을 이상화함은 복음정신에도,신자들 신앙생활에도 도움이 되지않는다. 주님이나 성인들이나 지나치게 이상화시키면, 나와 함께 갈 분들이 아니라 신당집 신령처럼 되어버린다.

#영적지도와 심리치료는 어떻게 다른가. 딱 잘라 구분하긴 어렵지만 심리적으로 힘이 있는 사람들은 영적지도가 필요하고,약한 사람들에게 심리치료가 필요하다.

힘있는 사람들은 미운사람 사랑하고 이타적 삶을 실천하는 훈련해야한다. 힘없는 이들은 힘이 생길때까지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야한다. 주님께서도 약한이들에게는 별말씀없이 치유만 해주셨다.

그러나 제자들에게는 강도높은 요구를 하셨다. 가장 높은 수위의 요구는 ‘윈수 사랑 하길 네몸처럼 하라’는 것이다.

사람마다 처방이 다르셨다. 그런데 무지한 종교인들이 신자들에게 자신도 감당못하는 무지막지한 신앙적 요구를 하여서 많은 열심한 신자들이 신경증에 시달린다. 종교가 무지하면 후유증이 크다.

데레사 수녀.

#정신과 의사의 말을 들어보면,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이 약 이외의 요소들에 의해서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같이 입원한 사람들의 사연을 들으면서 자기가 힘든건 아무것도 아니란 생각이 생기고,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들 돌보면서 사랑받고 신뢰받으며 회복이 된다고 한다. 사람이 약이란 것이다.

정서적 지지치료는 교회의 본질을 말한다. 이런 치유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냥 종교건물이지 교회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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