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간식 배달 등 골목상권 침해 사업 접는다"..카카오, 상생방안 공개

요금 인상 논란 빚은 '스마트호출' 기능 폐지
골목상권 침해 사업 추가로 철수할 계획
'금산분리' 논란 케이큐브홀딩스는 사회적 기업 전환

카카오의 대표 캐릭터 '라이언'. 카카오 제공

카카오가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사업에서 철수한다. 당장 기업 대상 꽃이나 간식, 샐러드 배달 사업에서부터 손을 뗀다. 도마에 오른 카카오택시의 '스마트호출' 기능 또한 폐지한다. 협력사와 소상공인들을 위한 기금도 조성한다.

카카오는 14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상생협력방안을 내놓았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골목상권 논란 사업 철수 및 혁신 사업 중심으로 재편 △파트너 지원 확대를 위한 기금 5년간 3,000억 원 조성 △케이큐브홀딩스 사회적 가치 창출 집중 등이다. 최근 무분별한 사업 확장으로 후폭풍에 직면한 카카오가 주요 계열사 대표들과 함께 지난 13일부터 마련한 대응책이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이날 "최근의 지적은 사회가 울리는 강력한 경종"이라며 "카카오와 모든 계열 회사들은 지난 10년간 추구해왔던 성장 방식을 과감하게 버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성장을 위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우선 골목상권 논란에 휩싸인 사업의 경우엔 서비스 협력사들과 협력을 통해 철수 대상 분야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날 철수 업종으로 발표된 꽃이나 간식, 샐러드 배달 이외 사업까지 정리할 뜻을 밝힌 셈이다.

'깜짝 요금 인상'으로 마찰을 빚어낸 카카오모빌리티는 스마트호출 서비스의 전면 폐지와 더불어 택시 기사 대상 프로멤버십 요금을 월 9만9,000원에서 3만9,000원으로 조정한다. 아울러 가맹 택시 사업자와의 상생 협의회도 구성, 건강한 가맹 사업 구조 확립에 필요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전화호출 시장 진출 이후 갈등을 빚고 있는 대리운전 업계와의 상생 협력도 강화한다. 카카오는 대리운전 기사에게 받았던 기존 20%의 고정 수수료 대신 수요공급에 따라 0~20%의 범위로 할인 적용되는 ‘변동 수수료제'를 전국에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또 현재 동반성장위원회를 통해 진행되는 대리운전사업자들과의 논의 채널에서도 적극적인 상생안을 마련해 나갈 방침이다.

카카오는 상생 기금으로 5년간 3,000억 원을 마련해 택시기사, 대리운전 업계 등 플랫폼 종사자 및 소상공인들의 복지 증진에 지원키로 했다. 현재 방안을 준비중이며, 연내 세부 계획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각 분야에 진출한 카카오 계열사

최근 공정위에서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인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개인회사 케이큐브홀딩스는 미래 교육과 인재 양성 등 사회적 가치 창출에 주력할 계획이다.

김 의장이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케이큐브홀딩스는 카카오 주식 10.6%를 소유한 곳으로, 김 의장(13.3%)에 이은 카카오의 2대 주주다. 사실상 카카오의 지주회사 역할을 해왔다.

공정위는 케이큐브홀딩스가 지난해 정관에 '투자업'을 주된 사업으로 추가한 것을 근거로 이 회사를 금융회사로 보고 있다. 이에 케이큐브홀딩스가 비금융사인 카카오를 지배하는 것은 금산분리 원칙 위반이라는 것이다. 이런 지배구조가 법 위반으로 확정되면, 케이큐브홀딩스의 카카오 보유 지분에 대한 의결권은 제한된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