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이어 삼성중공업도 '제조업 탈중국'

장우진 2021. 9. 14.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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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중국 내 선박 블록 생산법인을 폐쇄키로 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중국 저장성 닝보시 닝보유한공사(영파법인)를 철수키로 했다.

삼성중공업은 1995년 중국 저장성 닝보시에 영파법인, 2006년에는 산둥성 롱청시에 영성법인을 각각 설립, 선박블록을 생산했다.

미국의 견제에 맞서 중국은 올 3월에는 '14차 5개년 계획 및 2035년 중장기 목표'에서 로봇, 반도체 등 8대 산업을 집중 육성해 2025년까지 자급률을 70%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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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 선박블록 생산법인 폐쇄
삼성D·LG도 줄줄이 엑소더스
미국 발 글로벌 공급망 재편속
당분간 중국 탈출 가속화할듯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중국 생산법인(북경현대기차). 현대차 홈페이지

삼성중공업이 중국 내 선박 블록 생산법인을 폐쇄키로 했다. 앞서 현대차가 베이징 1공장 정리 수순에 들어갔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한국 대기업들의 '탈 중국행'이 이어지고 있다.

표면적으로 중국 경제의 급격한 성장 속에 인건비 등 사업비 상승에 따른 구조조정 차원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경영환경 악화 속에 최근 미중갈등 심화에 따른 미국 발(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여기에 중국 내부의 '홍색규제' 강화까지 각종 악조건이 맞물린 탓이라며 국내 기업들의 '탈 중국행'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 분석하고 있다.

중국은 각 산업 분야 최대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정작 우리 기업은 발을 빼야 하는 형편인 것이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중국 저장성 닝보시 닝보유한공사(영파법인)를 철수키로 했다. 삼성중공업은 잔여 공정을 연말까지 마치고 내년 초 중국 정부에 자산 등의 인수인계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1995년 중국 저장성 닝보시에 영파법인, 2006년에는 산둥성 롱청시에 영성법인을 각각 설립, 선박블록을 생산했다. 하지만 2014년 이후 지속된 조선업 불황으로 중국법인의 물량 배정이 제한돼 고전하기 시작했다. 영파법인은 2015년부터 작년까지 6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내고 있다. 이 기간 누적 적자만 834억 원에 달한다.

사측은 효율성이 떨어진 영파법인을 철수하고, 대신 영성법인을 중심으로 중국 현지 사업 효율화에 꾀한다는 포석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5월 현대차 베이징1공장 매각을 추진하며 사업 재편을 결정했다. 지난 7월에는 현지 법인인 베이징현대와 둥펑위에다기아를 현대차와 기아의 대표이사 산하로 재편하는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장쑤성 LCD 생산라인을 매각키로 했고 LG전자는 작년 톈진과 쿤산에 위치한 생산법인 2곳을 매각했다.

이밖에 SK그룹은 중국 현지법인인 SK차이나가 지난 7월 중국 렌터카 사업을 진출 10년 만에 정리했다. 지난 6월에는 베이징에 위치한 SK타워도 매각했다.

중국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고전은 2017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사태 이후 두드러졌다. 현지에 확산된 한한령 여파로 한국 제품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감도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미중갈등이 심화하면서 중국내 한국 기업들의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미국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미중 관계는 반도체를 비롯해 IT(정보통신)산업과 관련 첨단기술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전면적인 대결관계로 치닫고 있다.

미국의 견제에 맞서 중국은 올 3월에는 '14차 5개년 계획 및 2035년 중장기 목표'에서 로봇, 반도체 등 8대 산업을 집중 육성해 2025년까지 자급률을 70%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내놨다. 이에 반도체 분야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나머지 분야에서는 중국의 자립 정책에 따라 우리 기업들의 설자리가 갈수록 줄어든 것이다.

미중 분쟁이 지속될 경우 한·중간 경쟁 심화에 더해 한·미간 연결 고리가 보다 단단해진다는 점에서 국내 기업이 탈 중국화를 가속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서는데 미국이 힘을 실어줬지만 현재는 이 관계가 어긋난 상황"이라며 "반도체 등 첨단 기술은 미국이 우위에 있는 만큼 선도 산업에서 미국과 손을 뗄 수 없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중 분쟁 속에서 선택의 문제에 섰는데 중국과 같이 가기에는 겹치는 분야가 많아 한중 경쟁관계가 심화됐다"며 "미중 관계에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면 탈 중국화가 더욱 빨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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