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 명차]하이브리드 진화한 '기블리'.. 마세라티 대중화 이끈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2021. 9. 14. 19:36
음악에서 장조와 단조가 주는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다. 장조는 안정적으로 전체 분위기를 이끄는 반면, 단조는 곡에 반전을 주거나 강조할 때 사용하는 음계다. 그만큼 단조는 특별한 경우에 쓰이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완성차업체들이 장조의 역할을 한다면 마세라티는 단조의 길을 가는 희소성 있는 브랜드다. 태생부터가 다르다. 마세라티는 1914년 레이싱카 전용차를 만들며 100년 넘게 고성능에 대한 독보적인 길을 걸어왔다. 잘 팔리는 것보다 빠르고 강력한 차를 만드는데 오랜 시간을 투자했다.
그중에서 기블리는 걸작으로 꼽힌다. 기블리는 지난 2013년부터 고성능 스포츠세단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품위 넘치는 겉모습에 고마력을 바탕으로 폭발적인 주행성능을 겸비한 게 이 차의 강점이다.
다양한 완성차업체들이 장조의 역할을 한다면 마세라티는 단조의 길을 가는 희소성 있는 브랜드다. 태생부터가 다르다. 마세라티는 1914년 레이싱카 전용차를 만들며 100년 넘게 고성능에 대한 독보적인 길을 걸어왔다. 잘 팔리는 것보다 빠르고 강력한 차를 만드는데 오랜 시간을 투자했다.
그중에서 기블리는 걸작으로 꼽힌다. 기블리는 지난 2013년부터 고성능 스포츠세단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품위 넘치는 겉모습에 고마력을 바탕으로 폭발적인 주행성능을 겸비한 게 이 차의 강점이다.
최근 만나본 기블리는 시대의 숙명을 반영해 하이브리드로 재탄생했다.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는 친환경 차량인 동시에 마세라티 브랜드의 특징인 고급스러움과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살린 차량으로 평가받고 있다.
외형은 기존 기블리에서 큰 차이가 없다. 8년 전 모습 그대로지만 유행에 뒤처지거나 오래된 느낌이 전혀 없다. 오히려 기블리 디자인은 오래될수록 가치를 인정받는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다가왔다.
다만 기능적인 측면과 하이브리드 특징을 구현하기 위해 일부 다듬어졌다. 테일램프에 장착된 부메랑 모양의 LED 클러스터 변화가 가장 눈에 띈다. 해당 클러스터는 3200 GT와 알피에리 콘셉트카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가장자리는 블랙, 중앙에는 레드, 하단 섹션은 투명하게 구성됐다. 모터스포츠의 역사와 함께해 온 마세라티의 DNA가 인상적으로 반영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신형 기블리는 친환경 모빌리티의 상징인 푸른 계열의 색상을 적용해 차량 곳곳에 하이브리드 차량으로서의 정체성을 표현했다. 차량의 측면에 나란히 위치한 마세라티의 시그니처 에어 벤트와 C 필러 세타 로고에는 파란 색깔이 기본으로 적용돼 하이브리드 분위기를 맞췄다.
마세라티 상징인 프런트 그릴 역시 손을 봤다. 프런트 그릴은 독특한 마세라티 튜닝 포크 모양 바를 적용해 우아함을 극대화했다. 튜닝 포크는 극도의 순수한 소리를 공명을 통해 전달하는 도구다. 이러한 도구의 의미와 형상이 그릴에 반영돼 하이브리드 트라이던트 로고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신형 기블리 실내에는 전자식 계기판을 비롯해 센터 콘솔에 직관적인 기어 시프트 레버와 드라이빙 모드 버튼 그리고 양질의 주조 알루미늄으로 구성된 오디오 볼륨키, 직관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회전식 조절 버튼이 잘 정돈된 느낌으로 배치돼 있다. 콘솔에는 두 개의 컵 홀더, 12V 파워 소켓, SD 카드 리더 연결 장치, 휴대전화 거치 공간, USB 소켓과 음악 재생, 영화나 이미지 감상이 가능한 aux-in 포트가 포함돼 있다.
차량 실내 곳곳을 장식한 ‘블루 스티치’도 눈길을 끈다. 시트, 암레스트, 도어 패널, 대시보드 등 시선을 사로잡는 곳곳에 블루 악센트가 추가되면서 한층 더 미래 지향적인 실내 분위기를 더 자아낸다.
시동을 걸면 마세라티 특유의 날카롭게 깔리는 우렁찬 배기음이 심장을 울린다.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는 마세라티 시그니처 배기음을 그대로 담았다. 앰프 없이도 배기가스 흡입관의 유체역학을 조절할 뿐만 아니라 공명기를 활용해 포효 하는 듯한 소리를 낸다. 하이브리드로 오면서 기블리 배기음은 더욱 강력한 울림을 전달했다.
신형 기블리는 2.0ℓ 4기통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과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했다. 최고 출력은 330마력, 최대 토크는 45.9kg·m.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은 5.7초다. 최고 속도는 시속 255km다.
무엇보다 고속주행은 기블리의 자랑거리다. 기본 모드에서도 힘이 충분했지만 스포츠플러스로 바꾸면 능력치를 한껏 끌어올릴 수 있다. 엔진 소리가 거칠게 바뀌면서 한계 속도를 향해 무섭게 돌진한다. 엔진 배기음과 어우러지는 폭발적인 주행 성능은 확실히 운전의 재미를 느끼게 하는 요소다.
코너링도 수준급이다. 급격한 곡선주로에서 한 치의 오차 없이 주행 궤적을 타고 그대로 빠져나왔다. 비결은 전후 무게 배분에 있다. 엔진은 전면에, 배터리는 후면에 장착해 앞뒤 무게가 균형을 이루도록 했다. 이에 공차 중량 2t이 넘는 차량임에도 회전 구간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이루어졌다.
제동력도 좋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시속 100km에서 35.5m 이내에 차를 멈출 수 있다. 마세라티가 선도하는 듀얼 캐스트 기술은 주철의 강도와 알루미늄의 가벼움을 결합해 현가 하질량을 낮추면서 핸들링을 향상시키는 기술이다. 이러한 브레이크는 높은 수준의 적용 면적과 냉각 효율을 발휘하며 스포츠 드라이빙 상황에서도 일정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제동력은 전체 제동 성능의 일면에 불과하다. 브렘보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기블리 제동 시스템은 단순한 제동 능력뿐만 아니라 청각적 안정감의 최적화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하이브리드차 답게 연비도 개선됐다.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에 적용된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일반 하이브리드보다 작은 배터리 용량을 갖고 있다. 그 대신 엔진 터보차저를 보조해 낮은 분당 회전수에서도 엔진 출력이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하는 이부스터를 상시 가동해 엔진 효율을 높여주고 가솔린 엔진에서 사용된 에너지가 감속과 제동 과정에서 회수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를 통해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는 가솔린 모델(ℓ당 7.9km)보다 높은 ℓ당 8.9km의 복합 연료소비효율을 달성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2% 줄였다. 실제로 서울 근교를 200km 왕복하는 동안 최종 연비는 9.5km/ℓ가 나와 제원보다 높은 연료 효율성을 보였다.
첨단 운전 보조장치는 더욱 강력해졌다. 먼저, 능동형 드라이빙 어시스트는 사전 설정 속도로 조절하는 등 운전자의 피로를 완화해 편안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이다. 이 기능의 기존 버전은 고속도로에서만 사용이 가능했지만 일반 수준의 도로 및 교통 상황에서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을 활성화해 최대 145km/h 속도까지 사용할 수 있다.
속도감을 즐길 때 차량이 흔들리지 않도록 ‘통합 차체 컨트롤 안정장치’를 추가한 것도 신형 기블리의 특징이다. 차체의 움직임이 불안정하다고 판단되면 즉시 엔진 토크를 낮추고 각 바퀴에 제동력을 분배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차선 유지 어시스트를 작동시키면 고속 장거리 운전 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전보다 주행 차선 중앙 유지 정확도를 높였다. 조향 시스템의 입력을 바탕으로 차량이 차선을 벗어나지 않도록 유지하며 계기판 디스플레이를 통해 상세 상태를 표시한다.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에서 비주얼& 햅틱 기능을 선택하면 스티어링 토크 보정을 통해 개입한다. 이 시스템은 60km/h~180km/h의 속도에서 작동한다.
가격은 부가가치세를 포함하고 올해 말까지만 적용 예정인 개별소비세 인하분을 반영했을 때 기본형 1억1450만 원, 그란루소 1억2150만 원, 그란스포트 1억2050만 원이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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