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지난 카카오, 이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김현아 2021. 9. 14.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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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14일 카카오를 '생활플랫폼 혁신 기업'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성장 기업'으로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카카오가 이날 발표한 사회적책임 강화 방안은 △기업 고객 대상 꽃·간식·샐러드 배달 중개 서비스 등 골목상권 논란 사업 철수 △택시 기상 대상 프로멤버십 월 9만9천원→월 3만9천원 인하와 스마트호출 서비스 폐지 △5년간 3천억 규모의 파트너 상생기금 마련 △김범수 의장 개인 회사 케이큐브홀딩스의 사업방향 변경 및 두 자녀 퇴사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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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촉발한 모빌리티 요금인상, 김범수도 몰라
컨트롤타워 부재로 리스크 관리 어려워
내부 경쟁 심하지만 계열사별 조율도 삐그덕
부서 경쟁 치열한 스타트업 문화 탈피해야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14일 카카오를 ‘생활플랫폼 혁신 기업’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성장 기업’으로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김 의장의 이러한 쇄신안에도 불구하고 카카오에 대한 우려의 시선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김 의장이 주요 계열사 대표들과 이틀간 전체 회의를 통해 내놓은 쇄신안임에도 이번 사건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이다.

김 의장과 카카오를 잘 아는 빅테크업계 전문가들은 카카오가 리스크 관리에 약했던 것은 각 사업 부문별 ‘평가시스템’과 158개나 되는 계열사들을 조율하는 ‘컨트롤타워’ 부재가 원인이라 말한다.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계열사 간 독립경영이 의도하지 않았던 갑질과 독점 논란을 낳았다는 것이다.

사실 카카오의 모든 신사업과 사업구조 개편은 김범수 의장의 머리속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58개나 되는 계열사를 김 의장의 비전대로 일관되게 제어하기란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김 의장은 “최근의 지적은 사회가 울리는 강력한 경종“이라며 ”지난 10년간 추구해왔던 성장 방식을 버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성장을 위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카카오가 이날 발표한 사회적책임 강화 방안은 △기업 고객 대상 꽃·간식·샐러드 배달 중개 서비스 등 골목상권 논란 사업 철수 △택시 기상 대상 프로멤버십 월 9만9천원→월 3만9천원 인하와 스마트호출 서비스 폐지 △5년간 3천억 규모의 파트너 상생기금 마련 △김범수 의장 개인 회사 케이큐브홀딩스의 사업방향 변경 및 두 자녀 퇴사 등이다.

하지만 현재 같은 경영 구조로는 정치권 등 대외적인 리스크 관리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리스크 관리나 사업부문별 조율 기능을 담당할 컨트롤타워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이번 카카오 리스크를 촉발한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요금 인상(스마트호출료 인상)만 해도 김 의장이 모르는 등 계열사 전체의 리스크 관리나 사업부문별 조율 기능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카카오 역시 계열사 대표들 간 수시로 소통하지만, 각자가 철저한 독립 경영을 표방한다. 계열사 대신 카카오 공동체라고 부르는 것도 같은 이유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도 일주일 차이로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고, 카카오페이가 결국 일정을 늦추는 등 계열사 IPO 시기 조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2019년 말 35년을 한국투자증권에서 일한 김주원 부회장을 금융 컨트롤타워로 영입했지만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사업구조를 총괄하진 않았고 뱅크와 페이는 상호 경쟁하는 구조였다”면서 “카카오는 이제 CEO의 아이디어나 부서간 경쟁 전면화를 무기로 성장하는 스타트업들의 기업 문화를 가져가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삼성 출신인 김범수 의장이 각 계열사를 대하는 태도 역시 성과를 강조하는 내부 평가시스템에 있었다는 점도 카카오 전체의 리스크 관리가 취약해진 원인중 하나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올 들어 택시 기사 대상의 월 9만 9000원 유료 멤버십을 출시하고 스마트호출의 이용료를 최대 5000원까지 인상하려 했다가 포기한 것도 IPO를 앞둔 모빌리티의 수익화 압박이 작동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130억 영업손실을 봤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정책대학원 교수는 “그동안 플랫폼들이 사업자와 소비자를 포함한 정치권, 정부 등의 대외 환경에 다소 둔감한 측면이 있었다”면서 “카카오의 경우 수많은 계열사들의 의사결정이 전체적인 기업의 방향과 불일치하는 측면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점에서 카카오에도 대외 환경에 대한 반응성을 높이고 기업의 거시적 전략을 조정하는 컨트롤타워 기능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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