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근의 족집게로 문화집기] 임영웅·영탁.. 톱6와 '사콜'

2021. 9. 14.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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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 문화평론가

TV조선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터트롯' 상위권 출연자들로 구성된 '톱6', 임영웅 영탁 이찬원 정동원 장민호 김희재의 활동계약이 끝났다. 그동안은 마치 그룹처럼 톱6라는 이름으로 TV조선이 위탁한 소속사의 관리를 받으며, TV프로그램과 콘서트를 공동으로 진행했었다. 그 계약이 마무리되어 톱6는 마침내 역사의 한 장으로 사라졌다.

계약 종료로 활동을 접는 연예인들은 흔하다. 해체되는 그룹도 많다. 그럴 때마다 일일이 '역사의 한 장' 운운하진 않지만 톱6에 대해선 그렇게 표현하는 이유는 이들이 아주 각별한 위상이었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 이들처럼 범국민적 사랑을 받은 가수들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과거 미디어와 대중문화가 발달하지 않았을 땐 모든 스타가 국민스타였다. 하지만 지금은 미디어가 세분화되고 대중문화가 고도화돼 보편적 사랑을 받는 국민스타가 드물어졌다. 미디어의 발달은 계속해서 이어지기 때문에 앞으로 국민스타가 나타나긴 더 힘들어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미스터트롯' 톱6는 역사적인 수준으로 각별한 존재였다.

한국갤럽이 진행한 '2020년을 빛낸 가수' 조사에서 임영웅은 10대를 뺀 모든 연령대에서 4위 안에 드는 괴력을 발휘했다. 20대 4위, 30대 2위, 40대 1위, 50대 1위, 60대 1위였다. 반면에 최고의 아이돌스타인 방탄소년단은 10대 1위, 20대 1위, 30대 1위, 40대 3위가 다였다. 임영웅이 더 광범위한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은 것이다. 임영웅은 2020년 네이버 인물검색 순위에서도 1위에 올랐다.

2020년 갤럽조사에서 영탁도 20대부터 60대 이상까지 5개 연령대에서 순위에 올랐다. 이찬원과 정동원은 30대부터 60대 이상까지 4개 연령대에서 순위에 올랐다. 장민호도 50대, 60대 이상까지 2개 연령대에서 순위에 올랐다. 반면에 젊은 가수들은 아이유가 4개 연령대, 블랙핑크와 트와이스가 3개 연령대, 지코와 레드벨벳이 2개 연령대에서 순위에 올랐다.

이 조사 결과를 보면 톱6가 발라드, 댄스, 힙합 등을 하는 가수들보다 폭넓은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존에 중년이상 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누린 트로트 스타들은 많았지만 톱6는 비교적 젊은 세대에게까지 사랑받았다는 점이 특별하다. 그러므로 가히 국민스타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들이 코로나19 국면에 우리 국민을 위로해줬다.

이번에 톱6 계약종료와 함께 종영하게 된 '사랑의 콜센타'도 국민을 위로해준 프로그램이었다. 한국갤럽이 매월 조사하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TV프로그램' 순위에서 '사랑의 콜센타'는 2020년 4월에 시작된 이래 5월부터 12월까지 모두 1위였다. 2021년엔 4위를 한 번 했을 뿐 계속해서 3위 이상의 자리를 지켰다. 다른 프로그램들은 한 순간 인기를 얻을 때 1,2위를 하기도 하지만 그 시기가 지나면 바로 낮은 순위로 내려가는 데 반해 '사랑의 콜센타'는 지속적으로 최상위권을 지킨 것이다. 방영기간 내내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는 뜻이다.

'사랑의 콜센타'엔 톱6와 더불어 국내 정상급 가수들이 나와 최고의 무대를 펼쳤다. 특히 여기에서 톱6의 무대 영상들이 화제를 모으면서 매주 역주행을 만들어냈다. 임영웅의 무대 영상이 유튜브 뮤직 핫이슈 차트 1위, 네이버TV 1위 자리를 줄곧 지켰고, 다른 멤버들의 무대도 높은 순위에 올랐다.

아이돌차트 평점랭킹에선 현재 임영웅이 무려 24주 연속 1위를 달리고 있고, 2위 이찬원을 비롯해 다른 톱6 멤버들도 높은 순위에 올라있다. 성인가요 가수가 이런 차트에 이름을 올릴 날이 올 거라곤 과거에 생각도 못했었다.

'미스터트롯'은 트로트 오디션으로 시작됐지만 그 차원을 훨씬 뛰어넘는 역사적인 수준의 초대형 스타를 탄생시킨 셈이다. 역대 그 어느 오디션도 이런 스타군단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미래는 알 수 없지만, 톱6의 인기는 전무후무할 가능성도 있다. 그럴 정도로 요즘 세태에 나타나기 힘든 국민적 인기였다. 향후에 현 시기를 다룬 사회문화사가 쓰인다면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코로나19 시기에 국민을 위로해준 키워드로 톱6와 '사랑의 콜센타'는 반드시 언급될 것이다. 계약종료와 함께 톱6 TV활동과 콘서트 모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톱6 멤버들의 솔로활동이 계속해서 국민에게 흥과 위로를 전해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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