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질문 '청주간첩단' 두고 공방.."文, 간첩 도움받아" vs "안보 불안 부추겨"

이철 기자,최동현 기자,유새슬 기자,이준성 기자 2021. 9. 14.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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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기 "文, 간첩 도움 받아 대통령 됐다" vs 김민철 "수십만 명 임명장 어떻게 기억하나"
北 영변 핵시설 가동에 김부겸 "신의성실 원칙 어긋난다 생각"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 5차 본회의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여야 의원들의 의석이 대부분 비어있다. 2021.9.14/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이철 기자,최동현 기자,유새슬 기자,이준성 기자 =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이 열린 14일 야당 의원들은 정부에 청주간첩단, 군사계획 등을 두고 날선 공세를 폈다.

반면 여당은 야당이 안보불안을 부추긴다며 방어에 나섰다.

◇여야, 청주간첩단 공방 치열…한때 고성도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청주간첩단 사건에 문재인 대통령 대선캠프 관계자가 연루된 것과 관련해 김부겸 국무총리에게 "문 대통령은 간첩의 도움을 받아 대통령이 된 것"이라며 "대통령이 간첩 도움을 받은 것이 사실인데,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하거나 해명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의 발언 직후 본회의장 여당석에서는 고성이 터져 나왔고, 김 총리도 "제가 답변할 시간을 달라", "국가원수에 관한 표현은 신중을 기해달라"며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김 의원은 또 "대선캠프에 간첩이 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아무리 그렇더라도 (캠프가) 간첩을 못 가려내고 특보로 집어넣느냐"라며 "문재인 정부는 집권 내내 국민 고통에는 눈을 감고 국가안보를 나 몰라라 했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간첩 혐의가) 최종 확정되려면 재판 과정이 있어야 한다"며 "국민의 선택을 받은 대통령이 간첩 때문에 당선됐다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에 이어 질의한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금 전 김 의원이 말한 것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5000년 역사를 통틀어 국방력은 가장 강하다고 생각한다. 매년 국방 예산을 7% 이상 투입했다. 박근혜·이명박 정부 당시 4~5% 투입하던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도 지금 야당에서는 안보 불안을 부추긴다"며 "내 생각에 최고의 안보는 국민의 하나된 마음이다. 불안감을 부추겨서 안보를 분열시키는 것이야말로 안보의 최고의 적"이라고 말했다.

김민철 민주당 의원도 "대선 때는 보통 몇만 명이 아니라 수십만 명, 심지어 박근혜 때는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임명장이 나갔다고 한다"며 "거기에 대해(특보 임명에 대해) 다 알 수 없는 것"이라고 옹호했다.

하지만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국무총리가 간첩단 사건을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는 것은 충격적"이라며 "그 관련자가 대선캠프에서 어떤 역할을 했던 국민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해야지, 마치 남의 나라에서 일어난 것처럼 말하느냐"고 따졌다.

김 총리는 "마치 대선캠프 전체에 간첩이 스며들어서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다, 간첩 덕분에 대통령이 됐다는 표현은 너무 지나친 것 같아서 문제제기를 강하게 했던 것"이라면서도 "국민들이 봤을 때 여러 가지 불미스럽게 비칠 수 있었다면 제 불찰이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1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91회 정기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김부겸 총리가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1.9.1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영변 핵시설·순항미사일 발사…"북한이 핵 포기할 것 같나" 비판도

이외에 김 총리는 북한이 7월 초 영변 핵시설을 재가동한 것에 대해 "남북 간 신의성실 원칙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김 총리가 북한 핵시설 재가동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김 총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보고서를 발표(지난달 27일)하기 전에 관련 사실을 보고 받았느냐'는 질의에 "못 받았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시설을 재가동한 의미에 대해서는 "북한이 핵개발 능력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로 읽히거나, 혹은 미국이나 다른나라들이 충분히 보고 있을 텐데, 북한이 이런(핵개발) 의지를 과시한 것이 아닌가"라고 평가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 역시 "방금 총리 답변처럼 합의 내용의 위반은 아니라 하더라도 합의 정신에는 반하는 것이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야당 의원들은 북한이 지난 주말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한 것을 두고 집중 질의하기도 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에서 순항미사일 발사했는데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소집이 없었다"며 "북한은 8차 당대회에서 순항미사일 방향으로 가겠다고 선언하고 올해 들어 3번이나 실험을 했는데도 당사자인 우리 정부는 경고, 항의 없이 애매한 입장으로 일관하는데 누가 우리 안보를 걱정해주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정 장관은 "순항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며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지만 안보리 결의 위반은 아니기 때문에 미국 정부와 긴밀히 공조하고 있고 미국 정부 역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때와는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리 정부와 잘 공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태 의원은 "문재인 정부 4년간 외교·통일·안보 정책은 총체적 실패다. 강력 동맹, 국제공조 우선 대신 '김정은 우선 정책'을 폈다"며 "북한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고 김정은 위원장 남매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면 김 위원장이 핵 포기하나. 선거용 정상회담으로 북핵이 해결될 것이라는 환상은 이제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기 위해선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며 "하나는 북미 간 싱가포르 선언의 연장선상에서 1단계 실행방안을 마련해 북미 합의가 돼야 할텐데, 하노이 회담에서 시도됐다가 성과 없이 끝나면서 중단된 상태다. 하노이에서 마지막에 합의 못했던 영변 핵시설 폐쇄와 북이 원하는 제재완화 방안에 대한 입장이 있나"라고 질문했다.

이에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오기 위해선 북한 나름대로 명분이 필요하리라 생각한다"며 "그런 과정에서 우리가 군사적 분야에서 적대정책의 문제, 비군사적 경제적 제재 문제에 대해 좀더 유연하게 접근해보는 시도를 할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ir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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