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① "폐업도 마음대로 못 해" 자영업자들 속사정
[KBS 광주] [앵커]
코로나19 장기화로 생활고를 호소하는 자영업자들의 목소리가 큽니다.
거리두기 때문에 영업하고 싶어도 못하고 문을 닫기도 쉽지 않은 상황인데요.
빚이란 족쇄에 묶여 폐업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업주들의 사연을 들어봤습니다.
김정대 기자입니다.
[리포트]
업소용 조리대와 냉장고가 빽빽하게 들어찼습니다.
공간이 없어 지붕에까지 물건을 쌓아뒀습니다.
폐업한 식당에서 사들인 중고물품을 보관한 창고입니다.
[A 씨/중고물품 거래상 : "지금 폐업이 많다 보니까. 물건은 계속 쌓이고 나가는 건 별로 없어요. 그러다 보니까 저희도 포화 상태이고..."]
지난해 광주에서 문을 닫은 식당은 천 6백여 곳.
올해 상반기에도 9백 곳 이상이 영업을 포기했습니다.
[이경채/광주소상공인연합회장 : "직원 한 사람이라도 있는 데는 직원 돈 줘야지, 집세(임대료) 줘야지, 공과금 줘야지 하다 보니까..."]
장사를 하면 할수록 손해지만 문을 닫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우선 남은 임대 기간이 발목을 잡습니다.
[송상하/음식점 운영 : "1년 내지 2년 이렇게 계약을 하고, 또 길게는 5년 이렇게 계약을 하고 있는데요... 저같은 경우에는 지금 현재 보증금에서 (월세를) 제하고 있는 부분이고요."]
빚이란 족쇄도 폐업을 힘들게 합니다.
3년째 식당을 운영하는 송상하 씨는 장사를 접는 순간 1억 원이 넘는 소상공인 지원 대출금 등을 상환해야 합니다.
빚 독촉 우려에 송 씨는 울며 겨자 먹기로 손해 보는 장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송상하/음식점 운영 : "(대출 상환) 유예를 해주거나 연장을 해준다던지 그런 정책이 없는데... 폐업을 해버리면 지금 재난지원금이나 이런 부분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영업을 계속 하는 거죠.)"]
시설 철거비용도 부담입니다.
[이기환/유흥주점 업주 : "소득은 없는 데다가 원상복구를 하려면 어차피 그 돈마저도 대출을 받아야 되고..."]
소상공인 단체는 폐업하고 싶어도 실행하지 못한 광주의 자영업자가 전체의 3분의 1에 달한다며, 결과적으론 줄폐업이 이어질 것이란 암울한 전망을 내놨습니다.
KBS 뉴스 김정대입니다.
촬영기자:이승준·조민웅
김정대 기자 (kongmye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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