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안 내놓은 카카오..'골목대장' 논란 꺼지나

김성현 기자 2021. 9. 1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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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사업 철수·상생기금 조성 골자.."과감하다"vs"미흡하다" 평가 엇갈려

(지디넷코리아=김성현 기자)‘문어발식’ 외형 확장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카카오가 일부 사업을 철수하고, 파트너 지원을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상생 방안을 마련했다. 

택시·대리업계와 소통을 강화하고, 기존 사업 방식에서 벗어나 신사업 발굴에 무게추를 옮기겠다는 움직임이다. 이번 상생안으로 카카오를 향한 국회와 정부, 업계의 날선 비판이 무뎌질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카카오는 13~14일 이틀 동안 전체 회의를 열고 ▲케이큐브홀딩스 사회적 가치 창출 집중 ▲5년간 파트너 지원 확대를 위한 기금 3천억원 조성 ▲골목상권 논란 사업 철수 및 혁신 사업 중심으로 재편 등 상생안을 발표했다.

지주사격 케이큐브홀딩스 '사회적 기업'으로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는 카카오 지주회사 격인 케이큐브홀딩스의 제출 자료 누락 혐의에 대해 조사 중이다. 공정위는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최근 5년간 제출한 지정자료에서 케이큐브홀딩스 관련 자료를 누락하고, 허위 보고한 정황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지정자료는 ‘공시 기업집단’ 지정을 위해 매년 공정위가 동일인(총수)에게 제출받는 자료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상반기 기준 카카오 지분 10.59%를 보유해 김범수 의장(13.3%)에 이어 카카오가 2대 주주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상생안에 따르면 카카오는 김 의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케이큐브홀딩스를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미래 교육, 인재양성 등 사회적 가치 창출에 집중한다는 방향이다.

김 의장은 “최근 지적은 사회가 울리는 강력한 경종”이라며 “지난 10년간 추구해왔던 성장 방식을 과감하게 버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성장을 위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아울러 공동체 차원에서 5년간 상생 기금 3천억원을 조성한다. 카카오모빌리티도 참여해 플랫폼 종사자와 소상공인 등 복지 증진에 힘을 싣는다. 현재 방안을 준비 중이며 연내 세부 계획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스마트호출 폐지·대리운전 업계 위한 상생안 마련

카카오는 카카오T 택시 서비스에도 칼을 댄다. 배차 서비스인 스마트호출을 전면 폐지하고, 택시 기사 대상 프로멤버십 요금을 9만9천원에서 3만9천원으로 인하한 것.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스마트호출 요금을 1천원에서 0~5천원 탄력 요금제로 변경했지만, 소비자 공분이 일자 요금을 0~2천원으로 재조정했다.

올 초 선보인 유료 요금제 프로멤버십은 ▲원하는 목적지에 빠른 배차 ▲단골 승객 호출 시 우선 배차 ▲승객 밀집 지역 표시 등 기사들을 위한 편의 기능이다. 다만, 과도한 이용요금(기존 월 9만9천원)과 가입 요건에 평점 조항을 넣는 등 ‘대기업 횡포’란 지적이 잇따랐다.

카카오는 프로멤버십 요금과 혜택에 대해 택시 업계와 협의를 통해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가맹 택시 사업자와의 상생 협의회도 구성한다. 서울에선 100여개 택시 운수사업자가 참여한 협의체가 발족했다. 지역별 ‘가맹택시 상생 협의회’를 구성해 전국 법인·개인 가맹택시 사업자들과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지디넷코리아)

대리운전 기사들을 위한 지원책도 선보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대리운전 1위 서비스 1577 대리운전을 운영하는 코리아드라이브와 신규 합작법인 ‘케이드라이브’를 최근 설립했지만, 대리운전 업계는 카카오 행보를 '시장 약탈'로 보고 사업 철수(축소)를 요구하는 등 맞불을 놨다.

카카오는 대리운전 업계 의견을 수용해 기존 20% 고정 수수료 대신, 수요·공급에 따라 0~20%의 범위로 할인 적용되는 ‘변동 수수료제’를 전국적으로 확장한다. 또 동반성장위원회를 통해 진행되는 대리운전사업자와의 논의 채널에서도 진일보한 상생안을 마련한다고 했다.

혁신+이용자 후생 고려한 사업 전개

이외에도, 카카오는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꽃·간식·샐러드 배달 중개 사업에서 철수한다. 해당 서비스를 제공해 온 기업에 미칠 사업 손실 등을 우려해 충분한 절차를 거쳐 점진적으로 사업을 축소해나갈 계획이다.

카카오는 자율주행과 이동 서비스 혁신, B2B 기반 모빌리티 기술 연구개발에 주력하면서, 동시에 신사업 구축을 위한 글로벌 비즈니스에 집중하기로 했다. 신사업 진출 시 정보기술(IT) 혁신에 이용자 후생을 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국내 스타트업, 해외 파트너와 협업해 정밀지도 구축, 내비게이션 빅데이터 기술 확보 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업계 종사자들과의 대화와 협력을 통해 혁신을 지속해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금번 상생안을 두고,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큰 방향과 함께 내용 역시 과감했다"며 "업계와의 추가적인 조율, 지배구조 등 문제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엽적이고, 미시적인 상생안"이라며 "업계 후발주자가 커갈 수 있는 등의 구체적인 방안들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카카오가 꾸준히 B2C(소비자거래) 사업을 영위하고, 수수료 등 본질적인 문제를 손대지 않는 이상 관련 이슈는 꾸준히 제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현 기자(sh0416@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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