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외래종 유입으로 90억 유로 피해..전 세계는 1조 유로

이두형 2021. 9. 14.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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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연구진, 해외 유입종으로 인한 피해 측정

앞서 해외 유입종의 위협 알리는 경고 꾸준히 제기

초기 대응 중요 “어느 종이 유입했는지 조속히 파악해야”

외래종 유입으로 인한 피해를 경제적으로 산출한 결과 프랑스에서만 수십억 유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앞으로 어떤 종이 들어올지 파악하는 것보다 유입종에 대한 초기 대응 전략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프랑스앵포에 따르면 지난 9월 4일부터 7일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회의에서 지난 25년간 외래종 침입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프랑스에서만 90억 유로(한화로 12조 4,816억 5,000만 원)에 달한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단위로는 지난 1960년대부터 외래종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1조 유로(한화로 1,386조 8,5000억 원)를 넘어서는 것으로 산출됐다. 이번 연구는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CNRS)와 파리 사클래 대학교(Université Paris Saclay), 아그로 파리 테크(Agro Paris Tech) 주도하에 진행됐다.

이번 연구 결과를 두고 외래종으로 인한 피해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날 프랑스에서 보고된 외래종은 2,700종이 넘는데 해당 연구에서는 극히 일부인 약 100종만이 분석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외래종 유입을 경고하는 목소리는 꾸준히 제기됐다.

프랑스앵포의 지난 3월 31일 보도를 보면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 프랑스 개발조사연구소(IRD), 그리고 파리 사클래 대학 연구진들의 조사 결과 곤충과 설치류 등 외래종 유입으로 인한 전 세계 피해 규모가 지난 40년간 약 1조 3,000억 달러(한화로 1,528조 8,000억 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여기에는 농업은 물론 임업과 어업, 그리고 보건 등에 미치는 영향 등을 경제가치로 환원해 반영됐다.

르파리지앵의 지난 3월 31일 지난 50년간 외래종 유입으로 인한 전 세계 단위의 피해 규모에서 모기가 1,487억 달러(한화로 174조 7,225억 원)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쥐가 411억 달러(한화로 48조 2,925억 원), 불개미 173억 달러(한화로 20조 3,275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러한 해외 유입종으로 인한 피해는 실제 위협이 되고 있다.

르피가로의 지난해 7월 30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전 해외영토부 장관 에리카 바레트(Ericka Bareigts)를 위원장으로 하는 흰줄숲모기(mostiques-tigres) 확산에 따른 공공정책 마련을 위한 위원회가 구성됐다. 위원회에 따르면 2004년만 해도 프랑스 내 어떤 대도시권에서도 흰줄숲모기가 발견되지 않았으나, 불과 16년 만에 96 대도시권 중 절반에 달하는 58개 곳에서 해당 모기가 발견됐다.

Cnews는 올 8월 프랑스 브레카뉴 지역에서도 처음으로 흰줄숲모기가 발견됐다고 지난 8월 29일 전한 바 있다. 흰줄숲모기는 소두증과 뇌신경 장애 등을 유발하는 지카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흰줄숲모기 출현을 경고하는 브레타뉴 지역보건청의 트윗 ©트위터

그 외에도 프랑스앵포의 9월 7일 보도를 보면 북미가 원산지인 돼지풀(ragweed)이 오베르뉴-론느-알프스(Auvergne-Rhône-Alpes) 지역에 널리 퍼져 있는데, 이로 인해 약 50만 명 인구가 알레르기 증상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로 인한 의료비 지출만 2016년 기준으로 4,000만 유로(한화로 554억 6,24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더불어 외래종 유입으로 인한 생태계 교란도 큰 고민거리다.

프랑스 블루의 8월 31일 기사에 따르면 프랑스 루와흐(Loire) 지역에는 아시아가 원산지인 재첩과의 민물조개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해당 조개는 매우 뛰어난 수질 정화 능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전과 달리 수질이 매우 맑아지면서 먹이사슬 하단에 있는 어종들이 포식자들에게 쉽게 노출되고, 또 물을 탁하게 만드는 미세입자들을 먹이로 삼는 생물들도 생존에 위협을 받는다는 점이다.

이처럼 외래종으로 인한 피해가 특정 국가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심각하게 드러남에 따라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다비드 르노(David Renault)는 9월 7일 프랑스앵포를 통해 “의심의 여지 없이 현시점에서 이미 자리를 잡고 유입된 외래종에 대응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그럼에도 우리는 어떤 종이 유입됐는지 조속히 파악해야 하며 이에 적절한 초기 대응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파리 = 이두형 글로벌 리포터 mcdjrp@gmail.com

■ 필자 소개

파리 소르본대학(파리 4) 사회학 석사 과정

전 서울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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