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이장훈 감독 "책임감 강한 박정민, 형으로서 안타깝기도..믿고 즐기라고 조언" [MD인터뷰②]

2021. 9. 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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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이장훈 감독이 배우 박정민에 대해 극찬했다.

영화 '기적'을 연출한 이장훈 감독을 14일 오후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기적'은 1988년 우리나라 최초의 민자역사가 된 경북 봉화의 양원역을 모티브로 한다.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산골 마을에 간이역이 생기길 바라는 준경과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4차원 수학 천재 소년 준경(박정민)은 원칙주의 기관사인 아버지 태윤(이성민), 츤데레 누나 보경(이수경)과 훈훈한 가족애를, 자칭 '뮤즈' 라희(임윤아)와는 10대의 풋풋한 로맨스를 선사한다. 특히 '기적'은 안정적인 연기 호흡, 섬세한 연출, 강렬한 메시지의 삼박자로 예매율 1위를 기록하며 예비 관객의 이목을 순식간에 사로잡았다.

데뷔작 '지금 만나러 갑니다'(2018)로 잊지 못할 여운을 선사한 이 감독이 3년 만에 선보이는 영화다. 이 감독 특유의 따뜻한 시선과 탐미적 미장센, 유머가 합쳐져 묵직한 몰입감을 경험하게 하는 동시에 80년대 향수와 그때 그 시절 소담한 풍경이 어우러져 꽉 찬 볼거리를 선사한다.

"박정민 배우를 어떻게든 잡아야 한다는 마음이 간절했다"는 이 감독은 "준경은 박정민 배우가 무조건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실제 박정민은 시나리오를 받아들고 준경의 나이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30대 중반에 고등학생 캐릭터를 맡기에 부담감이 컸던 것. 이에 이 감독은 박정민에게 '펭수' 굿즈를 공수해 선물할 정도로 공을 많이 들였다. 이 감독은 "펭수 명찰, 증명사진, 우산, 인형 등 온갖 굿즈를 구해서 들이밀 생각이었다. 안 한다는 이야기를 막으려고 애썼다. 미팅 일주일 후에 하겠다는 연락이 왔다"고 돌이켰다.

또 "박정민 배우에게 제 모습이 많이 보였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어깨 위에 책임감이라는 큰 짐을 지고 있더라. 스스로를 갈아 넣으면서 연기해서 엄청난 작품이 나왔겠지만 '기적'에서 만큼은 대충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책하는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형으로서 안타까웠다. 박정민 배우를 불러서 제가 살아온 이야기를 했었다. 이 순간밖에 느낄 수 없는 행복에 대해 말했다. 준경을 연기할 때도 혼자 모든 짐을 지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동료 배우도 있으니 학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믿고 즐기길 바랐다. 결국 즐겁자고 하는 일이잖냐. 결과는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니 과정이 최대한 즐거웠으면 했다"라며 "나중에 박정민 배우가 이 시간이 마음을 내려놓는 데 도움이 됐다더라. 힘들어하고 겁먹은 모습이 어느 순간 편해진 것 같았다"라고 덧붙였다.

영화 '기적'은 15일 개봉한다.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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