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분마다 성폭행 벌어지는 이곳..10년 전과 같은 끔찍한 일

박가영 기자 2021. 9. 1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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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뭄바이에서 30대 여성이 버스에서 성폭행을 당한 뒤 둔기로 구타당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약 10년 전 세계적인 공분을 일으킨 뉴델리 버스 성폭행 살인사건과 유사한 사건이 또 발생한 것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끔찍한 성범죄 사건이 계속 벌어지자 인도의 여성 운동가들은 무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4일(현지시간) 인도 여성 인권 운동가들이 9세 소년 성폭행 및 살해 사건을 규탄하기 위해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AFP
성폭행에 쇠몽둥이로 구타까지…목숨 잃은 30대 여성 노숙자
13일(현지시간) 인도 NDTV와 미국 CNN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뭄바이 사키나카 교외 미니버스 안에서 34세 여성이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발견됐다. 그는 발견 직후 라자와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다음 날인 11일 사망했다.

뭄바이 경찰은 이 여성이 버스 안에서 성폭행당한 것으로 보이며 쇠몽둥이 등으로 폭행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헤만트 나그랄레 뭄바이 경찰국장은 여성이 숨진 당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망의 주원인은 온몸의 부상"이라며 "용의자를 체포하고 범죄에 사용된 무기도 회수했다"고 밝혔다.

용의 남성은 45세의 모한 추한으로, 강간 및 살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남성과 피해 여성은 모두 노숙자로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나그랄레 경찰국장은 사건 배경에 대해 "용의자 진술에 따르면 사건 당일 피해자가 용의자에게 무엇인가를 요구하다가 논쟁이 벌어졌다. 금전적인 부분에서 분쟁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용의자 추한은 오는 21일가지 경찰에 구금될 예정이다. 경찰은 이 사건을 우선적으로 처리하고 있으며 한 달 이내에 기소장을 제출할 계획이다. 용의자는 기소 후 유죄가 확정되면 사형에 처할 수 있다고 CNN은 설명했다.

지난해 9월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19세 여성이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사망하자 전국에서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사진=AFP
2012년 충격적인 사건 이후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여성 인권 운동가인 오기타 바야나는 이번 사건이 2012년 뉴델리에서 발생한 버스 성폭행 살인사건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유사하다"고 말했다. 당시 23세였던 여성 니르바야(가명·힌디어로 '두려움 없는'을 의미)는 남자친구와 영화를 본 뒤 버스를 타고 귀가하던 중 6명의 남성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 가해자들은 이후 쇠몽둥이로 구타한 뒤 니르바야와 남자친구를 도로에 내던졌다. 남자친구는 다음 날 깨어났지만 니르바야는 2주 만에 사망했다.

이 사건은 전 세계인의 분노를 불러일으켰고, 인도 내에서는 항의 시위가 촉발돼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인도에서는 성범죄 관련 법률이 강화됐으며 가해자에 대한 처벌 수위가 높아졌다.

하지만 1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음에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바야나는 "니르바야 사건 이후 상황이 바뀔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여전히 매일 (강간) 사건 소식이 들려온다"며 "범죄가 얼마나 잔혹하게 이뤄졌는지를 들으면 활동가로서 무력감을 느낀다. 이루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한탄했다.

지난달에는 뉴델리에서 9세 소녀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4명의 남성이 기소됐다. 가해자 중에는 힌두교 사제도 있었으며, 이들은 성폭행 사실을 숨기기 위해 소녀의 시신을 무단으로 화장하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에는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19세 여성이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사망해 전국적으로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인도 국자범죄기록국의 통계에 따르면 2019년 한 해에만 3만2000건 이상의 여성 성폭행 사건이 보고됐다. 이는 17분에 한 번 꼴로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보복이나 사회적 시선이 두려워 신고하지 않는 경우를 포함하면 실제 수치는 이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바야나는 지난주 발생한 노숙인 성폭행 살인사건이 인도를 다시 한번 뒤흔들 것이라고 내다보며 "인도 여성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국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2012년 이후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상황은 여전히 똑같다. 국가가 나서지 않으면 아무 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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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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