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코로나에 강해져..이젠 급격한 경제위축 없을것"

이유섭 2021. 9. 1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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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지식포럼 / 폴 밀그럼 노벨상 수상자 ◆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으면서 기업들이 강력하고 회복력을 갖춘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 코로나와 유사한 충격이 와도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기업은 재택근무를 늘리고 출근 횟수를 줄이는 등 다양한 전략을 세울 것이다."

게임이론으로 작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밀그럼 스탠퍼드대 교수는 14일 세계지식포럼 세션 '폴 밀그럼과의 대화'에서 이 같은 진단을 내놓았다. 그는 공급망 구축에 대한 기업의 달라진 시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훗날 다시 일어날 수도 있는 경제 충격을 흡수할 범퍼가 될 것으로 본 것이다. 밀그럼 교수는 "기업이 전염병 확산으로 인한 영구적 환경변화에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그 대신 코로나 충격으로 인한 급격한 경제 위축이 다시 있을 거라곤 생각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공급망 확보·보호를 위해 세계 주요국 기업들이 공장을 본국에 세우는 등 '유턴'을 하게 되면, 결국 그 피해는 저소득 국가가 보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그는 "저비용·저숙련 노동력이 로봇 등의 기술로 대체되면서 지리적인 일자리 분포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저비용과 함께 회복탄력성을 중시하는 기업들이 공급망 차질 보호를 위해 자국으로 생산기지를 돌리게 되면 저소득 국가들이 잃을 게 많다"고 지적했다.

밀그럼 교수는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연구해온 학자지만, 백신에 대해서는 "경제가 아닌 정치적 차원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최고위직 정치인이 자국에 미접종 국민이 있는 상황에서, 다른 나라에 접종 우선순위를 주겠다고 하기란 어렵다"며 "경제학적 해답은 없다. 정치적 문제를 극복하고 충분한 백신을 바탕으로 빠른 속도로 공유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계층 간 양극화가 가속화된 게 아니냐는 질문에 밀그럼 교수는 "이전부터 있던 현상이 가속화된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코로나 이후 경제 회복에 걸린 시간이 한 분기에 불과한데, 급격한 회복 과정에서 미국의 경우 고등학교 졸업자와 대학 졸업자 간 소득 격차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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