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인터뷰] '보이스' 위해 최선 다한 김무열, 곽프로 비주얼에 담긴 고민

정한별 2021. 9. 14. 17:4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무열이 '보이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CJ ENM 제공

'보이스'를 촬영하던 때를 떠올리던 배우 김무열은 후회가 전혀 남지 않는다고 했다.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김무열의 끝없는 고민과 노력은 그조차도 "얄밉다"고 말하게 만드는 무자비한 악역 곽프로를 탄생시켰다.

김무열은 14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를 통해 '보이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보이스'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덫에 걸려 모든 것을 잃게 된 서준(변요한)이 빼앗긴 돈을 되찾기 위해 중국에 있는 본거지에 잠입해 보이스피싱 설계자 곽프로(김무열)를 만나며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리얼 범죄 액션 영화다.


"곽프로, 이해할 수 없는 캐릭터"

김무열이 곽프로 캐릭터에 대해 말했다. CJ ENM 제공

많은 배우들은 촬영을 앞두고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김무열에겐 그 과정부터 쉽지 않았다. 그는 "가해자기 때문에 연기하기 쉽지 않았다. 쉽게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한다"며 자신이 느꼈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했다. 전화기 너머에서 이뤄지는 범죄이기에 참고할 만한 시각 자료가 없다는 점도 장애물 중 하나였다. "목소리는 들을 수 있었지만 어떻게 지내면서 어떻게 사기를 치는지에 대해서는 상상을 할 수밖에 없었죠. 보이지 않는 캐릭터에 색칠하는 느낌이었어요."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로 변했다. 김무열은 "보이지 않는다는 건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캐릭터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독님과 테이블 작업을 정말 오래 했다. 감독님의 대본과 해석에 내 해석을 섞어 가며 촬영을 준비했다"고 이야기했다. 분장팀, 의상팀, 미술팀의 아이디어가 더해지면서 김무열은 서서히 곽프로에 녹아들었다.


"곽프로 비주얼, 내 아이디어 숨어있다"

김무열이 '보이스'를 촬영하던 때를 떠올렸다. CJ ENM 제공

'보이스' 속 곽프로는 깔끔한 겉모습을 자랑한다. 안경을 쓴 채 지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헤어스타일은 잘 정돈돼 있다. 이러한 비주얼에는 김무열의 고민이 담겨 있다. "비주얼과 관련해 두 가지 아이디어를 냈죠. 하나는 머리를 안 자른지 오래되고 면도도 잘 안 해서 덥수룩한, 하지만 총명한 눈빛에 광기가 서린 곽프로였어요. 다른 하나는 조직 내의 지위를 드러내고 싶어 하는, 세팅을 하고 다니는 곽프로였고요."

김무열은 후자의 곽프로를 소화했다. 그는 "보이스피싱 상대에 대한 분석이 끝났다는 오만함을 보여주고 싶었다. 옷은 차려입지만 신발은 간편하게, 슬리퍼 같은 걸 신고 다니는 게 좋을 듯했다. 그 아이디어를 내가 냈다"고 설명했다.


"변요한, 열정적인 배우"

김무열이 변요한을 칭찬했다. CJ ENM 제공

김무열과 변요한의 연기 호흡은 '보이스'를 더욱 풍성하게 채운다. 김무열은 변요한과의 만남에 대해 "행복했다"고 표현했다. 이어 "요한이는 힘을 주고 마음을 줬다. 작업을 하며 상대 배우를 존중했다. 그 마음이 배우에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요한이는 현장에서 누구보다 뜨거운 배우였고 열정적이었다. 나보다 동생이지만 많은 걸 느꼈고 배웠다"고 밝혔다.

액션 신의 높은 완성도에 대한 공도 변요한에게 돌렸다. 부상 없이 몸싸움 장면을 마무리했다는 그는 "곽프로는 이기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캐릭터였다. 서준 역을 맡은 요한이는 복수를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 액션을 보여줘야 했다. 합을 주고받는 게 아닌, 몸을 부딪히는 액션이었다. 이런 장면을 배우들끼리 찍으면 다치기 쉽다. 그런데 요한이가 워낙 액션을 잘하고 연습도 많이 해와서 오히려 그날 촬영이 평소보다 일찍 끝났다"고 말했다.


"보이스피싱, 방심은 금물"

김무열이 '보이스'의 매력에 대해 설명했다. CJ ENM 제공

'얄밉다' '때려주고 싶다' '변요한이 때려서 속 시원하다'라는 관객들의 평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단다. 이런 반응에 성취감을 느꼈다는 김무열은 곽프로에 대해 "공감할 수 없는 캐릭터였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마지막까지 용서하기 힘들 정도였다. 선과 악으로 규정짓기 힘든 형태들이 있지 않으냐. 의도치 않게 악역에 서게 되는 캐릭터도 있는데 곽프로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마지막까지 철저하게 이성적인 이해로 연기를 해서 캐릭터로부터 벗어나는 일이 힘들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김무열은 곽프로를 연기하는 동안 범죄 조직의 치밀함을 느꼈다. 그러나 보이스피싱에 대해 잘 알다고 자신하면서도 "방심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법이 점점 치밀해지는 보이스피싱에 대한 정보를 재밌게 전달한다는 점을 '보이스'의 매력으로 꼽았다. "화려한 액션과 빠른 전개,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있죠. 재밌는 이 영화를 보면 보이스피싱에 대해 잘 알게 될 거에요. 공부도 흥미로 시작하면 더 잘 되잖아요."

'보이스'는 오는 15일 개봉한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