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상 못해도 따는 간다?" 17일 상장 현대중공업 전문가 전망은?
의무확약 비율 60% 달해
상장날 유통물량 9.6% 불과
외국인 확약비율 1.2% 그쳐
345만주 출회 가능성은 부담
공모가 2배 형성땐 조선 1위
일단 상장일 유통 물량이 적어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두 배에 도달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일각에선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낮은 외국인들 매도세를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14일 현대중공업이 제출한 증권발행실적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은 현대중공업 공모주를 총 990만주(55%) 배정받았다.
국내와 해외 기관이 받아간 물량은 각각 640만8700주(35.6%), 349만1000주(19.4%)다. 기관 물량 중에선 약 60.3%가 의무보유확약이 걸려 있다. 의무보유확약이란 공모주를 배정받은 뒤 일정 기간 팔지 않는 것을 뜻한다. 보호예수 혹은 록업(Lock-Up)이라 불리기도 한다.
기관들은 공모주 수요예측에 참여해 주당 가격과 의무확약 기간을 함께 써 낸다. 인기가 많은 공모주일수록 확약 기간을 길게 제시하는 게 일반적이다. 발행사와 주관사 입장에선 기관이 공모주를 오래 보유하고 있어야 회사 주가를 지탱할 수 있다. 장기간 보유 의사를 밝힌 기관에 가점을 주는 것이 관례로 자리잡은 이유다. 통상 기관들은 15일, 1개월, 3개월, 6개월 등 네 가지 중 하나를 택해 의무확약 기간을 제시한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현대중공업의 상장 당일 주가 흐름을 긍정적으로 내다본다. 상장일 유통 물량이 9.6%에 불과해 거래 가능한 주식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기관 물량의 절반 이상(65%)을 가져간 국내 기관 의무확약 비율이 높다는 데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한 시장 관계자는 "상장 당일 풀릴 수 있는 주식이 적어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두 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로 마감하는 현상)'까지는 아니더라도 '따(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두 배로 형성되는 것)'는 가능할 것"이라며 "현대중공업 유통 물량은 11%였던 SK바이오사이언스보다도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만 부담은 외국인 물량이다.
해외 기관이 받아간 물량(349만1000주) 중에서 의무확약이 걸린 것은 4만1500주로 1.2%에 불과하다. 이론상으로는 해외 기관이 보유한 344만6000주가 출회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시장에서는 해외 기관의 외형상 의무확약 비중에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코스피에 입성한 카카오뱅크 사례가 대표적이다. 카카오뱅크가 상장에 앞서 제출한 증권발행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외국 기관 의무확약 비율은 13.4%로 국내(62.2%) 대비 크게 낮았다. 하지만 상장 이후 주가를 끌어올린 주역은 연거푸 '매수' 행렬을 이어온 외국인이었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의무확약이란 개념 자체가 한국 자본시장에서만 있는 관행인 만큼 공시상 수치만 가지고 유추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은 접근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 상장 직후 시가총액은 5조3264억원에 달한다.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두 배(10조6528억원)로 형성되면 모회사 한국조선해양 시가총액(14일 기준 8조3866억원)을 뛰어넘게 된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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