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애플·구글 뛰놀게 하니..우주개척시대 가속도 붙었다"

원호섭,문재용 2021. 9. 14. 17:3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패멀라 멀로이 NASA부국장 : 우주산업의 미래
신기술 가로막는 규제 풀어야
스페이스X 같은 민간혁신 나와
불가능하다던 화성 드론탐사
민관협력으로 올해 비행 성공
韓, 기업 로켓발사에 최소 3년
건축법·도시계획법 등 줄규제
우주기술 육성 전폭 지원할 때

◆ 세계지식포럼 ◆

1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우주, 그리고 인류의 미래` 세션에서 패멀라 멀로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 부국장이 강의하고 있다. 이날 세션에서는 신재원 현대자동차 사장(오른쪽)이 대담자로,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이 좌장으로 참여했다. [박형기 기자]
"민간 기업에 기회를 주고 규제 개선에 나서야 한다. 국가 간 협력도 필수다. 그래야 민간 교류가 활성화된다."

블루오리진과 버진갤럭틱의 상업 우주관광 시작,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발사…. 우주 개발 주체가 국가에서 민간으로 넘어가는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가 도래하면서 많은 기업이 우주로 향하는 '스페이스 골드러시'가 진행 중이다.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구글은 물론 도요타, 캐논 등 많은 기업은 우주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우주 개척에 나서고 있다. 아직 민간 산업이 활발하지는 않지만 누리호 발사를 비롯해 달궤도선(KPLO) 조립 등 우주 개발에 나선 한국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14일 패멀라 멀로이 미 항공우주국(NASA) 부국장은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22회 세계지식포럼 '우주, 그리고 인류의 미래' 세션에 참석해 뉴 스페이스 시대 정부의 역할을 세 가지로 요약했다. 그는 무엇보다 정부가 민간 지원에 나설 것을 강조했다. 스페이스X가 NASA의 전폭적인 기술·자금 지원 속에서 재활용 로켓 개발에 성공했듯이, 한국도 이제 막 태동하는 우주 기업에 자금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멀로이 부국장은 "민간 기업에 지원하고 맡기면 기업 스스로 상업적으로 판단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기술 개발을 할 수 있다"며 "정부가 원하는 궁극적인 결과물을 기업들이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신기술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 완화도 필요하다. 한국의 민간 발사체 기업이 로켓을 시험발사할 때 적용되는 규제는 건축법, 도시계획법, 자연공원법, 대기환경보전법 등 상당히 많다. 이 같은 규제 때문에 민간 기업이 시험을 하기까지 약 3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멀로이 부국장은 "신기술을 개발하는 데 용이한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산업 간 진입장벽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멀로이 부국장은 뉴 스페이스 시대일수록 정부 간 파트너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주 산업의 경우 국가가 자체적으로 기술 역량을 확보하려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오히려 기업들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정부 간 파트너십이 있어야 기업이 개발한 기술을 다른 나라에 판매하고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NASA가 추진 중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예다. 이 프로그램은 2024년 달에 여성 우주인을 보내고, 향후 화성을 탐험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캐나다 등이 참여하고 있다. 멀로이 부국장은 "가입국들은 현 상황에서 우주 정책의 리더가 됐다고 보면 된다. 한국 역시 세계에서 선도국가 지위를 확보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세션에 참석한 신재원 현대자동차그룹 모빌리티(UAM) 사업부장(사장)도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15년 전만 해도 화성은 대기 밀도가 낮아 드론이 뜨기 불가능하다고 봤지만 7년 전 NASA 연구원들이 함께 힘을 모아 이를 해결했고 결국 지난 4월 화성에서 첫 드론이 대기를 날았다"며 "우주에는 적이 없다. 지인들만 있을 뿐이다. 국가 간 협업이 이뤄지면 우주에서 멋진 임무를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날 오후 장충체육관에서 개최된 '우주 경제학: 억만장자들은 왜 우주로 향하는가' 세션에서는 사회적으로 화제가 된 우주 개발 아이디어들을 놓고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가장 많은 대화가 오간 것은 환경오염이 심각한 중공업시설들을 우주에 건설해 지구 환경을 보호하자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아이디어다.

김상돈 스타버스트 한국 대표는 "좋은 아이디어지만 우주 쓰레기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한다. 쓰레기를 우주에 방치해 두는 것도 일종의 님비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행크 로저스 국제달기지연맹(IMA) 회장은 "잔해물은 규칙만 만들면 큰 문제가 안 될 것이고, 에너지 역시 태양력을 활용하거나 다른 에너지원을 충분히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원호섭 기자 / 문재용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