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레터 이브닝(9/14) : 카카오 "미안하다. 잘못했다"
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카카오 "미안하다. 잘못했다"
정부와 국회로부터 뭇매를 맞은 카카오가 일부 골목상권에서 철수하겠다고 밝혔어요.
자세히 말해 봐
꽃, 간식, 샐러드 배달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했어요. 돈 더 내면 택시 빨리 불러주는 카카오택시 유료 호출 서비스도 없애기로 했고요. 택시운전사에게 배차 우선권을 주는 프로멤버십 가격은 월 9만 9000원에서 3만 9000원으로 낮추고, 대리운전 수수료도 지금 20%인데 더 내리겠다고 밝혔어요. 파트너들과 상생을 위해 3000억 원을 출연하겠다는 발표도 했어요.
카카오의 국내 계열사는 118개예요. 삼성그룹(59개)의 2배예요. 미용실, 네일숍, 실내골프연습장 등등 대기업 영역으로 보기 힘든 분야에 많이 진출해 있어요. 문어발, 심지어 지네발 확장이라는 비판이 쏟아지자 카카오는 어제오늘 이틀 주요 계열사 대표들을 소집해 회의를 가졌고 그 결과를 발표한 거예요. 김범수 의장이 직접 메시지도 내놨는데, "최근의 지적은 사회가 울리는 강력한 경종"이라는 반성문을 썼어요. "지난 10년간 추구해왔던 성장 방식을 과감하게 버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성장을 위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말도 했어요. 사업 방식을 바꾸겠다는 뜻인데, 말처럼 쉬워 보이지는 않아요. 카카오가 이 약속대로 움직일지는 지켜봐야 하겠죠.
윤-홍 싸움으로 번진 '고발 사주 의혹'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 사건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의 갈등으로 번졌어요. 사건이 점점 복잡해지고 있는데, 두 가지 축만 꽉 붙들고 보면 크게 헷갈리지는 않을 거예요. ⓛ 검찰이 고발 사주를 했는지? 이게 본질이에요. ② 정치공작이 있었는지? 파생된 사안이지만, 사실이라면 이것 역시 중대한 사안이에요.
고발장에 등장한 '특정 선거캠프 사람'
윤석열 캠프에서 제보자 조성은 씨와 박지원 국정원장을 공수처에 고발하면서 고발장에 두 사람이 만난 자리에 '특정 선거캠프 사람' 1명도 동석했다고 적었어요. 비공식적으로는 홍준표 의원 진영 사람이라고 흘렸어요. 박지원 원장과 제보자 조 씨는 둘이 만났는데 무슨 황당한 소리냐는 반응을 보였어요. 홍준표 의원은 페이스북에 "거짓 소문이나 퍼뜨리고… 참 잘못 배운 못된 정치 행태"라며 상당히 높은 수위로 분노를 표현했어요.
국정원장 만나기 전날 106장 다운로드
제보자 조 씨가 박지원 원장을 만나기 전날 텔레그램으로 받은 사진 106장을 다운로드했다는 사실도 공개됐어요. 국민의힘은 '거 봐라'며 조 씨가 이 사진들을 보여주면서 박 원장과 공작을 모의했을 거라고 목소리를 높였어요. 조 씨는 본인 뜻과 달리 기사가 나갈 경우를 대비해 증거를 모은 것이라며 공작설을 일축했어요. 하긴 뭘 모의하기 위해 만난 거라면 굳이 다운로드 안 하고 텔레그램을 그대로 보여줘도 될 것 같기는 해요.
다음, 이 사건의 본류인 고발 사주 의혹은 어떻게 되어 가는지 살펴보죠. 공수처는 제보자 조 씨가 공개한 텔레그램 파일의 '손준성 보냄'이란 표시가 실제 손준성 검사가 보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어요. 이 파일에 있는 나무 두 그루 프로필 사진이 손 검사의 다른 SNS 프로필 사진과 같기 때문이에요. 현재 압수물을 분석하고 있는데, 포렌식 결과까지 나오면 손 검사를 소환조사하는 수순으로 갈 거 같아요. 공수처 대변인은 "압수물 분석에 며칠 걸린다"며 추석 전에 손 검사를 부르기는 쉽지 않을 거라고 내비쳤어요. 손 검사는 오늘 공식 입장을 내고 고발장을 작성한 적도, 김웅 의원에게 전달한 적도 없다고 말했어요.
얀센 백신, 추가 접종 안 해도 괜찮을까?
얀센의 코로나19 백신이 중증을 예방하지 못 한 사례가 많다고 프랑스가 밝혔어요. 접종자 100만 명을 조사했는데, 32명이 감염됐고 그 중 29명은 중증이었다는 거예요. 얀센 백신은 한 번만 맞아도 돼서 좋지만 효과가 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었는데, 일부 사실로 드러난 거예요. 프랑스는 이에 따라 얀센 백신을 맞은 사람들에게 지난달부터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으로 추가 접종을 하고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도 추가로 맞아야 되는 거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그런데 방역당국은 얀센 접종자는 젊은 예비군, 민방위대원 남성들이 많아 감염돼도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 '급한 불'은 아니라고 보고 있어요.
그거 사라고 드린 게 아닌데…
삼성전자의 갤럭시워치4가 편의점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어요. 국민지원금 받은 사람들이 많이 사서 그런 거예요. 지원금으로 편의점에서 비싼 믹서기나 애플 에어팟을 사는 사람들도 있어요. 지역 소상공인들 돕자고 지원금 준 건데 대기업으로 돈이 들어간다며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반면 편의점 사장들도 소상공인인데 뭐가 문제냐는 반론도 있어요.
돈 주고 욕 먹을 바에야, 상위 12% 우리가 준다
내가 상위 12% 맞느냐? 나는 소득이 적은데 왜 국민지원금 안 주느냐? 이런 민원이 쏟아지자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이 자체 예산으로 상위 12%에게 국민지원금을 주기로 했어요. 충남에선 청양군과 논산시가 상위 12%에 해당하는 군민과 시민에게 25만 원씩 주기로 했어요. 그러자 이웃에 있는 충남의 다른 시와 군도 눈치를 보며 검토 중이에요. 강원 화천군도 상위 12%, 2만 4300명에게 지원금을 주기로 했어요. 모두에게 주겠다고 제일 먼저 외쳤던 경기도는 원래 계산보다 2000억 원이 더 드는 걸로 나와서 도의회에서 다시 심의를 하고 있어요. 내일 본회의에서 결정될 거 같아요.
★과 ★이 만났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팬덤을 거느리고 있는 두 그룹이 협업 작품을 내놨어요. 방탄소년단(BTS)과 영국의 콜드플레이. 두 그룹이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를 함께 부르고 이 영상을 오늘 각자의 틱톡에 올렸어요. 콜드플레이의 리드 보컬 크리스 마틴이 지난 4월 한국에 왔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협업설이 나돌았는데, 사실이었던 거죠. BTS는 오늘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미래 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미래문화 특사)' 임명장도 받았어요. BTS는 특사 자격으로 다음 주 유엔 총회에 참석한다고 해요.
[Number 오늘의 숫자]
92.8%
택시운전사 중에서 카카오택시를 쓰는 사람들의 비율입니다. 이 정도면, 사실상 독점이네요. 견제받을 만하죠?
[Words 오늘의 말]
"비판이 봇물처럼 쏟아진다"
홍준표 의원이 '먹거리 X파일'로 유명한 이영돈 PD를 영입한다고 발표했다가 3시간 만에 철회했어요. "숙고 끝에 영입했는데, 지지자분들로부터 비판이 봇물처럼 쏟아진다"고 했어요. 이영돈 PD는 2007년 탤런트 김영애 씨가 운영하던 회사의 황토팩 제품에서 쇳가루가 나왔다는 방송을 했는데, 방송 내용과는 달리 제품엔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어요. 그러나 그 과정에서 회사는 망했고 김 씨는 이혼했어요. 김 씨는 2017년 췌장암으로 숨졌어요.
[8뉴스 pick] 죽은 사람이 산 사람으로?
조선시대에나 있을 법한 일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일어났어요. 고용센터 얘기인데, 사망자가 구직 신청을 하고 일자리를 얻었다고 하네요. 어찌된 일인지 SBS 8뉴스에서 자세히 전해드릴게요.
오늘 스브스레터 이브닝은 여기까지예요. 내일도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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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식 기자doski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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