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제동에도..은행 점포 90곳 문 닫았다

빈난새 2021. 9. 1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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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에만 국내 은행 점포 90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국의 은행 점포는 지난해 말 6405개에서 올 상반기 6326개로 6개월간 79곳 줄었다.

2017년에도 1년 만에 312곳의 점포가 폐쇄됐지만 이는 그해 한국씨티은행의 대규모 영업점 구조조정(89곳 감소)과 하나·외환은행의 점포 통폐합(87곳 감소)이란 이례적인 요인 때문이었다.

은행들의 점포 줄이기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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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비대면 확산에
고령층·취약계층 불편 커져
금감원, 폐쇄 절차 강화했지만
"디지털 전환 거스를 수 없다"
4대 시중은행 하반기에도
130여곳 추가 폐쇄할 듯

올 상반기에만 국내 은행 점포 90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폐쇄되는 점포 수가 50곳 안팎에 불과했던 2~3년 전에 비하면 점포 감소세가 가파르다. 4대 시중은행은 올 하반기에도 최소 130개 점포를 추가로 폐쇄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금융 서비스가 급격히 확산하면서 국내 은행의 ‘몸집 줄이기’는 돌이키기 어려운 흐름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틀에 1곳꼴로 사라져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국의 은행 점포는 지난해 말 6405개에서 올 상반기 6326개로 6개월간 79곳 줄었다. 기업·농협은행 등 특수은행을 중심으로 11개 점포가 신설됐지만 통폐합된 점포가 90곳으로 훨씬 많았다. 이틀에 한 곳꼴로 은행 영업점이 사라진 셈이다. 금감원은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거래 확대, 영업권이 겹치는 점포 간 효율화 등으로 점포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폐쇄된 점포의 77%(61곳)는 수도권과 광역시 등 대도시권에 몰려 있었다. A은행 관계자는 “점포 밀집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지방 점포를 없애면 은행의 지역재투자를 평가할 때 불이익이 있는 데다 이용객의 불편도 더 크기 때문에 지방 점포는 통폐합 결정이 어렵다”고 했다.

점포 축소는 인력 감축으로 이어졌다. 올 3월 기준 17개 은행의 직원 수는 11만5022명으로 1년 전보다 2423명(2.1%) 줄었다. 전년에는 오히려 소폭(279명) 증가했던 데서 급격하게 마이너스 전환했다.

 은행들 “눈치 보여도 비대면화 대세”

은행 점포 감소세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가팔라졌다. 지난해 304곳이 줄었다. 2018년 23곳, 2019년에 57곳이 없어진 것과 비교하면 급격한 변화다. 2017년에도 1년 만에 312곳의 점포가 폐쇄됐지만 이는 그해 한국씨티은행의 대규모 영업점 구조조정(89곳 감소)과 하나·외환은행의 점포 통폐합(87곳 감소)이란 이례적인 요인 때문이었다.

B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금융 서비스 발달로 이전에도 내점 고객이 매년 7~8% 줄고 있었는데, 지난해 코로나 사태 이후 추세가 더 가팔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간단한 거래 대부분은 이미 디지털로 넘어간 상황에서 단순 업무 위주의 영업점은 없애고 점포를 복합·대형화한다는 게 은행들의 공통된 전략”이라고 했다. 여기에는 카카오뱅크를 필두로 한 ‘무점포’ 인터넷전문은행의 약진에 맞서 점포 관리 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절박함도 있다.

은행들의 점포 줄이기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은 올 하반기에만 점포 130곳을 추가로 통폐합하기로 했다. 상반기(51곳)의 2.5배 규모다. 금감원이 급격한 점포 감소세에 제동을 걸기 위해 올해부터 점포 폐쇄 절차를 강화하고 은행별 폐쇄 현황을 반기별로 의무 공시하도록 하는 등 규제를 강화했지만 대세에 지장을 주기에는 역부족이다. C은행 관계자는 “10곳 줄일 것을 8곳만 줄이는 식으로 금융당국 눈치를 볼 수는 있겠지만 디지털 금융 확산 속도를 고려할 때 점포 축소 전략 자체를 뒤집을 수는 없다”고 했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점포 축소로 금융소비자의 불편이 커지지 않도록 여러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점포 폐쇄에 따른 소비자 불편이 큰 곳은 출장소 형태로라도 남겨두거나 버스 형태의 이동점포를 요일제로 운영하는 식이다. 편의점과 제휴해 은행 업무를 위한 별도 공간이 마련된 ‘금융 특화 편의점’을 만들거나 다른 은행과 창구를 공유하는 은행도 늘고 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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