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킹쇼] "왜 저 사람을" "유치한 행사" 여야 대선 국민면접 뒤끝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7월 대선주자들을 대상으로 '국민 면접'을 진행했다. 국민의힘은 9월 '국민시그널'이라는 제목으로 국민 면접을 했다. 후보 '면접' 방식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은 대권주자들이 '대통령 취업준비생'으로서 국민에게 먼저 검증을 받기 위해, 국민의힘은 민심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라고 각각 취지를 밝혔다.
하지만 여야 할 것 없이 불만이 나왔다. 면접관에 대한 논란부터 방식, 당 지도부에 대한 반발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이 어떤 불만을 말했을까.
'조국 흑서'의 저자 김경율 회계사가 민주당 대선경선 예비후보 국민면접의 면접관으로 섭외되자, 이 전 대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김 회계사가 주장했던 이른바 '조국펀드'는 대법원 판결로 무죄임이 밝혀졌다"며 "외부의 쓴 소리를 듣는 이벤트가 필요하다고 해도 이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김 회계사가 심사하는 경선 행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정 전 총리는 "김경율 회계사가 허위사실 유포하고 명예훼손하고 반정부적인 입장을 취해온 사람인데, 이런 분들에게 대선후보경선 면접을 맡긴다고 하면 불쾌한 수준이 아니고 치욕"이라고 밝혔다.
추미애 전 장관은 김해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불가피한 검찰개혁을 '추-윤 갈등'으로 언론과 야당이 몰아세울 때 개혁에 힘을 보태기보다 동조하고 저를 향해 독설과 비난을 쏟아낸 분이 저를 검증하고 평가한다고 한다"고 불만을 표했다.
야권에서는 홍준표 의원이 "어떻게 당에서 면접관을, 저분들은 아주 골수 좌파들인데. 저런 분들을 면접관으로 했죠"라며 진 전 교수에 대한 불만을 내비쳤다. 유승민 전 의원은 "진 교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사람인데, 당 선관위가 어떻게 저런 분을 면접관을 모셨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경선 면접 자체에 대한 불만도 있었다.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는 면접을 넘어 당 지도부의 경선운영방식을 강하게 비판했다.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면접 자체가 무의미하다며 반발했다.
정 전 총리는 지난 달 2일 당 지도부를 향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후보들의 의견도 청취하지 않는 졸속 경선운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당 경선기획단이 김 회계사를 면접관으로 섭외했다가 유인태 전 의원으로 교체하자 "당 지도부가 사과하고 경선기획단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 캠프 상황본부장인 최인호 의원도 "정 전 총리의 (경선기획단 사퇴) 요구에 대해 저희도 공감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의원은 국민시그널 면접을 마친 10일 "이런 행사는 더는 참여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26년 정치하면서 대통령 후보를 면접하는 것도 처음 봤고 또 면접을 하면서 모욕 주는 당도 생전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세 명 면접관 중 두 명을 반대 진영 사람을 앉혀 놓고 외곬 생각으로 살아온 분들의 편향적인 질문으로 후보의 경륜을 묻는 것이 아니라 비아냥대고 조롱하고 낄낄댄 22분 이었다"면서 "지방 일정 분주한 후보들 발목 잡는 이런 행사는 더는 자제해 달라. 토론 없는 경선 관리는 무의미하다"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토론회를 안 하고 자꾸 발표회를 하고 선관위가 왜 이렇게 유치한 결정을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결국 면접관을 교체하고 지도부가 사과했다. 민주당은 당초 면접관에 김경율 회계사와 김소연 스타트업 뉴닉 대표를 포함했다. 하지만 논란이 일자 김 회계사를 유인태 전 의원으로 교체했다. 그러던 중 논란 속에 김소연 대표가 사의를 표명했고 유 전 의원도 불참 의사를 밝혔다.
당 내 반발과 패널 및 일정 변경 소동은 계속됐고 당은 결국 행사 하루 전에야 세부 내용을 확정했다. 결국 최종 면접관으로는 김해영 전 최고위원, 천관율 얼룩소 에디터, 정수경 국제법률경영대학원 조교수가 참여했다.
지도부는 이러한 교체 과정 등에 대해 사과했다. 강훈식 경선기획단장은 시행착오가 있었다며 이런 실수를 두 번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도 논란에 유감을 표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불만을 표한 대선주자들을 비판했다. 하 의원은 "국민 시그널 면접은 비전 발표회보다 더 국민의 관심을 받았는데 면접관 탓하는 후보들의 발언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들의 관심을 받은 건 날카로운 질문 던진 훌륭한 면접관들의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대선 주자 '면접'은 당초 후보들이 국민과 가까워지고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한 취지로 시도됐다. 하지만 후보들이 여러 불만을 토하며 당 안팎으로 논란이 불거졌다. 일각에선 "취준생이 심판을 교체하려 든다"면서 국민 면접의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박제완기자/ 김지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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