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원 5명 중 3명 "추가 금리인상 필요"

류난영 2021. 9. 14.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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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주상영 위원 "금리인상해도 가계부채 해결 못해" 반대

[서울=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1.05.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50%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한 가운데 금통위원 상당수가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했다.

한은이 14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2021년 17차 금통위 의사록(8월26일 개최)'에 따르면 이주열 한은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5명 중 3명이 추가금리 인상 필요성을 내비쳤다. 1명은 추가금리 인상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고, 주상영 위원 1명은 동결 의견을 냈다.

한 위원은 "통화정책 기조를 우리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에 적합한 수준으로 정상화하기 위한 첫 단추로서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다만 추가 조정의 정도와 시기는 향후 성장 및 물가 흐름 변화, 금융불균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가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추가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의원은 "국내경제가 견실한 회복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물가 상승세가 당초 예상보다 높아지고 있으며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가 유동성 증가와 맞물리며 심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지난해 경제위기 상황에 대응해 이례적 수준으로 완화했던 금융 여건의 정상화를 더 미루기 어렵다"며 "현 상황에서 정책조정을 지연할 경우 향후 급격한 정책조정의 가능성이 더 커지게 되며, 이에 따라 자산시장과 실물경제의 변동성을 확대시키고 취약부문의 어려움을 오히려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유동성 확대가 금융시스템 전반에 걸쳐 발생하면서 가계부문을 중심으로 금융불균형 누적이 가속화되고 있어 제도적 규제에 의존한 거시건전성정책만으로는 이를 적절히 제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은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재난적 상황을 맞아 지난 1년 넘게 시행되어온 이례적으로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점진적으로 조정해 나가는 과정을 더 이상 지체시키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경기회복세와 금융시장에 대한 영향을 조심스럽게 관찰·분석해 가면서 소폭의, 점진적인 금리인상은 금리수준의 정상화와 미래 통화정책 여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관점에서 다소의 단기적 비용이 예상되더라도 더 미루지 않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여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불균형 누적의 심화와 이에 따른 미래 금융불안정 가능성의 상승은 이 시점에서 통화정책 완화정도의 조정을 더 늦추지 않는 것이 적절함을 시사하고 있다"며 "특히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가파른 가계부채와 주택가격 상승은 미래 금융불안정 가능성을 높일 뿐 아니라 국민들이 생애 적절한 주거서비스를 누리는 비용을 지속적으로 상승시키고 있는 등 거시건전성 규제만으로 대처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보다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들어 일반인들의 기대인플레이션 수준이 다소 상승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소폭의 기준금리 인상은 통화정책이 여전히 매우 완화적 기조를 이어가는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위원은 "감염병이 계속 확산되는 상황이지만 그동안의 정책 시그널, 기조적 경기흐름과 물가추이에 대한 판단, 금융상황을 고려해 볼 때, 이제는 금융불균형 위험에 보다 유의해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일부 축소하는 것이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정책목적에 부합하는 선택이라고 생각된다"며 "기준금리를 0.50%에서 0.75%로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통화정책 완화를 축소하는 것이 정책목적이라고 한 것은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번 확산기에서의 실물경제 전개 양상이 과거 확산기, 특히 코로나 초기 상황과 어느 정도 차별화되고 있다는 점은 코로나19에 대응해 그동안 이례적으로 완화됐던 통화정책 기조의 지속 필요성이 크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다"며 "

[서울=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1.08.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레버리지 확대를 통한 수익추구 행태가 지속됨에 따라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이 심화되고 있고 특히 주택가격의 오름세와 가계신용 증가세가 계속 확대되고 있어 통화정책적 대응이 동반되어야 할 시점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다른 위원 역시 "최근의 거시경제상황과 금융안정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성장과 물가 면에서 통화정책의 완화적 운영 필요성이 줄어든 반면, 금융 측면에서는 완화 정도를 축소할 필요가 커졌다고 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0.75%로 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고 제시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소폭 인상하더라도 성장과 물가는 전망경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위험선호 완화를 통한 레버리지 투자 억제, 한계기업 등에 대한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 완화, 내외금리차 확대를 통한 자본유출 억제 등을 통해 금융안정을 도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최근의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 한계기업 증가 등 금융불균형 누증 현상은 통화정책 이외에도 부동산정책과 경제구조 변화 등 복합적 요인들이 중첩된 결과라는 점에서 중장기 시계에서 보다 일관되고 효과적인 정책대응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코로나 재확산 등 불확실성이 크고 기준금리를 올려도 가계부채나 주택가격을 통제할 수 없는 만큼 기준금리를 0.5%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한 명 나왔다.

주상영 위원은 "기준금리의 조정으로 주택가격을 제어할 수 없고, 가계부채도 기준금리의 조절로 통제하기 어렵다"며 "기준금리를 0.50%에서 동결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소수 의견을 냈다.

주 위원은 "지난 6~7년간의 주택가격 상승세는 우려할 만한 현상이지만 기준금리의 미세조정으로 주택가격의 변동성을 제어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며 "통화정책 본연의 목표는 경기와 물가의 변동성을 완화하는 것으로서 그 유효성이 역사적으로 입증됐지만 주택시장 안정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가계부채가 급증했고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각계에서 제기되고 있는데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보면 2005년 이후 지난 17년간 하락 반전 없이 추세적으로 증가해 왔음을 알 수 있다"며 "기준금리의 조절로 통제하기 어려운 변수임을 시사한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일시적 억제가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으며 가계대출 관행과 규제정책에 구조적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델타변이 확산으로 인한 더딘 회복세도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로 내수 회복세가 지체되고 있고, 전망대로 4% 성장이 실현되더라도 올해의 GDP는 코로나 발생 이전 2019년 GDP를 3% 웃도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민간소비는 2019년 수준에 2% 이상 미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내외로 오르더라도 2019년과 2020년의 상승률이 각각 0.4%, 0.5%에 불과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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