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심야괴담회' 체질 개선도 과하면 독(毒)

곽현수 2021. 9. 14.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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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예능 프로그램 '심야괴담회'의 체질이 변하고 있다. 최근 실제 벌어진 사건사고 등을 다루면서 프로그램의 본질이 예능에서 시사교양으로 변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존재한다.

'심야괴담회'는 지난 1월 7일 파일럿 방송을 통해 처음 전파를 탔다. 당시 ''심야괴담회'는 공포 예능 토크쇼를 표방하면서 일반 시민들에게 괴담을 공모해 이를 소개하는 방식을 띄었다.

그리고 이 같은 포맷은 정규 편성이 된 후 지금까지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공모 상금 44만원에 어둑시니(시청자 판정단)에게 가장 많은 촛불을 받은 제보자가 촛불 개수에 따른 상금을 획득하게 되는 방식을 취했다.

이후 '심야괴담회'는 공포 및 괴담 마니아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파일럿 2회에서 닐슨 코리아 기준 3.7%를 기록하고 꾸준히 2%대 시청률을 유지해 왔으며 점차 재연 장면의 퀄리티가 상승하면서 마니아들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것.

그러나 최근 '심야괴담회'가 다루는 주제들이 공포가 아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를 다루면서 본래의 기획 취지와 어긋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난 6월 24일 '심야괴담회'에서는 김선자 연쇄 독살 사건, 대순진리성도회 사건 등 실화에 기반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면서 촛불 심사를 하지 않는 에피소드들이 방송됐다.

이후 '심야괴담회'는 경산 코발트 탄광 학살 사건, 씨랜드 청소년 수련원 참사, 연쇄 살인범 유영철과 관련된 실화들을 다루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패널 구성에도 변화가 생겼다. 패널로 출연 중이던 심용환 작가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범죄나 실제 사건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하차하게 됐음을 밝히기도 했다.

그렇다면 지난 6월부터 조짐을 보이던 '심야괴담회'의 체질 변화는 어디에서 기인한 것일까. 이에 대해 한 방송 관계자는 "타 방송사의 영향을 받으면서 콘셉트에 변화를 주자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당신이 혹하는 사이' 등 과거에 벌어진 사건 혹은 음모론을 심도있게 파헤치는 프로그램이 본 방송 그리고 유튜브 클립으로도 큰 사랑을 받았다. 이 두 프로그램은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알기 쉽게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면서 공익성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 즉, 이러한 역할을 해 줄 프로그램으로 '심야괴담회'가 주목을 받으면서 괴담이 아닌 실화 기반의 이야기에 무게를 싣는 방향으로 체질이 바뀌었다는 것.

하지만 갑작스러운 체질 개선은 그리고 무리한 개혁은 늘 부작용을 낳는 법이다. 실화를 다루면서 실제 그 피해를 입은 유가족들이 불쾌감을 표현하거나 시청자들이 "실제 일어난 사건을 괴담 카테고리에 포함시키는 것이 맞느냐"는 의견이 나온 것.

특히 '심야괴담회'는 엄밀히 예능으로 분류되어 있는 만큼 실제 일어난 참사나 사건사고들을 다루는 것이 적절한지의 여부도 신중하게 검토해 봐야 할 문제다.

과거 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에는 지금의 '심야괴담회'보다 더 진지한 톤으로 공포 이야기를 다룬 프로그램들이 있었다. 아무래도 비과학적인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시청자들을 현혹시키고 미신을 조장한다'는 지적을 피하진 못했다. 그럼에도 이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이 비과학적인 이야기를 꾸준하게 전달함으로서 프로그램의 색깔을 지켜왔기 때문이다.

즉, 지금의 '심야괴담회'가 할 일은 타 방송사의 프로그램인 '알쓸범잡'이나 '표리부동',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의 영역을 넘보기보다 처음의 기획 의도를 다시 곱씹어 보는 것이다.

'괴담'은 엔터테인먼트의 영역이지만, 실화는 엔터테인먼트의 영역으로 끌어올 때 따라오는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 '심야괴담회'가 원래의 색깔을 찾고 뚝심있게 그들만의 길을 걸을 때라야만 '요즘은 별로 무섭지도 재밌지도 않다'는 시청자들의 비판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을 것이다.

[사진제공=MBC]

YTN star 곽현수 (abroad@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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