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탄 충전 메리츠캐피탈, 신용등급 'AA' 노린다..메리츠證, 2천억 출자

김종성 2021. 9. 1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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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자기자본 1조 달성 예정..레버리지 규제 강화 선제적 대비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메리츠캐피탈이 2천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메리츠증권이 전액 출자하는 것으로, 메리츠캐피탈은 이번 증자로 3분기 자기자본 1조원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현재 신용등급 'A+'인 메리츠캐피탈은 자본 확충을 통한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도 높였다.

메리츠증권은 자회사 메리츠캐피탈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2천억원을 추가 출자한다. 사진은 메리츠증권 사옥. [사진=메리츠증권]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전날 이사회를 열어 자회사 메리츠캐피탈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2천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메리츠증권은 메리츠캐피탈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이번 출자와 관련해 "각종 규제에 대응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메리츠캐피탈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3분기 자기자본 1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말 기준 메리츠캐피탈의 자기자본(신종자본증권 제외)은 8천786억원이다. 메리츠증권은 오는 27일 유상증자 대금 납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메리츠캐피탈이 자본확충에 나선 것은 내년부터 강화되는 캐피탈사의 레버리지 비율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레버리지 비율 규제는 부채를 이용한 자산의 확대를 제한하는 것으로,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으로 계산된다. 금융당국은 현재 10배인 캐피탈사의 레버리지 비율 한도를 내년부터는 9배로 축소하기로 했다. 2025년부터는 8배 이하로 더 낮아진다.

메리츠캐피탈의 경우,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레버리지 비율이 약 6.5배로 여유가 있다. 그러나 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 유지 요건으로 금융 당국의 규제 강화에 맞춰 레버리지 비율을 7배 수준으로 요구할 것으로 예상돼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는 게 메리츠증권과 메리츠캐피탈의 판단이다.

특히 메리츠캐피탈은 이번 자본확충을 통해 현재 'A+'인 신용등급을 한 단계 높은 'AA-'으로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메리츠캐피탈은 증자가 마무리되는 대로 신용평가사에 신용등급 상향을 요청할 예정이다.

신용등급을 높이면 채권발행 등에 따른 이자비용을 줄임과 동시에 우량회사채(AA등급 이상)로 분류돼 보다 원활한 자금 조달이 가능해진다. 현재 메리츠캐피탈의 금융채는 'A+' 등급을 유지하고 있지만, 지주사인 메리츠금융지주(AA)가 권면보증 할 경우 이보다 높은 'AA' 등급으로 금융채를 발행해 왔다. 권면보증이란 금융채나 기업어음(CP)를 발행할 때 모회사가 보증을 서주는 것을 말한다.

메리츠증권 측은 "메리츠캐피탈의 신용등급이 'A+'에서 'AA-'로 상향 조정되면 조달 비용을 40bp(1bp=0.01%포인트) 절감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용등급 상향으로 연간 약 110억원의 조달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메리츠캐피탈은 회사채와 기업어음 등을 통해 지난 2019년 2조3천400억원, 2020년 3조3천억원을 조달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2조원을 조달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메리츠캐피탈의 신용등급 상향조정 검토 요인으로 ▲ 현 수준의 시장 지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위험 노출 감소에 따른 사업 안정성 개선 ▲ 운용자산의 우수한 건전성 관리 지속 ▲자본적정성을 비롯한 재무안정성이 큰 폭으로 강화되는 경우를 꼽고 있다.

박현준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메리츠캐피탈은 설립 이후 계열사로부터의 유상증자와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에 기반해 재무 레버리지를 관리해왔다"며 "장기간 흑자기조로 인한 이익 누적, 신종자본증권 발행, 탄력적인 배당성향 조절, 메리츠증권으로부터의 재무적 지원을 바탕으로 양호한 자본적정성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메리츠캐피탈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를 위한 추가 한도 확보도 필요한 상황이다. 6월 말 기준 메리츠캐피탈의 부동산 PF 비율은 약 26.8%에서 8월 28.1% 수준까지 높아지며 잔여 부동산 PF 자산 취급 여력은 약 1천550억원 수준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부동산 PF 비율을 대출과 채무보증을 합쳐 여신성 자산의 30% 이내로 관리토록 하고 있다.

메리츠캐피탈은 지난 2017년 4월 지주사와 메리츠증권 간 포괄적 주식교환에 따라 메리츠증권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됐다. 자동차금융과 기업금융, 부동산 PF 대출 등을 영위하는 여신전문금융사다. 지난해 영업수익은 전년대비 6.7% 늘어난 5천42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 2천862억원을 기록 중이다. 2분기 자기자본이익률(ROE)는 19.6%로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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