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로 달려간 여학생들.."세계를 상대로 일해보고 싶어요"
"메타버스(Metaverse)가 거창하고 다가가기 힘들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우리와 매우 가까운 곳에 있었네요."
미래의 공학인을 꿈꾸는 여학생들이 14일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1층에 위치한 SKT 점프스튜디오(SKT Jump Studio)를 찾았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가 주최한 제8회 K-걸스데이(K-Girls' day) 개막식이 열린 곳이다.
코로나19(COVID-19)로 많은 사람들이 모이기 어려운 요즘, 개막식은 최근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는 메타버스(Metaverse)에서 메타버스를 주제로 열렸다. 메타버스는 가상(Meta)과 우주(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세계와 같은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디지털 가상현실을 말한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점프스튜디오는 실시간으로 전세계 최고 품질의 볼륨메트릭(Volumetrc) 비디오를 만든다. 아시아에서는 유일하다. 1초당 30프레임으로 촬영된 영상은 1분당 약 2테라바이트 용량의 데이터로 자동 저장된다. 투박하게 모델링된 3D 영상과는 달리 모델의 옷깃 하나마져 자세하게 표현할 수 있다.
배경화면을 만들어 입히는데는 시간이 꽤 걸리지만 사람을 3D 영상으로 옮기는데는 잠깐이면 된다. 점프스튜디오를 "메타버스 세계로 들어가는 포탈(관문)"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다. SK텔레콤은 문화재청과 손잡고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춤사위를 3D 영상으로 옮기기도 했다.
멘토로 나선 전진수 SK텔레콤 메타버스 CO장(컴퍼니장)은 "출연자의 움직임을 카메라로 찍고, 텍스쳐를 입혀 3D영상을 만들어낸다"며 "옷의 주름까지 재현하는 최고 품질의 컨텐츠를 짧은 시간안에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점프스튜디오가 사람을 있는 그대로 옮겼다면 '이프랜드(ifland)' 플랫폼은 수많은 여학생들을 가상현실 속 광장으로 초대했다. 점프스튜디오 시현이 끝난 후 여학생 20명은 SK텔레콤이 만든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 접속했다. 이프랜드는 올해 K-걸스데이 행사가 개최되는 메인 플랫폼이다. 이 공간 안에서 멘토를 맡은 전진수 CO장과 학생들이 직접 만났다.
이프랜드에서 사람들은 스스로 커스터마이징한 아바타로 표현된다. 수동적으로 화면을 보는 게 아니라 가상현실에 살아가는 캐릭터처럼 화면 안을 누빌 수 있었다. 학생들은 칸막이쳐진 화상회의 앱에서처럼 2D화면에 갇히지 않고 무대를 마음대로 움직였다. 이모티콘을 활용해 박수를 치고, 하트를 날리는 등 감정을 표현했다.
SK텔레콤이 준비한 동영상도 메타버스 안에서 재생됐다. 유튜브처럼 핸드폰 전체에서 동영상이 재생되는게 아니라 메타버스 안 무대에서 동영상이 나왔다. 그 안에서 학생들은 석영철 KIAT 원장과 전진수 SK텔레콤 CO장에게 궁금한 것을 질문했고, 딱딱한 화상회의보다 생동감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개막식이 끝난 후 인터뷰에서 김한울 학생은 "메타버스가 거창해보이고 다가가기 힘들단 느낌이 있었는데 다양한 분야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것을 보니 생각보다 우리와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중에 IT기업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경민 학생은 "메타버스를 잘 활용하면 (우리 스타들을) 손쉽게 전세계에 마케팅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평소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관심이 많았는데, 메타버스를 통해 세계를 상대로 일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이날 개막식을 시작으로 이달 28일까지 전국 30개 산업현장에서 2000여명의 여학생들이 참여해 각종 산업현장 기술 체험에 나선다. 올해는 △아시아나항공(비행기 격납고 체험)△경기드론교육센터(항공드론 체험)△웹플래너(3D프린팅을 통한 캐릭터 만들기 체험)△파버나인(금속표면처리 및 가공) 등의 기업들이 산업현장을 공개한다.
그동안 K-걸스데이를 통해 약 1만4000명의 여학생들이 누적 670여 개의 산업현장을 방문해 Big3(미래차·반도체·바이오), 데이터·AI(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의 공학기술을 직접 체험했다. 여학생들이 직접 생생한 산업현장을 보고 이공계열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갖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IAT가 참가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공계 인식개선도(86.5%), 학생만족도(90.4%) 등 여학생의 산업기술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유발하는데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석영철 KIAT 원장은"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감성이 뛰어난 여성의 참여가 꼭 필요하다"면서 "여학생들이 마음껏 현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공계 여성인력 R&D(기술개발)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그동안 산업 현장에서의 여성 인력 참여 문제를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정도의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고 여성의 산업계 진출 확대를 위한 지속적이고 다각적인 노력을 펼쳐왔다. K-걸스데이를 비롯해 대학교를 졸업한 신진 여성 인력의 취업을 지원하고, 출산·육아 등의 문제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 공학 인력의 재취업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지원 정책이다.
김상모 산업부 산업기술융합정책관은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나라의 많은 여학생들이 공학기술의 즐거움을 느끼길 바란다"면서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학생들에게 생생한 산업기술 현장 체험의 장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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