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코로나 여파에 '집콕' 성행..결제 트렌드 대전환
#집콕을 즐기는 직장인 A씨. A씨는 최근 회사에 출근하는 시간 외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 코로나 감염자가 매일 천여 명을 웃돌면서 집에서 보내는 생활이 늘어났다. 일상도 크게 변했다. 과거 마트에서 장을 보거나 백화점을 방문해 물건을 샀다면 지금은 온라인 쇼핑을 즐긴다. 친구와 영화관에 가던 일상도 바뀌어 혼자 집에서 넷플릭스를 보고 있다. 자연스럽게 결제도 플라스틱 카드를 쓰는 것보다 휴대폰으로 결제하는 모바일 결제가 더 익숙해졌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집콕생활이 늘어나면서 소비자 결제 트렌드도 급변하고 있다. 과거 특정 장소에 방문하거나 대면으로 결제 행위가 이뤄졌다면 이제는 모바일을 통한 비대면 결제가 주를 이룬다. 모바일 결제는 휴대폰이나 태블릿PC 같은 휴대용 장치를 사용해 모바일 머니 또는 모바일 지갑을 통해 결제가 이뤄지는 형태를 말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 시대 소비행태 변화와 시사점 조사를 통해 코로나 시대를 관통하는 소비 트렌드를 '홈스테이(HOME STAY)'로 압축할 수 있다는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코로나 이후 집에 머무는 집콕생활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응답자 94%가 코로나 이후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었다고 답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증가한 활동으로는 쇼핑(61%, 이하 중복 응답), 영화보기(54%), 게임(35%), 요리(35%), 운동(23%) 등을 들었다.
온라인 쇼핑 이용 증가는 두드러졌다. 설문 응답자 10명 중 8명(78%)은 코로나 이전 대비 온라인 쇼핑 이용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구매 빈도가 증가한 품목으로는 식음료(71%)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응답자 10명 중 9명(89%)은 최근 1년간 온라인 장보기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들 중 73%는 코로나 전과 비교해 이용 횟수가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집콕생활이 보편화하면서 매년 증가하던 신용카드 사용액도 16년 만에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중 국내 지급결제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카드 일평균 사용 규모는 1조9610억원으로 전년보다 0.3% 줄었다. 신용카드 사용 규모가 전년보다 줄어든 것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9.1%)과 카드 대란이 발생했던 2003년(-22.2%), 2004년(-26.8%) 총 세 차례에 불과하다.
반면에 코로나19 여파로 휴대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비대면 결제는 대폭 증가했다. 지난해 일평균 비대면 결제 규모는 8490억원으로, 전년보다 16.9%가 늘었다. 반면에 일평균 대면결제 규모는 전년보다 5.6% 줄어든 1조3980억원을 기록했다.
비대면 결제는 코로나19 확산 이전부터 꾸준하게 늘었다. 2019년 1분기 32.2%에서 지난해 4분기 39.6%로 7.4%포인트(P) 증가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모바일기기 기반 비대면 결제가 높은 신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대면결제도 결제단말기(카드 단말기, QR코드 등)에 실물카드 대신 모바일기기를 접촉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소비 트렌드에 따라 카드사 대신 핀테크 기업 서비스를 찾는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 핀테크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한 비중은 61.7%로, 카드사 간편결제서비스 이용률(38.7%)을 크게 앞섰다. 핀테크 지급결제서비스 이용 비중은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9년 1분기(53.4%)부터 꾸준히 늘고 있다.
소비자 결제 트렌드가 변하면서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이 주도권을 쥐면서 전통 금융사들도 이에 반응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자회사 우리은행, 우리카드와 함께 '그룹 통합결제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과거 금융사 '페이'가 단순 카드 간편결제에 머물렀다면 해당 페이들은 은행 계좌를 보유하면 계좌연결을 통해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폭이 넓어진 것이 특징이다. NH농협금융은 NH농협카드의 '올원페이'를 'NH페이(PAY)'로 업그레이드를 준비하고 있으며, 우리금융은 '그룹 통합결제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하나금융도 '하나원큐페이'를 그룹 통합 간편결제 서비스로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고 있다.
집콕생활을 겨냥한 카드사 합종연횡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집콕생활이 늘면서 급성장하는 배달앱과 잇달아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를 출시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배달의민족과 PLCC 상품인 '배달의민족 전용 신용카드'를 선보였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도 배달앱 요기요에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요기요 신한카드' '요기요 삼성카드'를 판매하고 있다.
현대카드 '배달의민족 전용 신용카드'는 지난 7월 기준 출시 1년도 되지 않아 발급 10만장를 달성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창간특집]이준석, MZ세대 대선에서 큰 역할..."2030 잡아야 집권 가능하다"
- 현대차 美 재고 바닥…'반도체 수급' 또 비상
- 공정위 "구글, 경쟁OS 방해"..과징금 2074억원 부과
- “억만장자는 우주를 좋아해”...워즈니악 애플 공동 창업자도 참전
- SK머티리얼즈, 상주에 차세대 실리콘 음극재 공장 세운다…8500억 투자
- LG유플러스, XR 통합 플랫폼 출시···메타버스 시장 공략 강화
- 중고차 업계, 숙원사업 '공제조합 설립' 속도...연장 보증 상품 확대 기대
- 한자연, 가전·전자·광 부품 中企 '미래차' 태운다
- [창간특집] 치킨부터 세탁물까지 집에서 받아본다....'배달 전성시대' 도래
- [창간기획] 집콕 넘어 차콕...車 엔터테인먼트 시대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