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가격 높다는데.. 젖소 농가 10년간 22%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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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우유 원료인 원유의 가격 인상이 관련 물가를 끌어올린다는 논리를 앞세워 정부 주도의 낙농산업발전위원회를 통해 원유가격 결정구조를 개편하기로 했지만 실제 낙농가는 수익성 악화로 문을 닫는 곳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가격 인상으로 낙농가의 고수익을 문제삼기 보다는 곡물수입, 해운운임, 노동수급 등 농가의 생산 안정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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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우유 원료인 원유의 가격 인상이 관련 물가를 끌어올린다는 논리를 앞세워 정부 주도의 낙농산업발전위원회를 통해 원유가격 결정구조를 개편하기로 했지만 실제 낙농가는 수익성 악화로 문을 닫는 곳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가격 인상으로 낙농가의 고수익을 문제삼기 보다는 곡물수입, 해운운임, 노동수급 등 농가의 생산 안정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14일 한국낙농육우협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원유를 생산하는 젖소 사육농가는 22.3% 감소했다. 2010년 6347가구였던 젖소 농가는 지난해 4929개로 1418개 줄어들었다. 2010년 발생한 구제역은 이듬해 4월까지 유행해 모두 350만마리 이상의 가축이 살처분됐다. 이 영향으로 2012년까지 340개 젖소 농가도 문을 닫았다. 이후 수익성이 낮아지면서 농가수는 회복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이다.
젖소 사육농가의 감소 배경에는 낙농가의 소득과 관계가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낙농가의 젖소 1마리당 순수익은 2016년 284만원을 기록한 뒤 2019년 270만원으로 감소 추세다. 소득은 2015년 394만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계속 380만원대에 머물러있다.
반면 원유 1리터당 생산비는 2016년 760원에서 2019년 791원으로 증가했다. 비용이 늘어나면서 소득은 줄어들자 낙농을 포기하는 농가가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원유 생산 수익성이 낮아지자 낙농업자들은 착유 대신 도축을 결정하는 사레도 늘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5월까지 도축된 젖소는 1만2865마리였지만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도축된 젖소는 1만6140마리로 늘었다.
상황이 이렇자 젖소 사육두수가 감소하는 상황도 나타났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국내 젖소 사육두수는 4만1000마리로 전년동기에 비해 5000마리가 줄어들었다. 같은기간 한우가 12만5000마리, 돼지가 6만2000마리 증가한 것과는 반대 현상이다.
업계에선 낙농가의 원유생산이 쿼터제로 운영되는 까닭에 낙농을 포기하는 농가의 쿼터를 다른 농가들이 사들이면서 젖소 사육두수가 큰폭으로 감소하는 것을 막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국내 낙농구조상 생산비 증가 여력이 높아 장기적으로 농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낙농업계에 따르면 대규모 낙농국가의 경우 곡물 생산량이 풍부해 낮은 가격에 안정적으로 사료 수급이 가능한 반면 국내 농가는 대부분 대기업이 공급하는 수입 곡물의 가격 영향을 많이 받는다. 또 해운물류가격이 인상되면 사료가격이 높아지기도 한다. 일례로 지난해 해상운임이 인상되면서 사료가격은 올해 2차례에 걸쳐 15% 올랐다는게 낙농가의 주장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과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외국인 노동자 수급이 어려워진 것도 노동집약적인 낙농업의 걱정거리로 부각된다.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장은 "상당수 낙농가가 원가 부담을 낮추기 위해 고용을 최소화하고 가족 경영으로 운영하고 있다보니 노동시간이 하루 10시간을 넘어선다"며 "정부는 낙농가를 우윳값 인상의 주범으로 몰기보단 안정된 곡물·인력 수급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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