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도 화장실 간다, 기후변화 막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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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의 배설물은 토양과 물을 오염시키고 나아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독일 농장동물 생물학 연구소(FBN)는 강력한 당근과 소소하지만 기억에 남는 벌칙을 동원해 훈련한 결과 소들이 화장실을 이용하도록 할 수 있음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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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과 벌칙 통한 배변훈련 결과 "어린아이 수준"..암모니아 방출 절반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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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의 배설물은 토양과 물을 오염시키고 나아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이를 막기 위해 송아지에게 배변훈련을 시킨 결과 어린이와 비슷한 성공을 거뒀다.
소 배설물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건 오줌과 똥이 섞여 암모니아를 발생시킨다는 점이다. 배설물에서 직접 온실가스가 나오는 건 아니지만 토양 속에 들어가면 미생물이 오줌 속 요소를 아산화질소로 바꾸어 놓는다.
아산화질소는 메탄과 이산화탄소에 이어 세 번째로 중요한 온실가스이다. 기후변화와 관련해 농업이 가장 중요한 암모니아 배출원이고 가축이 그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가축분뇨를 잘 처리하는 것도 난제이지만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다. 동물복지를 위해 공간이 넉넉한 축사일수록 미생물 활동이 왕성해 밀집 사육 축사에서보다 암모니아 발생량이 많다. 이른바 친환경 축산의 역설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소들이 정해진 곳에서만 배설하게 해 재빨리 치우면 된다. 과연 소들이 화장실을 이용하도록 할 수 있을까.
독일 농장동물 생물학 연구소(FBN)는 강력한 당근과 소소하지만 기억에 남는 벌칙을 동원해 훈련한 결과 소들이 화장실을 이용하도록 할 수 있음을 보였다. 연구자들은 14일 과학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실린 논문을 통해 결과를 보고했다.
교신 저자인 얀 랑바인 이 연구소 동물심리학자는 “흔히 소는 배설을 통제할 능력이 없다고 알려져 있다”며 “그렇지만 다른 많은 동물과 마찬가지로 소와 같은 농장동물은 꽤 영리해서 많은 걸 배울 수 있다. 화장실 사용법이라고 왜 배우지 못하겠는가”라고 연구소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훈련은 먼저 화장실 안에서 시작했다. 송아지가 이곳을 화장실로 익히는 과정이다. 오줌을 눌 때마다 달콤한 물이나 으깬 보리처럼 맛있는 간식을 제공했다. 송아지가 오줌이 마려울 때 저절로 간식 나오는 곳을 향한다면 교육이 먹힌다는 뜻이다.
송아지들은 이 단계를 신속하게 마쳤다. 다음은 본격 배변훈련 단계다. 오줌이 마려우면 철장 문을 밀고 화장실로 들어가도록 하는 훈련이다.
화장실 밖에서 배뇨하면 약간의 벌칙을 가했다. 랑바인은 “처음엔 송아지 귀에 헤드폰을 씌우고 화장실 밖에서 오줌을 눌 때마다 벌칙으로 아주 시끄러운 소리를 냈는데 소는 신경 쓰지 않았다”며 “하지만 3초 동안 물을 뿌렸더니 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런 배변훈련의 성과는 송아지 16마리 가운데 11마리에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이는 유아보다는 높고 어린이에 견줄 수준”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배우는 속도가 빠른 데다 화장실까지의 거리를 길게 해도 대부분 교육 효과가 지속해 교육 기간을 늘리면 대부분의 소가 화장실에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어떤 소는 쉽게 배우지만 어떤 소는 늦게 배운다. 랑바인은 “지난 20여년 동안 소를 연구하면서 동물마다 개성이 다른 걸 알 수 있었다.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일을 처리한다. 소라고 모두 같지 않다.”고 설명했다.
화장실에서 소가 배설하는 오줌의 80%를 처리하면 암모니아 방출량은 56% 줄어든다. 연구자들은 “이번 시도는 동물복지를 손상하지 않으면서도 동물의 인지능력을 이용해 환경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라며 “친환경 축산의 역설을 풀 해결책을 영리한 소가 제공하는 셈”이라고 논문에 적었다.
인용 논문: Current Biology, DOI: 10.1016/j.cub.2021.07.011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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