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거리 순항미사일, 재래식무기? 핵전략무기?..전문가 분석은

장용석 기자,노민호 기자 2021. 9. 1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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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무기=핵 투발 수단' 의미" vs "핵탄두 소형화 아직"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국방과학원이 지난 11일과 12일 새로 개발한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노민호 기자 = '7580초(2시간6분20초) 간 1500㎞ 비행 후 표적 명중' '타원 및 8자형 궤도' '터빈 송풍식 발동기(터보 팬 엔진) 개발' '비행 조종성 및 복합 유도 결합 방식에 의한 말기 유도 명중 정확성 만족'

북한이 이달 11~12일 실시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며 사용한 표현들이다.

북한은 지난 1960년대부터 옛 소련과 중국제 순항미사일을 들여와 실전배치하고, 또 역설계 방식으로 이를 개량해 이란 등 중동 국가에도 일부 수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북한은 1990년대 이후 핵무기 개발에 본격 속도를 내면서 그 투발수단으로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집중해온 상황. 그랬던 북한이 다시 순항미사일 개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유엔 등 국제사회의 제재와 관련이 있다는 평가가 많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중단을 목표로 2006년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제1718호는 탄도미사일 발사와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을 금지하고 있다.

당시 안보리 결의에서 북한의 순항미사일 개발이 제재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건 일반적으로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에 비해 속도도 느리고 파괴력도 약해 '치명적'인 위험 요소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최근 북한이 개발해온 순항미사일, 특히 이번에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과 관련해선 "북한이 핵탄두 탑재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과 함께 이 문제를 안보리 차원에서 다룰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작년 10월10일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제75주년 기념 열병식.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미국 카네국제평화재단의 안킷 판다 선임연구원은 14일 북한이 관영매체를 통해 이번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공개하면서 "전략무기"란 표현을 쓴 사실에 주목했다. 북한의 "전략무기"는 곧 "핵 투발 수단"을 뜻하며 이는 안보리 결의 위반사항은 "WMD 개발"에 해당한다는 게 판다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북한이 순항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을 정도로 핵탄두를 소형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대비하려면 레이더 배치와 미사일 방어체계를 다시 짜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한미 양국의 군과 정보당국은 북한의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간으로 탐지·추적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발사 후 곧장 정점고도를 향해 치솟는 탄도미사일과 달리 순항미사일은 목표물을 향해 수십~수백m 높이의 저공으로 비행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대공레이더로는 이를 포착하는 데는 '기술적 한계'가 있다다.

미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소장도 "북한의 순항미사일 개발은 대공레이더망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며 북한이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에 재래식 탄두뿐만 아니라 핵탄두도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에 시험 발사한 미사일이 1500㎞를 날았다는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남한은 물론, 일본 전역도 사정권에 들어간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가운데)가 지난 9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공화국 창건 73돌 경축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에 참석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그러나 북한의 이번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에 대해 '핵 투발 수단'이 아니라 여전히 '재래식 무기'란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북한이 순항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을 정도로 핵탄두를 소형화하진 못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순항미사일은 기본적으로 재래식 전력으로 봐야 한다"면서 "요격 확률이 너무 크기 때문에 핵무기를 장착하긴 어렵다. 조기경보기가 떠 있으면 저공비행하는 물체는 다 식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도 "순항미사일은 위력이 약하기 때문에 전략무기보다는 전술무기에 가깝다"고 말했다. "순항미사일의 제트엔진은 탄도미사일의 로켓엔진보다 추력이 약해 탄두중량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그 때문에 넓은 지역에 타격을 주기도 어렵다"는 게 장 교수의 설명이다. 각국에서 순항미사일을 소위 '정밀타격'용으로 개발하고 있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그러나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북한의 순항미사일을 재래식 무기로 볼 건지 핵전력으로 볼 건지는 어떤 탄두를 탑재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경량화에 성공했다면 핵무기가 될 테고, 그렇지 않다면 전술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순항미사일은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핵탄두는 대부분 탄도미사일에 탑재한다"면서도 "그러나 우린 북한이 순항미사일에도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조셉 뎀시 연구원은 북한의 순항미사일 기술이 '정밀타격'엔 아직 한계가 있을 것이란 이유로 "다른 순항미사일과 직접 비교하는 건 무리"라면서도 "한국의 미사일방어체계엔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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