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엘레베이터만 탔을 뿐인데..코로나19 바이러스·미세먼지 OUT"

조현기 기자 2021. 9. 14.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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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로 '살균·청정' 업계 화두로
IoT 기술 접목 "엘레베이터 실시간 점검"
14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2021 한국국제승강기엑스포'에서 애니텍 관계자가 승강기 살균시연을 하고 있다. 이날 개막한 이번 엑스포에는 70여개의 국내·외 승강기 관련 업체들이 참가, 오는 16일까지 진행된다. 2021.9.1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고양=뉴스1) 조현기 기자 = "올라갑니다~~ 윙~~ 윙~~"

엘레베이터에 탑승하고 문이 닫이자, 흰색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엘레베이터 안은 순식간에 연기로 가득찼다. 강한 바람은 몇 초 동안 온몸을 감쌌고, 보라색 불빛은 머리 위와 양 옆에서 번쩍였다. 약 30초가 지나자 연기는 말끔히 사라졌다.

미세먼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가 눈에 보이지 않는 점을 고려해 흰색 연기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연기를 사용하는 테스트는 승강기를 공적으로 인증하는 국가인증기관 한국승강기안전공단에서도 사용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이 제품을 이용하면,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리는 동안 몸에 달라붙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미세먼지가 함께 제거된다.

◇ 올해 업계 화두는?…코로나·미세먼지 OUT, '클린엘레베이터'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고 있는 '2021 국제승강기엑스포'에 설치된 애니텍의 '엘레베이터 공기청정기' 신제품 작동 모습이다. 신제품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미세먼지를 동시에 제거할 수 있는 세계 최초 기술이다. 애니텍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공동 개발했다.

14일 애니텍에 따르면 기술 핵심은 '필터 기술'과 '살균력'이다. 고성능 필터인 '헤파 필터'를 통해 빨아들인 초미세먼지와 바이러스를 거르면 UV-C(자외선)를 활용해 살균을 하는 방식이다. 헤파 필터에 먼지와 바이러스를 흡착시킨 후 자외선을 정교하게 조정해 살균하는 기술은 간단하지 않다.

특히 질병관리청이 관리하는 바이러스 전문시험기관에 의뢰해 실제 코로나19 바이러스로도 실험했다. 실험 결과 2~10초 사이에 바이러스 99.9%가 사멸됐다. 이 방식은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메르스, 사스 등 다른 바이러스를 죽이는데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해기 애니텍 부사장은 "이미 코레일 전동차에 관련 제품이 탑재돼 기술력을 인증받았다"며 "엘레베이터에 관련 제품이 설치되면, 집에 들어가기 전 혹은 회사 사무실에 출근하기 전에 코로나19, 미세먼지, 바이러스 등으로부터 좀 더 안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동훈 애니텍 이사(가운데)가 14일 오전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1 국제승강기엑스포'에서 애니텍 공기청정기 관련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 뉴스1 조현기 기자

이날 엑스포를 둘러보니, 애니텍뿐만 아니라 코로나19 관련 기술을 선보인 엘레베이터 기업들이 많았다. 유난히 많은 기업들이 올해 엑스포에서 코로나19 살균 기술을 선보였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엘레베이터의 살균과 청정이 이슈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아파트(집), 빌딩(회사) 등 실생활에서 매일 접하는 엘레베이터는 밀폐·밀접·밀집 등 대표적인 3밀(密) 시설이다. 쉽게 말해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바이러스가 전파되기 좋은 조건인 셈이다.

현대엘레베이터는 비대면(언택트)으로 엘레베이터를 작동할 수 있는 선보였다. 손가락을 엘레베이터 근처에 갖다대면 사용자의 움직임을 인식해 저절로 층수가 눌리는 기술을 선보였다.

마케톤주식회사는 3차원(3D) 홀로그램 기술을 접목한 '언택트 디바이스용 안심 터치 디스플레이' 기술을 선보였다. 마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톰쿠르즈가 홀로그램을 활용하는 것처럼 홀로그램을 활용해 엘레베이터 층수 선택을 할 수 있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를 때 발생할 수 있는 감염 위험을 원천 차단한 셈이다.

양창준 마케톤 대표는 "코로나19 상황에서 3D 홀로그램 기술을 적용해 엘레베이터 버튼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며 "앞으로도 홀로그램,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첨단 ICT 기술을 적용해 사회문제를 해결해 보겠다"고 강조했다.

장석영 이알씨 대표이사가 14일 오전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1 국제승강기엑스포'에서 원클릭 보고서를 설명하고 있다. © 뉴스1 조현기 기자

◇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엘레베이터 안전 점검 OK…IoT관련 기술 선봬

이날 엘레베이터 업체들은 코로나19와 더불어 '사물인터넷'(IoT)과 관련한 기술들도 많이 선보였다.

홍림은 건물주나 건물 안전관리 직원이 실시간으로 엘레베이터 상황을 인지할 수 있는 '와이어로프 실시간 장력조정 시스템'을 선보였다.

승강기를 지탱하고 있는 두꺼운 줄에 IoT(사물인터넷) 기능이 장착된 시스템을 설치하면, 실시간으로 줄의 상태가 전송된다. 이용자는 Δ녹색 Δ황색 Δ적색 등으로 줄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만일 줄이 느슨해지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시스템은 이용자에게 적색 경보를 보내 즉각 대응할 수 있게 한다.

㈜이알씨는 '원클릭 보고서'를 통해 승강기의 Δ진동 Δ소음 Δ제어반(엘레베이터 내 기계) 이동 정보 등을 종합 분석해 엘레베이터 상황을 실시간으로 이용자에게 알려준다. 스마트폰으로 엘레베이터의 종합적인 상황을 보고서 형태로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이알씨 원클릭 보고서는 해외에서 관련 독점 기술인 피엠티에바625에 대항해 국산화에 최초 성공했다. 장석영 이알씨 대표이사는 "그동안 엘레베이터 진단 기술은 외국업체에서 독점해 우리는 비싼 가격을 주고 엘레베이터 진단을 했어야 했다"며 "저희 회사가 국산화를 성공해 좀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엘레베이터를 정교하게 진단할 수 있게 됐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최강진 한국승강기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솔직히 마천루와 같은 아주 높은 빌딩을 제외하고, 우리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15층~30층 건물은 국내 중소기업들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국가에서 승강기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인식해 많은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이어 "해외 유명 브랜드의 엘레베이터가 소비자들에겐 친숙할지 모르겠지만, 중국 등에서 저가 제품을 활용해 제작된 경우가 많다"며 "엘레베이터는 설치뿐만 아니라 유지보수가 굉장히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선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업체들을 이용하는 것이 더 합리적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류희인 대한승강기협회 회장은 "우리나라는 엘레베이터 전 세계 보유대수 7위, 매년 설치 건수 세계 3위에 달한다"며 "정부와 사회가 조선, 자동차처럼 우리나라 엘레베이터 산업을 세계적인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게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특히 "엘레베이터 업계에서는 대·중소 사이에 '인력유출 문제', '인증제도 문제' 등이 현안으로 있다"며 "서로 대립 관계가 아니라, 대중소 상생 방향으로 해결점을 찾아보려고 한다"고 역설했다.

류희인 대한승강기협회 회장이 14일 오전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1 국제승강기엑스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조현기 기자
14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2021 한국국제승강기엑스포'에서 관람객들이 대한승강기협회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이날 개막한 이번 엑스포에는 70여개의 국내·외 승강기 관련 업체들이 참가, 오는 16일까지 진행된다. 2021.9.1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choh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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