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탑동 '먹돌' 바다와는 무관..한라산 탐라계곡서 흘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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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탑동 해안을 매립하기 이전인 1980년대만 해도 제주 주민들은 탑동 해안을 찾아 '먹돌'을 들추며 바릇잡이를 하거나 여름철 삼삼오오 산책을 하기도 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탑동 해안의 먹돌이 한라산 탐라계곡의 최상류 지점에 분포하는 용암에서 유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4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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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돌새기' 지명도 남아..매립·수석 등으로 점차 자취 감춰
제주시 탑동 해안을 매립하기 이전인 1980년대만 해도 제주 주민들은 탑동 해안을 찾아 ‘먹돌’을 들추며 바릇잡이를 하거나 여름철 삼삼오오 산책을 하기도 했다. 검은색의 단단한 둥근 돌인 먹돌은 제주시 해안에 퍼져 ‘먹돌새기’라는 지명이 생겨나기도 했다. 수석 애호가들에게도 인기를 끈 이 먹돌은 지금은 거의 자취를 감췄다. 이 먹돌이 한라산 해발 1000m 이상의 계곡에서 유래했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탑동 해안의 먹돌이 한라산 탐라계곡의 최상류 지점에 분포하는 용암에서 유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4일 밝혔다. 먹돌은 제주 해안의 다른 암석과는 달리 기공이 없고 눈으로는 광물 결정이 보이지 않는 매우 단단하고 치밀한 구조로 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는 한라산 지질조사 과정에서 삼각봉 인근 탐라계곡 최상류 계곡(해발 1080~1350m)에서 탑동에 분포한 먹돌과 같은 치밀한 용암류가 분포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탐라계곡에 분포하는 용암류는 기공이 없이 치밀하고 결정이 관찰되지 않으며, 띠 모양의 무늬가 약하게 관찰되는 특징이 있다. 연구진은 “이런 특징은 한라산의 다른 암석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특징으로 먹돌의 기원지임을 암시하는 증거”라고 말했다.
또 탐라계곡 상층부의 암석 조각(박편)을 관찰한 결과 상대적으로 작은 결정들로 이뤄진 부분과 큰 결정들로 이뤄진 부분이 반복해서 나타나는데, 이는 탑동 먹돌에서도 같은 특징이 관찰된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탐라계곡 최상류 암석 분포지로부터 하천을 따라 추적 확인한 결과 하천을 따라 떠내려간 암석들이 하천 곳곳에서 발견되는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암석의 유사성과 박편상 동일한 구조, 하천을 따라 떠내려간 암석들의 분포 등은 한라산 고지대에 분포하는 용암류가 탑동 먹돌의 기원지로서, 해당 암석이 침식·운반돼 해변에 쌓이게 된 것을 암시한다고 분석했다.
과거 먹돌은 용암이 바다로 흘러들 때 차가운 바닷물과 만나 급격히 식어 만들어진 암석으로 추정했다. 안웅산 한라산연구부 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먹돌의 생성은 바닷물과 관련이 없음을 확인했다. 한라산의 다른 용암류와 확연히 구분되는 해당 암석은 단순 지표에서의 냉각에 의한 현상이라기보다 지하 마그마방에서의 마그마 혼합과 같은 화산활동 과정에서의 발생할 수 있는 현상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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